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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재광 교수 “안철수가 문재인 제친 여론조사, 샘플링 이상해”
-샘플링 전문가 “조사방식 4월에 갑자기 바꿔”
-“위험한 샘플링 방법, 급감한 비적격 사례 무작위 맞나 의심”
-선관위, 해당 조사기관 점검 착수


[헤럴드경제=유은수 기자] ‘샘플링 분야 전문가’ 김재광 아이오와주립대 통계학과 교수가 11일 KBSㆍ연합뉴스가 코리아리서치에 의뢰해 지난 9일 발표한 대선 후보 여론조사를 두고 조사 기간, 샘플링 추출 방식, 조사 방식 변화 등에 대해 문제를 제기했다.

해당 여론조사는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가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를 첫 역전한 사례로 화제가 됐다. 이 여론조사는 KBSㆍ연합뉴스가 코리아리서치에 의뢰해 8~9일 동안 남녀 유권자 2011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신뢰도 95%, 표본오차 ±2.2%포인트)로서 5자 대결에서 안 후보는 36.8%를 얻어 32.7%의 문 후보를 오차범위 내인 4.1%포인트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

[그래픽디자인:이은경/pony713@heraldcorp.com]

김 교수는 이날 tbs 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해 “동일한 회사에서 매달 정기적으로 조사하는 것은 보통 중간에 방법을 잘 바꾸지 않는다. (여론의) 추세를 봐야 하기 때문”이라며 “그런데 이 조사는 3월 조사하고 방식이 너무 바뀌었다”고 꼬집었다. 김 교수에 따르면 해당 기관은 3월 조사에서 유선 번호 10만6000여명, 무선번호 12만명을 대상으로 조사해 총 2000여명의 응답을 얻어냈지만, 4월 조사에서는 유ㆍ무선 각각 3만명을 조사하는 데 그쳤다.

짧은 조사 기간도 지적했다. 김 교수는 “여론조사는 보통 2~3일 걸려야 하는데 하루만에 조사를 하면 결과가 좀 더 보수적으로 나올 수 있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전날 jtbc 뉴스룸에 출연해 “(해당 기관의) 조사 기간이 하루하고 다음날 2~3시간밖에 안 된다. 갑을 관계에서 을 입장에서는 (언론사가 설정한) 데드라인에 빨리 맞춰야 한다는, 2000명의 샘플을 빨리 맞춰야 한다는 프레셔(압박)이 올 수 있을 테고 그 때문에 무리한 방법을 사용하지 않았을까 합리적 의심을 해볼 수 있다”고 했다.

또 보다 적은 국번을 사용한 샘플링 추출 방식과 비적격 사례(결번, 회사 팩스 번호 등)의 급감도 문제가 됐다. 김 교수는 “3월 조사에서는 국번이 약 8000개였는데 4월 조사에서는 60개 국번만 사용했고 계산해보니 국번 당 전화번호 100개를 돌린 게 된다. 국번은 줄었는데 전체 샘플 수는 같으니까 각 국번 당 조사된 번호수는 늘었다”며 “국번 내 샘플링에서는 즉납추출(클러스터 샘플링)이라는 것을 한 것인데 더 위험한 방법이다. 극단적으로 말해 서울 강남에서 유선 전화번호가 5로 시작하는 곳은 사람들의 정치 성향이 비슷할 수 있다. 100명을 거기서 조사하는 거랑 랜덤(무작위)하게 (샘플을) 뽑아 조사하는 것은 다르다”라고 주장했다.

김 교수는 “60개 국번에 어떤 개입이 들어갔는지는 알 수 없다. 하지만 왜 (조사를) 랜덤하게 하지 않고 더 나쁜 방법을 사용했는지 이상하다”라고 의혹을 제기했다.

그는 “해당 기관에서 이번 조사 방식을 RDD(Random digit dialigㆍ무작위 전화여론조사)라고 했는데 통상적으로 RDD에서 나오는 비적격 사례 비율은 30~50%다. 3월 조사에서도 비적격 사례가 50%를 넘어 거의 60% 가까이 됐다. 그런데 4월 조사에서는 10% 이하였다”며 “무작위의 정의가 뭐냐고 의심할 수밖에 없다. 시스템에 의해 비적격 사례가 상당히 걸러지고 나서 90% 이상의 성공률로 컨택(접촉)됐다는 것이니 무작위가 아닌 게 아닌가 의심을 하게 됐다”고 했다.

[그래픽디자인:이은경/pony713@heraldcorp.com]

김 교수는 해당 여론조사 관련 의혹을 두고 “음모론으로 보고 싶진 않고 나타난 증거만으로 질문을 던지는 것이다. 질문에 대한 대답은 해당 조사 기관과 여론조사심의원회에서 전문가들이 판단해서 대답하면 된다”며 “만에 하나 어떤 조사 회사들이 당장 눈 앞에 이익 때문에 여론조사를 인위적으로 왜곡한다면 여론조사 산업 자체의 존립 근거를 훼손하는 아주 심각한 문제”라고 우려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여론조사심의위는 해당 여론조사에 대한 지적에 제기되자 발표 이튿날인 10일 점검에 착수했다.

앞서 언급한 여론조사의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ye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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