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이더P 팩트체커] 양자대결 결과, 여론조사마다 왜 널뛰나

김정범 2017. 4. 10. 1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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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문방식과 유·무선비율 때문으로 추정

Q: 최근 몇몇 여론조사의 가상 양자대결 결과가 혼란스럽습니다.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가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오차범위 밖에서 앞섰다는 여론조사가 있는가 하면 다른 조사에서는 문 후보가 여전히 앞서는 결과가 나왔습니다. 여론조사 기관마다 이렇게 결과가 각각 다르게 나오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A: 조사 기관에 따라 문 전 대표와 안 전 대표의 양자대결 여론조사 결과가 제각각으로 나타나자 그 이유를 놓고 갑론을박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결론적으로 결과의 차이가 나는 원인은 명확하게 알 수는 없지만 1. 질문방식, 그리고 2. 유·무선 비율이 다르기 때문인 것으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우선 여론조사 방식에 대한 정치권의 주장을 짚어보겠습니다. 우상호 민주당 원내대표는 지난 5일 가상 양자대결 여론조사에 대해 "자유한국당과 바른정당, 국민의당 후보가 단일화될 것을 전제하고 (여론조사를) 발표하는 것은 실현가능하지 않은 구도"라며 "지금은 자유한국당과 바른정당 간 협력이나 단일화가 이뤄질 가능성이 전혀 없고 안 후보도 절대로 같이 안한다고 하는 상황"이라고 비판했습니다.

반면 박지원 국민의당 대표는 "민주당과 문 후보 측이 '양자대결은 가상대결이고, 왜곡조사'라며 선거관리위원회에 조사 의뢰를 운운하는 것은 현실을 부정하는 처사"라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양자대결 조사를 놓고 신경전인 거지요.

◆ '단일화' 거론 땐 문재인, 빠지면 안철수

그렇다면 질문 방식에 따라 결과가 어떻게 달라질 수 있는지 살펴보겠습니다. 문재인·안철수 후보 간 양자대결은 다른 당과의 '단일화'라는 가정을 포함하기 때문에 단일화에 관한 내용을 질문에 포함시켰는지 여부에 따라 조사 결과가 달라질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보고 있습니다.

일례로 매일경제·MBN 의뢰로 리얼미터가 지난 5일 실시한 긴급 여론조사(이하 A조사)에 따르면 양자대결에서 문 후보(46.3%)가 안 후보(42.8%)를 앞선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두 후보 간 격차는 3.5%P로 오차범위 이내에서 초박빙 양상이었죠(유선 10%·무선 90% 전화면접·자동응답 혼용방식, 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3.1%p).

반면 중앙일보 조사연구팀이 지난 4~5일 전국 성인 남녀 15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해 6일 발표한 여론조사(이하 B조사) 결과를 보면 안 후보(50.7%)가 문 후보(42.7%)를 8%P 앞선 것으로 조사됐습니다(유선 31.9%, 무선 68.1% 전화면접, 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2.5%P).

A조사에서는 '이번 대선이 더불어민주당과 정의당 연대 단일 후보 문재인, 국민의당과 자유한국당, 바른정당의 연대 단일후보 안철수 양자대결로 치러진다면 누구에게 투표하겠습니까?'라는 질문이 사용됐습니다.

이와 달리 B조사에서는 '이번 대선에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국민의당 안철수 2명의 후보만 나온다면 어느 후보를 지지하시겠습니까?'라는 질문이 사용됐습니다. 단일화란 내용은 없었던 겁니다.

이와 관련해 문재인 캠프 측은 단일화 과정을 설명하지 않고 후보 이름만 불러주며 하는 양자대결 조사 방식에는 문제가 있다는 입장입니다. 두 후보 가운데 누구를 지지하느냐고 바로 물어서는 안 된다는 것입니다. 양자대결 질문에서 어느 진영의 누구와 연대하는지를 밝히는 것과 그렇지 않은 것은 결과에 영향을 줄 수도 있다는 논리입니다.

지난 4일 실시된 YTN·서울신문·엠브레인 여론조사 역시 '이번 대통령선거가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후보와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가 출마하는 양자 구도로 치러질 경우 누구를 지지하시겠습니까?'라는 질문이 사용됐고 결과는 안철수 47.0%, 문재인 40.8%(전국 1042명 대상, 유선 39%, 무선 61% 전화면접, 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3.1%p)였습니다.

그러나 선관위 관계자는 "선관위 선거여론조사기준에 따르면 양자 가상대결을 전제로 질문할 경우 굳이 단일화 과정에 대해서 구체적으로 명시하지 않아도 된다"고 설명했습니다. 또 여론조사 전문가들은 최근 대선 구도 자체가 문재인 대 안철수 구도로 좁혀지고 있는 만큼 논란을 삼을 이유는 없다는 입장이 우세합니다.

◆ 유선엔 안철수, 무선엔 문재인

두 번째 원인으로는 조사방식이 꼽힙니다. 유선·무선 비율에 따라 결과의 차이가 난다는 거지요. 통상 유선 비중이 높으면 젊은 층의 여론을 반영하기 어렵고 무선전화 위주라면 60대 이상 노년층의 여론을 반영하기 어렵습니다.

최근 가장 주목을 받은 경우는 지난 2일 1000명을 대상으로 한 내일신문·디오피니언의 여론조사였습니다. 가상 양자대결 시 처음으로 안 전 대표(43.6%)가 문 전 대표(36.4%)를 7.2%P 앞선 것으로 발표됐습니다. 해당 조사는 유선 전화면접 조사(40%)와 인터넷조사(모바일 활용 웹 방식·60%)로 진행됐습니다. 당시 질문은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후보와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 간의 양자대결이 된다면, ○○님께서는 어느 후보를 지지하시겠습니까?'로 단일화에 대한 언급은 없었습니다.

문 전 대표 측은 "여론조사의 기본인 무선전화 조사가 아예 없었다"고 지적했습니다. 또 가장 많이 활용하는 무선전화 방식을 쓰지 않고 인터넷을 통해 조사할 경우 성별·연령별·지역별로 대표성이 떨어질 수 있다는 지적도 나왔습니다.

또 다른 조사에서는 유선전화 비율이 30% 이상으로 높은 경우 양자대결에서 안철수 후보가 문재인 후보를 앞서는 것으로 나왔습니다. 즉 유선 비율이 높으면 안철수 후보가, 무선비율이 높으면 문재인 후보가 높게 나오는 흐름이 있습니다.

여론조사업체의 지지율 조사는 통상 유·무선 전화조사를 실시하는데 이 가운데서도 면접원이 전화를 거는 전화면접조사 또는 자동응답시스템(ARS) 등으로 나뉩니다. 여론조사 업계에서는 전화면접조사가 ARS보다 응답률이 높아 보다 정확하다고 평가합니다.

이와 관련해 디오피니언 측은 "여론조사방식에는 유선전화, 무선전화(모바일), 설문, 직접면접, 패널조사 등이 다양하게 존재한다"며 "이 중 어느 방식이 가장 객관적이고 나은지에 대해서는 여론조사 전문가나 선관위도 정답이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여론조사와 관련한 보다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 참고

[김정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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