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해설] 공무원 시험으로 내모는 사회

입력 2017.04.08 (07:42) 수정 2017.04.08 (0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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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석 해설위원]

국가직 9급 공무원 시험이 오늘 전국의 수험장에서 치러집니다. 4,910명 모집에 22만 8천여 명이 지원해 46.5대 1의 경쟁률을 보이고 있습니다. 총지원자의 불과 2%만이 합격하기 때문에 나머지 98%나 되는 22만 3천여 명은 내년에 다시 도전할 수밖에 없는 실정입니다. 흔히 공시생이라고 불리는 이들 공무원 시험 준비생은 대부분 하루 10시간 이상씩 휴일은 물론 명절에도 쉬지 않고 공부해왔습니다. 길게는 수년간 시험 준비에 온 힘을 쏟아붓기도 합니다.

국가공무원 9급 응시자 수는 2011년 14만 3천여 명에서 올해는 22만 8천여 명으로 60%나 늘었습니다. 통계청 조사 결과 취업시험을 준비하는 청년층 65만여 명 가운데 39%인 25만 7천 명이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공무원 시험으로 인한 경제적 손실이 17조 원이 넘는다는 분석도 있습니다. 우수한 인재들이 시험 준비에 수년을 보낸다는 점에서 국가적으로도 큰 손실이 아닐 수 없습니다. 공시생이 증가하는 것은 무엇보다 ‘질 좋은 일자리’가 부족하기 때문입니다. 응시생 중 상당수는 다니던 기업체를 퇴사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비정규직 차별,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임금격차, 고용 불안정 등 때문입니다. 청년실업률 12.3%, 체감실업률은 20%가 넘는 상황에서 이들에게 공무원 시험은 벼랑 끝에 내몰린 것처럼 절박한 선택일 수밖에 없습니다.

새로운 성장 동력 육성 등 일자리를 창출하는데 국가적 역량을 모으는 것이 시급합니다. 특히 4차 산업혁명으로 학력과 일자리 간 불일치가 심화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어 현장 중심의 직업교육을 강화하고 대학의 학제개편 등 대학 개혁이 시급한 상황입니다. 청년실업과 공시생 증가는 부모세대의 은퇴 후 삶에도 큰 영향을 끼칩니다. 청년실업이 해소될 때 부모세대의 행복도 국가의 미래도 보장될 수 있습니다. 뉴스해설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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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뉴스해설] 공무원 시험으로 내모는 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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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석 해설위원]

국가직 9급 공무원 시험이 오늘 전국의 수험장에서 치러집니다. 4,910명 모집에 22만 8천여 명이 지원해 46.5대 1의 경쟁률을 보이고 있습니다. 총지원자의 불과 2%만이 합격하기 때문에 나머지 98%나 되는 22만 3천여 명은 내년에 다시 도전할 수밖에 없는 실정입니다. 흔히 공시생이라고 불리는 이들 공무원 시험 준비생은 대부분 하루 10시간 이상씩 휴일은 물론 명절에도 쉬지 않고 공부해왔습니다. 길게는 수년간 시험 준비에 온 힘을 쏟아붓기도 합니다.

국가공무원 9급 응시자 수는 2011년 14만 3천여 명에서 올해는 22만 8천여 명으로 60%나 늘었습니다. 통계청 조사 결과 취업시험을 준비하는 청년층 65만여 명 가운데 39%인 25만 7천 명이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공무원 시험으로 인한 경제적 손실이 17조 원이 넘는다는 분석도 있습니다. 우수한 인재들이 시험 준비에 수년을 보낸다는 점에서 국가적으로도 큰 손실이 아닐 수 없습니다. 공시생이 증가하는 것은 무엇보다 ‘질 좋은 일자리’가 부족하기 때문입니다. 응시생 중 상당수는 다니던 기업체를 퇴사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비정규직 차별,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임금격차, 고용 불안정 등 때문입니다. 청년실업률 12.3%, 체감실업률은 20%가 넘는 상황에서 이들에게 공무원 시험은 벼랑 끝에 내몰린 것처럼 절박한 선택일 수밖에 없습니다.

새로운 성장 동력 육성 등 일자리를 창출하는데 국가적 역량을 모으는 것이 시급합니다. 특히 4차 산업혁명으로 학력과 일자리 간 불일치가 심화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어 현장 중심의 직업교육을 강화하고 대학의 학제개편 등 대학 개혁이 시급한 상황입니다. 청년실업과 공시생 증가는 부모세대의 은퇴 후 삶에도 큰 영향을 끼칩니다. 청년실업이 해소될 때 부모세대의 행복도 국가의 미래도 보장될 수 있습니다. 뉴스해설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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