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시민의 선택]선관위, '안철수 역전' KBS여론조사 검증 착수
[경향신문] ㆍ“팩스·사업체 번호 비율 급감” 의혹 확산에 사실관계 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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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선거관리위원회 산하 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가 최근 한 여론조사에 제기된 의혹을 확인하기 위해 11일 점검에 들어갔다. 집 전화와 휴대전화 응답자 구성 비율에 따라 결과가 달라진다는 주장이 확산되는 등 최근 발표된 여론조사들이 줄줄이 도마에 오르고 있다.
심의위가 이날 자료를 제출받아 사실관계 확인에 착수한 여론조사는 KBS·연합뉴스가 코리아리서치센터에 의뢰해 지난 8~9일 실시한 조사로 표본 추출 방식 등에 의문이 제기됐다.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가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후보를 다자 대결에서 4.1%포인트, 양자 대결에선 13.2%포인트 앞섰다.
코리아리서치 조사에 문제를 제기한 이는 김재광 아이오와주립대 교수다. 표본조사·통계분석 전문가인 김 교수는 지난 10일 블로그에 “3월 조사에서는 비적격 전화번호 수가 유선 7만1599개, 무선 6만2775개였는데, 4월 조사에서는 유선 2460개, 무선 2650개”라며 “팩스나 사업체 번호 등 여론조사에 사용될 수 없는 비적격 번호 비율이 3월엔 50%를 넘었는데 4월엔 10% 미만으로 나온다”고 지적했다.
그는 “순수한 RDD(임의번호걸기) 조사가 아니란 얘기”라며 “회사 자체 데이터베이스를 사용한다든지 뭔가 왜곡 작업이 들어갔다는 합리적 의심이 든다”고 밝혔다.
코리아리서치 측은 “전화를 받지 않으면 조사대상에게 3번 전화를 다시 거는 콜백 시스템과 결번을 걸러내는 유효성 검증 시스템을 새로 도입했다”며 “이 때문에 조사에 사용한 번호 개수가 줄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한 여론조사 전문가는 “콜백은 응답률을 높이기 위한 기법일 뿐 비적격 번호 규모와는 무관하다”고 말했다. 유효성 검증 시스템을 거쳤다는 것은 RDD 방식으로 추출한 번호를 회사 보유 데이터와 비교해 비적격 번호를 걸러냈다는 설명이다. 그러나 이 같은 필터를 거친다고 해서 비적격 번호가 대폭 줄어드는지에 대해서는 업계에서도 의문을 표시했다.
주로 유선전화 응답자 비율이 높은 조사에서 안 후보가 문 후보에 앞서는 결과가 나온 것도 의구심을 키우고 있다.
유선전화 비율이 40%인 코리아리서치와 44.9%인 지난 7~8일 칸타퍼블릭 조사에서는 안 후보가 오차범위 내에서 문 후보에 앞섰다. 무선전화 비율이 90%인 리얼미터와 86%인 리서치앤리서치 조사에서는 문 후보가 우위였다.
이 때문에 ‘여론조사기관이 집 전화 비율을 의도적으로 높여 결과에 영향을 끼치려 한다’는 의혹이 온라인을 중심으로 확산되고 있다.
그러나 조사 전문가들은 이 같은 가능성을 높게 보지는 않는다. 유선이든, 무선이든 응답 내용은 인구비례에 맞춰 연령별·성별·지역별 가중치를 부여한 뒤 최종 반영된다. 유선전화 비중이 높다고 해서 이 전화의 주 응답층으로 여겨지는 중·장년 여성의 견해가 더 반영되는 것은 아니라는 뜻이다.
<정환보 기자 botox@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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