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산책] '블록체인 특별시' 구축하자
블록체인이 금융 중심에서 스마트거래, 자산인증, 헬스케어, 물류추적, 미래예측의 전분야로 확대되면서 주요 국가들은 앞 다투어 생태계 조성과 활성화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일본도 비트코인을 결제수단으로 공식 인정하는 등 지구촌 곳곳이 암호화폐(Crypto Currency)로 자유롭게 상품을 구매하고 공공요금을 지불할 수 있는 환경으로 변화되고 있다. 블록체인 전자지갑을 통한 송금 및 이체가 널리 확산되고, 현금인출기처럼 사용할 수 있는 비트코인 ATM은 2017년 4월 현재, 56개 나라에서 1107개(한국 4개)로 계속 늘고 있다.
컨설팅 보고서에 의하면, 블록체인 기술은 미국, 캐나다, 유럽, 일본이 주도하고 중국과 인도가 추격하는 가운데, 2017년 약 9억 달러 시장은 연평균 35%의 높은 성장률로 2024년에는 77억4000만 달러로 전망된다. 현재 유통되고 있는 암호화폐 규모(약 275억 달러)도 10년 뒤에는 10배 이상 증대될 것으로 추정된다. 세계경제포럼(WEF)에서 발표한 2027년 세계 GDP의 약 10%가 블록체인으로 활용된다는 것을 반영하면 시장규모는 이보다 훨씬 커질 것이다.
금융 강국 스위스는 블록체인 시대를 주도하기 위해 지난해에 취리히와 추크 지역을 크립토 밸리(Crypto Valley)로 선포했다. 비트코인으로 철도 승차권, 증명서 발급 등을 결제할 수 있으며, 시범적용 후 다른 지역에 확대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 입주기업에 대한 대폭적인 세금감면과 행정지원으로 이더리움 재단을 비롯한 쉐이프시프트, 싱귤러DTV 등 주목받는 블록체인 기업들이 합류하여 전문인력만 2000명이 넘게 활동하고 있다. 특히 금융과 자산이 연계되는 신기술 사업의 특성을 고려해 법률서비스 지원을 강화시키고 미국 실리콘 밸리를 능가하겠다는 야심찬 계획을 실천하고 있다.
중동의 관문인 두바이는 공공부문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2020년까지 세계 최초 블록체인으로 운영되는 도시를 구축한다고 공표했다. 아랍에미리트 연합은 물론, 두바이 미래재단, 스타트업, IBM 등이 참여하며, 블록체인 시스템 도입으로 1억 개 이상의 비자 신청, 청구서 지불, 인허가 갱신에서 최대 2510만 시간을 단축하고, 문서처리 비용으로 연간 약 15억 달러를 절감할 수 있다고 했다. 두바이는 기존기업과 신생기업의 다양한 플랫폼이 수용되도록 멀티 블록체인 비즈니스 모델을 채택하여 글로벌 거점 도시로서 위상을 차지하겠다는 전략이다.
중국은 스마트 시티 프로젝트의 연장선에서 항저우 지역을 블록체인으로 사물인터넷, 전자지갑 등이 연결되는 도시로 건설하겠다고 발표했다. 이를 위해 7년간 약 300억 달러를 투자하며, 궁극적으로 모든 시설이 자동화되고 금융거래, 출생·사망증명서 발급, 투표, 서류 기록·보관 등에 현금과 종이없는 사회를 구현할 계획이다. 중국은 정부 차원에서 블록체인 관련 건설용지 공급, 네트워크 구축, 자금 조달 등을 지원하고 모든 규제를 제거해 주고 있다. 또한 원천기술을 보유한 해외 기업을 인수하거나 유치한 뒤에 거대한 내수시장을 기반으로 플랫폼과 표준화를 선도하겠다는 야심을 갖고 있다.
이와 같이 해외에서는 생각보다 빠르게 대응하고 이미 상당부분 진척되어 있다. 블록체인이 아직 진화 중이고 검증이 필요하지만, 수백 년 동안 이끌어 왔던 중앙집권적 경제사회구조, 대의민주주의, 화폐제도 전반에 커다란 변혁을 가져올 것으로 예상된다. 우리나라도 ICT 강국에 걸맞게 조속히 블록체인 특별시를 제정하여야 한다. 블록체인 시민증 발급부터 입주공간 조성, 세제 감면, R&D 지원, 기술정보 제공, 개발자 커뮤니티 형성, 블록체인 인증서비스 도입, 공공요금 암호화폐 수취, 스마트거래 선도사업 추진, 세계 블록체인 개발자 회의 유치 등을 통해 시너지 효과를 창출하고 허브 도시로 성장할 수 있도록 파격적인 규제완화와 지원정책이 절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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