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시호 제출 태블릿PC..대리점주 "최순실이 직접 개통"

휴대전화 대리점 업주, 특검에 제출한 진술서서 밝혀
"2004년 장시호 알게 된 후 매년 최씨 측에 전화 개통"

‘비선 실세’ 최순실씨. (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한광범 기자] 장시호씨가 박영수 특별검사팀에 제출한 이른바 제2의 태블릿PC를 최순실씨가 직접 이동통신 대리점에서 개통했다는 진술이 공개됐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재판장 김세윤) 심리로 열린 최씨 뇌물사건 재판에서 특검은 휴대전화 대리점 업무 김모씨가 제출한 진술서를 공개했다.

진술서에 따르면 김씨는 “최씨가 저희 매장으로 찾아와서 태블릿을 주면서 개통해달라고 했다”며 “전산을 통해 확인해보니 개통일은 2015년 10월 12일”이라고 밝혔다. 그는 “계약 명의자는 A씨이고 기종은 T815(갤럭시탭S2)이었다. B씨 계좌번호를 계약서에 기재했다”고 전했다.

특검은 “개통한 휴대전화 번호는 (특검이 확보한) 태블릿PC 전화번호와 일치한다”며 계약 명의자 A씨는 최씨 소유의 빌딩 청소관리인이고, 계좌 명의자 B씨는 최씨 회사 직원이라고 부연했다. 그러면서 “이것으로 인해 장씨가 제출한 태블릿PC는 최씨가 사용한 태블릿인 것이 확인됐다”고 강조했다.

김씨는 아울러 2004년경부터 최씨 측에 휴대전화를 판매해왔다고 강조했다. 그는 “2004년 후반 장씨를 알게 된 후 2006년경 정윤회씨에게 폴더폰, 최씨에게 폴더폰과 슬라이드폰을 개통해줬다”며 “매년 신형폰이 출시됐을 때 (소속 직원이) 기기변경을 위해 방문했다”고 진술했다.

이날 재판에선 장씨가 태블릿PC를 확보하게 된 경위도 자세히 공개됐다. 특검은 “최씨가 독일에 있을 때 장씨에게 연락을 해 짐을 치우라고 했다. 장씨가 짐을 치우는 과정에서 최씨가 사용한 것으로 알고 있던 해당 태블릿PC 발견했다”며 “기종이 오래되지 않아서 갖고 있다가 장씨가 본인의 딸 지인에게 줬다가 나중에 이를 돌려받아 특검에 제출한 것”이라고 전했다.

또 태블릿PC 저장 내용에 대해선 최씨가 박원오 전 대한승마협회 전무와 연락할 때 사용한 이메일 계정으로 186개의 메일이 확인됐다며 “저장된 문서에는 코어스포츠 설립과 부동산 구매 등과 최씨가 변호사들과 주고받은 문건들이 있었다”고 밝혔다.

최씨 측은 이 같은 주장을 반박했다. 최씨는 “태블릿PC를 쓰지 못한다”는 기존 주장을 되풀이하며 “장씨에게 (짐을 치워달라고) 부탁한 적 없다. 중요한 것이면 직접 보관할 것이다. 해당 메일을 제가 썼다는 걸 부인한다”고 말했다. 최씨 변호인도 “태블릿PC에 대해 감정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특검은 “감정에 원칙적으로 동의한다”며 “이미 특검이 태블릿PC에 대해 디지털 포렌식을 한 자료가 있다. 그것 먼저 검토 후에 필요하면 감정을 신청해달라”고 요구했다.

한광범 (totoro@edail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