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 주문받고 환자와 게임 .. 생활이 된 일본 로봇
스마트폰 2대 값 소프트뱅크 '페퍼'
일본 가정·회사·상점서 맹활약
상용화 2년도 안 돼 1만 대 넘게 팔려
한국은 제조업용 개발에만 힘써
"병원·학교용 로봇에도 투자 늘려야"
지난 2015년 6월 상용화한 소프트뱅크의 페퍼가 생활 현장 곳곳에서 활약하고 있다. 지금까지 팔린 것만 1만여대. 일본에선 아이스크림 전문점은 물론 회전초밥집(하마스시), 커피숍(네스카페), 옷가게(유니클로), 금융회사(야스다생명·오키나와 은행) 등에서도 페퍼를 만날 수 있다.
페퍼의 대당 가격은 19만8000엔(200만원). 스마트폰 2대 값이면 살 수 있는 페퍼는 일본에선 가족의 일원이 되는 추세다. 성장하는 아이를 벽에다 세워 키를 잴 필요 없이 페퍼 얼굴에 달린 카메라로 아이를 찍을 때마다 키가 기록되고 사진과 함께 저장된다. 반려동물처럼 페퍼만을 위한 옷 가게와 액세서리 시장도 생기고 있다. 소프트뱅크는 페퍼를 에어컨·가스레인지 등 가정용 전자기기를 모두 제어하는 ‘사물인터넷(IoT) 스마트홈 허브’로 키울 전략을 세우고 있다. 일종의 ‘인공지능(AI) 집사’ 시장을 열겠다는 것이다.
페퍼의 인공지능 기술은 소프트뱅크 손정의 회장의 비밀업무 조직 ‘최고경영자 오피스 팀(CEO office team)’에서 연구를 맡는다. 현재 페퍼의 AI는 질문한 범위 안에서만 답을 찾는 수준이다. 그러나 앞으로는 묻지 않아도 먼저 말을 걸고 부연 설명도 할 수 있도록 하는 게 이 팀의 목표다. 수동적인 고객 응대를 넘어 능동적으로 고객을 모으고 영업까지 할 수 있게 만들겠다는 것이다.
한국도 지난해 11월 민관합동으로 5260억원의 투자금을 조성, 향후 5년간 로봇 산업을 활성화하겠다고 밝혔지만 아직 갈 길이 멀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서비스업보다 제조업용 로봇에 편중돼 있어 투자금 5260억원 중 서비스용 로봇 보급에 책정된 예산은 240억원에 불과하다. 정만태 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한국은 예산 대부분을 연구개발 지원에만 쓰는 실정”이라며 “정부는 병원·학교 등에 쓸 수 있는 서비스업 로봇 수요를 창출하는 마중물 역할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한국은 자본력 있는 대기업의 역할이 미흡하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백봉현 한국로봇산업진흥원 정책기획실장은 “대학 연구소나 스타트업이 개발한 기술이 대기업의 제조 역량과 만나 생산으로 이어질 수 있어야 한다”며 “SK텔레콤이 선보인 교육용 로봇 ‘알버트’는 중소기업과 대기업이 협력한 좋은 사례인데, 이 같은 협업을 확대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도년 기자 kim.don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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