[단독]2천800억 쓰고 돌아가는 상하이샐비지

목포신향=CBS노컷뉴스 특별취재팀 윤지나 기자 2017. 4. 12. 0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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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를 육상에 고정시키는 작업이 마무리된 11일, 인양에 성공한 중국 업체 상하이샐비지 홍충 사장은 자부심에 가득찬 얼굴로 기자회견장에 섰다.

선조위 관계자는 "유럽 인양 업체는 상하이샐비지에 비해 세계 시장에서 아쉬운 게 없으니까 단계 별로 추가 비용을 요구하며 '갑'으로 바뀌는데, 상하이샐비지는 유명세가 목표니까 인양 성공이라는 결과에 집중한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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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업 지연되며 비용 발생한 탓..고생 끝 유명세 얻을 듯
인양된 세월호가 목포신항에 입항한지 이틀째인 지난 1일 상하이셀비지 작업자가 반잠수정 화이트마린호로 올라가고 있다. 이한형기자
세월호를 육상에 고정시키는 작업이 마무리된 11일, 인양에 성공한 중국 업체 상하이샐비지 홍충 사장은 자부심에 가득찬 얼굴로 기자회견장에 섰다. 잘 다린 양복 위에는 세월호를 추모하는 노란 리본도 달았다.

세월호가 목포항에 접안한 뒤 불과 며칠 전만 해도 홍충 사장은 현장에서 소리를 고래고래 지르고 발을 동동 구르는 등 지금 모습과는 딴 판이었다. 반잠수정에 실린 세월호를 육상에 올리려는 시도가 6일 넘게 실패했기 때문이다.

◇ 용선료 하루에 3억원…사장이 직접 현장서 "내가 책임질테니 올려라"

홍충 사장은 "이대로는 육상 거치가 불가능하다"는 반잠수정 선장에게 "내가 책임질테니 무슨 수를 써서라도 해내라"고 다그쳤고, 결국 11일 인양 작업을 마무리했다. 그는 기자회견에서 "조금이나마 미수습자 가족들한테 위로를 드리고자 꿋꿋히 (인양 과정을) 견지해 왔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사상 유례 없는 인양' 배경의 결정적 배경은 비용이다. 육상거치의 적기였던 소조기(조수의 흐름이 가장 느린 시기)를 보내고 다음 소조기까지 반잠수정을 그 자리에 두면, 계약 만료에 따른 용선료가 하루에만 무려 3억이다. 다음 달 19일쯤 소조기가 시작한다는 것을 고려하면, 작업이 지연될 경우 반잠수정을 차라리 사는 게 나을 정도의 대여 비용이 발생할 수 있었다.

◇ 받을 돈은 1000억원 안되는데…이미 2800억원 비용 소요

게다가 상하이샐비지는 우리 정부와 계약했던 금액(916억원)에서 실제 인양비용으로 2배 이상을 이미 초과해 사용했다. 세월호 선체조사위 관계자는 "상하이샐비지 입장에서는 계약을 잘못했다"면서 "지금까지 2천8백억원을 썼는데 정부한테 받을 돈은 천억이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홍충 사장은 인양 성공 이후 기자회견에서 정확한 소요 비용을 묻는 질문에 "가서 계산을 해봐야 한다"며 답을 하지 않았다. 다만 "확실히 적자이고 은행에 일억불(천억원 가량) 대출을 받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 5개월 넘게 단단한 퇴적층 '쟁기질'하기도…명성 얻는 게 목표

앞서 수면 44M 아래 있던 세월호 좌현에 33개의 리프팅빔을 받치는 과정에서 비용이 크게 발생했다는 게 홍충 사장의 설명이다. 대표적인 게 인건비다. 세월호를 들어올리기 위해 선미 아래에도 리프팅빔을 넣어야 하는데, 선미가 석회질 토양에 뒤덮여 있었다. 부드러운 진흙이라면 리프팅빔이 파고 들도록 밀어 넣으면 되는데, 석회질 토양은 방법이 없었다. 결국 잠수사들이 쟁기 같은 특수장비를 가지고 무려 5개월 넘게 선미 쪽 토양을 말 그대로 '갈았다'.

우리 입장에서 다행인 부분은 이번 인양에서 상하이샐비지의 주요 목표가 기술력 업체라는 명성 획득이었다는 점이다. 받을 돈보다 배가 넘는 비용을 써버리다보니, 인양 후반으로 갈수록 '반드시 인양'에 대한 의지가 커질 수밖에 없었다.

선조위 관계자는 "유럽 인양 업체는 상하이샐비지에 비해 세계 시장에서 아쉬운 게 없으니까 단계 별로 추가 비용을 요구하며 '갑'으로 바뀌는데, 상하이샐비지는 유명세가 목표니까 인양 성공이라는 결과에 집중한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한편 상하이샐비지는 인양 과정에 대한 보고서를 작성해 정부에 제출한다. 장위옌 상하이샐비지 부사장은 "수면 아래 있던 세월호 모습을 비롯해 시작부터 끝까지 모든 영상들을 보유하고 있고 하나도 빠트림 없이 제출하겠다"고 말했다.

[목포신향=CBS노컷뉴스 특별취재팀 윤지나 기자] jina13@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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