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단독] 초단시간 근로자 무기계약직 전환 첫 인정

정준호 2017. 4. 12. 04: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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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단시간 근로자(주 15시간 미만 근로자)인 초등학교 돌봄교실 전담사가 상시적인 초과근무를 했다면 무기계약직 전환 대상이 된다는 중앙노동위원회의 첫 판정이 나왔다.

계약된 시간 이상의 초과 근로에 시달려도 법적 보호를 받지 못했던 국내 58만여명의 초단시간 근로자들 지위에 대한 논란이 가열될 전망이다.

중노위는 이에 대해 "초단시간 근로자가 상시 초과근로를 했다면 무기계약직 전환 대상으로 볼 수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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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시 초과근무 했다면 전환대상”

초등 돌봄교사 부당해고 판정

저임금에 연장근로 횡포 시달린

58만명 지위 논란 가열될 듯

게티이미지뱅크

초단시간 근로자(주 15시간 미만 근로자)인 초등학교 돌봄교실 전담사가 상시적인 초과근무를 했다면 무기계약직 전환 대상이 된다는 중앙노동위원회의 첫 판정이 나왔다. 계약된 시간 이상의 초과 근로에 시달려도 법적 보호를 받지 못했던 국내 58만여명의 초단시간 근로자들 지위에 대한 논란이 가열될 전망이다.

11일 전국학교비정규직노동조합(학비노조)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중앙노동위원회는 경기지방노동위원회가 경기 파주시 한 초등학교에서 2015년 3월1일~2016년 2월29일 주 14시간(화 2시간, 월ㆍ수ㆍ목ㆍ금 각 3시간)계약을 맺고 돌봄교실 전담사로 일한 김모(51)씨의 부당해고 구제 심판을 기각한 것을 뒤집고 부당해고를 인정한 것으로 확인됐다. 김씨는 계약 기간 동안 상시적인 초과근무로 실제 근로시간이 주 15시간을 넘는 점을 들어 무기계약직 전환을 주장했으나 학교 측은 이를 거부해 김씨와 계약하지 않았다. 시도교육청 매뉴얼에는 학교 비정규직 근로자가 1년을 초과 근무하면 무기계약직으로 전환하도록 하고 있는데, 초단시간 근로자는 전환 대상에서 배제하고 있다. 중노위는 이에 대해 “초단시간 근로자가 상시 초과근로를 했다면 무기계약직 전환 대상으로 볼 수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김씨는 “계약서 상 화요일만 출근 시간이 한 시간 늦는 것으로 되어있지만 수업 시작 시간은 오후 1시30분으로 다른 요일과 동일해 다른 날처럼 출근했고 아이들 정규 수업이 일찍 끝나는 날은 예정보다 더 일찍 와 돌봐야 했다”며 “매일 수업 준비와 마무리에 들어가는 시간 등을 감안하면 하루 5시간 가량 일한 날이 태반이었다”고 설명했다. 김씨는 지난해 3월 중부지방고용노동지청에 지문인식기로 기록된 출ㆍ퇴근 시간을 제출해 연 90시간에 해당하는 연장근로수당을 받기도 했다.

판정서에 따르면 중노위는 ▦연장근로수당을 지급받은 점 ▦화요일만 근무시간을 2시간으로 정한 것이 탈법적인 방편을 쓴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을 이유로 “무기계약 전환 또는 적어도 재계약 심사 대상이다”라고 판정했다.

현재 경기도교육청은 중노위 판정에 불복해 서울행정법원에 행정처분 취소 소송을 제기한 상태다. 이번 사례가 인정되면 경기 지역을 포함 전국 2,439명의 초단시간 돌봄시간 전담사들의 초과근로 수당 지급, 무기계약직 전환 요구 등이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그동안 초단시간 근로자는 근로기준법상 4대 보험(산재 보험 제외)은 물론 주휴수당ㆍ연차수당ㆍ퇴직금 등 혜택을 받지 못했다. 때문에 이를 악용한 사용자들이 저비용으로 이들을 고용하면서도 계약된 시간 이상의 초과근로를 일삼는 경우가 허다했다. 인권위에 따르면 국내 초단시간 근로자 수는 2015년 58만5,453명으로 10년 전인 2005년 18만5,777명보다 3배 가량 증가했다. 학비노조 김유리 노무사는 “교내뿐만 아니라 상시적인 초과근로가 행해졌던 전국의 초단시간 근로자들의 지위에 대해 재검토할 수 있는 판정”이라고 말했다.

정준호 기자 junho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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