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브이데일리 김예나 기자] '시카고 타자기'가 미스터리하고 예측할 수 없는 이야기 전개로 묘한 이끌림을 일으켰다.

7일 저녁 첫 방송된 케이블TV tvN 금토드라마 '시카고 타자기'(극본 진수완·연출 김철규)는 슬럼프에 빠진 베스트셀러 스타 작가 한세주(유아인)와 그의 이름 뒤에 숨은 유령 작가 유진오(고경표), 한세주의 열혈 팬에서 안티팬으로 돌변한 작가 덕후 전설(임수정) 등 세 남녀가 타자기와 얽히는 미스터리한 앤티크 로맨스를 그린다.

드라마는 로맨스 사극 '해를 품은 달', 로맨틱 코미디와 미스터리가 결합한 '킬미 힐미' 등 장르를 넘나들며 입체적인 캐릭터와 탄탄한 구성으로 신드롬을 일으킨 진수완 작가와 전작 '공항 가는 길'을 통해 섬세한 연출로 화제를 모았던 김철규 감독이 의기투합한 작품이다.

첫 회에서는 스타 작가 한세주와 그의 '덕후 팬' 전설이 오래된 의문의 타자기로 인해 첫 만남을 가지는 것은 물론 스토커에게 위협을 당하는 한세주를 전설이 구해주는 과정이 담겼다.

'시카고 타자기'는 '앤티크 로맨스'라는 복합 장르를 표방하는 만큼 첫 회부터 멜로부터 코미디, 미스터리 등 다양한 스타일의 장르들이 어우러졌음을 엿보였다. 복잡한 구성과 빠른 전개에도 매력적인 캐릭터들의 유연한 변화와 탄탄한 연기력을 지닌 배우들의 능수능란한 캐릭터 변신이 이를 뒷받침하며 드라마의 흐름을 어색하지 않게 만들었다.

먼저 한세주와 전설의 티격태격 '케미'가 드라마의 주를 이루며 색다른 로맨스를 기대케 만들었다. 첫 만남에서 한세주는 택배를 가져온 심부름 대행 업체 직원인 전설을 스토커라고 오해했다. 오랜 팬이라는 전설이 "우리 본 적 있는데 기억나지 않느냐"고 묻자 "멘트가 너무 식상하다"며 면박을 주기도 했다. 하지만 과거 전설이 아르바이트하던 샌드위치 가게에 한세주가 매일 같이 붙박이로 앉아 작업했다는 사실이 드러나면서 두 사람의 오랜 인연을 짐작케 했다.

두 사람이 드라마 속 로맨스를 형성시키는 가운데 드라마 속 시카고 타자기라는 중의적 의미를 지닌 소재가 현재와 과거의 연결고리 역할을 하며 미스터리한 기류를 조성했다.

한세주가 시카고에서 진행된 팬 사인회가 끝난 후 우연히 발견한 타자기에서 눈을 떼지 못하는 모습부터 그날 밤, 혼자 움직이며 "나를 한세주 작가에게 보내 달라"는 타이핑하는 타자기, 시카고에서 배달된 타자기를 타이핑하자 1930년대 과거의 모습으로 오버랩되는 한세주의 변화 등 드라마 곳곳에 타자기를 둘러싼 여러 가지 미스터리한 상황 설정들이 배치되면서 드라마의 미스터리한 분위기가 더욱 증폭됐다.

드라마에서 오래된 타자기는 한세주와 전설이 만나게 되는 원인을 제공하는 것은 물론 이후 등장하게 되는 유령작가 유진오까지 세 사람의 80년 전 미스터리한 과거와도 절묘하게 이어지게 되는 소재로써 극의 미스터리한 분위기를 형성하는 일등공신 역할을 할 전망이다. 실제 시카고 타자기란 톰슨 기관단총을 가리키는 말로, 총소리가 타자기 치는 소리와 비슷하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 과연 중의적 의미를 지닌 시카고 타자기가 현대에서 얽히고설키는 인물들의 갈등에서부터 1930년대 경성을 배경의 드라마 속 독립 운동가들과 문인들의 삶과 로맨스를 풀어냄에 있어서 어떤 역할로 작용하게 될지 기대감을 증폭시켰다.

'시카고 타자기'는 지난해 케이블TV 역사에 한 획을 그은 드라마 '도깨비' 이후 고전 중인 tvN 드라마의 구원투수로써 등장한 드라마다. 현재 tvN 드라마는 월화극부터 금토극까지 1%대 시청률로 부진한 성적을 기록하며 자존심을 구긴 상태. 매번 참신한 소재와 화려한 배우 라인업으로 큰 화제를 몰고 오며 '드라마 명가'라는 타이틀까지 얻었지만 지난 몇 개월간 시청자들의 기대치를 만족시키지 못하며 부진한 성적으로 조용히 막을 내렸다.

그랬기에 여러 가지 흥행 요소를 갖춘 '시카고 타자기'에 대한 내외부적인 기대감이 큰 것이 사실. 첫 회를 통해 엿보인 것은 '시카고 타자기'는 충분히 기대감을 갖고 봐도 좋을 드라마라는 가능성이다. 믿고 볼 수 있는 제작진에서 오는 신뢰와 함께 탄탄한 연기력을 검증받은 주연 배우들의 시너지가 빛을 발하며 드라마는 점점 더 탄력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과연 '시카고 타자기'는 첫 회에서 보여준 긴장감 넘치고 예측 불가능한 드라마의 매력을 마지막까지 안고 갈 수 있을까.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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