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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안철수, 문재인 사상 첫 추월했다”는 여론조사, 샘플링 왜곡 논란
-지난 9일 발표된 KBS-연합뉴스 여론조사 샘플링 왜곡 논란 불거져
-해당 여론조사 “안철수가 문재인 사상 첫 추월했다”보도
-여론조사 샘플링 분야 권위자 김재광 교수 “이상한 점 발견”


[헤럴드경제=김수한 기자]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가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를 대통령 후보 선호도에서 사상 처음으로 앞질렀다는 지난 9일 KBS-연합뉴스 여론조사에 대해 샘플링 왜곡 논란이 제기됐다.

여론조사 샘플링 분야 권위자인 김재광 아이오와주립대 통계학과 교수는 해당 여론조사에 대해 지난 10일 “3월과 4월, 동일한 회사에서 동일한 조사를 했는데 다른 방법이 사용되었고 조금 다른 결과가 나왔다”며 의혹을 제기했다.

[사진=JTBC ‘뉴스룸’ 캡처]

해당 여론조사는 안철수 후보가 문재인 후보를 대통령 후보 선호도에서 사상 처음 역전한 사례로 지난 9일 떠들썩하게 거론됐다. 당시 여론조사에서 안 후보는 5자 대결은 물론, 4자 및 양자대결에서도 오차범위 내 또는 오차범위 밖에서 문 후보를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

이 여론조사 결과는 문 후보의 대세론이 흔들리고 있다는 분석 및 평가의 근거가 됐다.

이 여론조사는 연합뉴스와 KBS가 8~9일 코리아리서치에 의뢰해 남녀 유권자 2011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신뢰도 95%, 표본오차 ±2.2%포인트)로서 5자 대결에서 안 후보는 36.8%로 1위를 기록, 32.7%를 얻은 문 후보를 오차범위 내인 4.1%포인트 차로 앞섰다.

양자대결 구도에서도 안 후보는 49.4%로 문 후보(36.2%)를 13.2%포인트 차이로 눌렀다. 안철수 후보와 홍준표 후보, 유승민 후보 간의 다양한 연대를 가정한 4자 구도에서도 안 후보는 모두 1위를 달렸다.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이 연대해 안 후보가 출마하는 4자구도에서도 안 후보 40.4%, 문 후보 33.6%, 홍 후보 7.4%, 심 후보 2.9%로 조사됐다.

자유한국당과 국민의당, 바른정당, 김종인 전 민주당 대표 등이 연대하는 반문(반문재인) ‘통합연대’ 후보 단일화의 경우, 선호 후보로는 54.5%가 안 후보를 꼽았고, 다음으로 홍 후보와 유 후보가 각각 6.9%, 김종인 전 대표 1.5% 순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해당 여론조사에 대해 김재광 교수는 지난 10일 손석희 앵커가 진행하는 JTBC ‘뉴스룸’과의 인터뷰에서 “조금 더 내용을 들여다 보니까 이상한 점이 두 가지 정도 발견이 됐다”고 밝혔다.

그는 우선 “첫 번째 포인트는 비적격 사례 비율이 4월 조사에서 매우 낮아졌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표본 크기가 2000명, 유선전화 비율이 40%, 응답률이 15% 나타난 걸로만 보면 아무 문제가 없는데 샘플링이 왜곡됐다는 것이다.

김 교수는 “두 번째로 이상했던 부분은 그 무선전화에서 60개 국번만 걸었다는 것이 참 이상했다”며 “왜냐하면 3월 조사에서는, 그러니까 랜덤하게 국이 1부터 9999까지 하면 랜덤하게 뽑히면 한 8000개 하는 게 맞는 건데, 이게 60개만 뽑았다. 그러면 그게 이제 샘플링에서는 즉납추출이라는 것을 한 건데 즉납추출을 할 이유가 전혀 없는 거다. 왜냐하면 더 나쁜 거기 때문이다. 그런데 왜 굳이 더 효율이 떨어지는 즉납추출을 했을까 굉장히 의심스러워지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왜 그런 결과가 나오는 거냐는 질문에 그는 “이게 한 가지 제가 보기에는 조사기간이 너무 짧았다”며 “하루하고 그 다음날 2시간인가 3시간밖에 안 된다. 그러니까 갑을관계에서 을 입장에서는 그 주어진 데드라인에 빨리 맞춰야 된다는, 2000명의 샘플을 빨리 맞춰야 된다는 어떤 프레셔가 올 수 있을 테고, 그것 때문에 좀 무리한 방법을 사용하지 않았을까 하는 그런 합리적인 의심을 해 볼 수가 있다”고 설명했다.

[사진=JTBC ‘뉴스룸’ 캡처]

한편, 중앙선관위 여론조사심의위원회는 사실관계 확인을 위해 해당 여론조사 업체의 데이터를 요청해 놓은 상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여론조사가 분명히 문제가 될 거라고 보느냐는 질문에 김 교수는 “저는 거기서 회사에서 얘기하는 게 유효성 검증 시스템을 통해서 비적격률을 확 낮췄다고 이렇게 표현을 하는 것을 봤는데, 저는 그게 사실 정체가 뭔지 궁금하다”면서 “왜냐하면 비적격이라는 게 유선전화에서는 사업체 전화번호나 팩스번호나 그런 것이 부적격이고 무선에서는 그게 할당 초과거든요. 그러니까 연령대별 할당이 초과됐다는 얘기인데 그걸 어떻게 걸어보지도 않고 알 수 있는 건지”라고 의문을 제기했다.

그는 해당 여론조사회사가 ‘과거 조사에서 활용하지 않았던 유효성 검증 시스템, 즉 결번을 걸러내는 시스템을 활용했다’고 해명한 것에 대해서는 “만약에 정말로 그렇다면 그 회사는 그 시스템을 언제 어떤 방식으로 구축을 했으며 거기에 사용되는 알고리즘이 어떤 것인지를 밝혀야 되겠죠, 신뢰를 회복하려면”이라고 반문했다.

김 교수는 이날 ‘KBS-연합뉴스 여론조사 유감’이라는 제목의 글을 통해서도 표본 추출 과정에 대한 의혹을 제기했다.

이 글에서 김 교수는 “표본크기도 2000명이고 유선전화 비율이 40%, 응답률도 15% 정도 되니까 표면상으로는 아무 문제가 없어 보이는 정상적인 여론조사처럼 보인다”면서도 “좀 더 자세히 보면 좀 이상한 결과를 발견하게 된다”고 소개했다.

그는 “3월 조사에서는 유선 10만여명, 무선 12만여명의 대규모를 접촉하는데 4월 조사에서는 유무선 각각 3만명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접촉을 시도한 수는 급격히 줄었는데, 응답한 사람(표본)은 거의 동일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김 교수는 “샘플링이 심각하게 왜곡됐다는 결정적 증거”라며 “합리적 의심을 해보지 않을 수 없다”고 의문을 제기했다. 

sooha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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