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ech & BIZ] 'AR 안경'을 쓰자 또 다른 현실이..

양지혜 기자 2017. 4. 8. 0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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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실에 들어온 'AR'
가상에 현실 일부 덧입혀 개발비 적고 친숙한 느낌, 일상에 쉽게 접목 가능
어떤 기기에 적용되나
AI 결합한 'AR 안경' 등 휴대성 좋은 기기 개발에 글로벌 IT 기업 적극 투자

애플·페이스북·마이크로소프트·알리바바·레노버·엡손 등 주요 글로벌 IT (정보통신) 업체들이 '증강현실(AR) 안경' 경쟁에 뛰어들고 있다. 작년 세계적으로 게임 '포켓몬 고' 열풍이 불면서 AR은 우리에게 친숙한 기술이 됐다. AR은 현실의 모습에 가상의 그래픽을 입혀 새로운 환경을 만드는 것이다. 시장 조사 기관 글로벌마켓인사이트는 AR 시장 규모가 2024년까지 1650억달러(약 183조원)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AR 안경은 거대한 변화 이끌어낼 것"

애플은 올 1월 독일의 안경 렌즈 제조업체인 '칼 자이스'와 공동으로 AR 안경용 렌즈를 개발하기로 제휴를 맺었다. 두 회사는 최근 안경 렌즈에 나타나는 정보를 본인만 보고, 옆에서 다른 사람은 볼 수 없도록 표현하는 기술을 개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애플은 이미 작년에 수백명 규모의 AR 안경 기술 개발팀을 꾸렸다. 최근 2년 동안 AR용 소프트웨어 개발업체인 '플라이바이미디어'와 '메타이오' 등을 연달아 인수하기도 했다.

애플의 AR 안경은 스마트폰 아이폰과 무선으로 연결돼 아이폰 안에 들어 있는 사진, 영상, 앱 화면 등을 안경을 통해 볼 수 있는 형태인 것으로 전해졌다. 파이낸셜타임스는 "애플이 내년 초 AR 안경을 발표할 가능성이 크다"고 보도했다.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는 "앞으로 삼시 세끼 밥을 먹듯 AR을 일상에서 자연스레 체험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세계 최대 소셜 미디어 업체 페이스북의 마크 저커버그 CEO는 올 2월 자회사인 오큘러스연구소를 방문해 "어디서나 촬영 가능한 작은 AR 안경을 만들어야 한다"며 "앞으로 AR용 콘텐츠를 만드는 데도 총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말했다. 오큘러스는 전 세계 VR(가상현실) 안경 제조 경쟁에서 가장 앞선 회사로 3년 전 20억달러(약 2조2000억원)에 페이스북에 인수됐다. 페이스북은 이 같은 오큘러스의 기술력을 바탕으로 AR 안경 개발 경쟁에 본격적으로 가세했다.

마이크로소프트(MS)는 단순히 안경 렌즈에 화면을 보여주는 형태를 넘어 홀로그램 AR 안경을 개발하고 있다. 홀로그램은 공중에 이미지를 띄우는 기술이다. MS의 AR 안경인 '홀로렌즈'를 쓰면 눈앞의 현실 공간에 입체 이미지가 떠오르는 방식이다. 예컨대 사용자가 열쇠, 지갑, 책 등을 미리 등록해두면 나중에 이 기기를 쓰고 주변을 둘러보기만 하면 물건들의 위치를 눈앞에 영상으로 표시해준다. MS가 지난해 3월 선보인 '홀로렌즈' 시제품에는 인공지능(AI) 음성 비서 '코타나'가 결합됐다. 안경을 쓰고 "내 가방이 어디 갔지?"라고 말하면 코타나가 이 말을 듣고 가방의 위치를 영상과 음성으로 가르쳐준다. MS 측은 "홀로렌즈를 끼고 식료품점에 가면 코타나가 집안 냉장고 상황을 실시간으로 확인해 알려준다"며 "우유가 얼마나 남았는지, 계란을 더 사야 하는지 안내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AR 안경 분야의 스타트업(창업 초기 기업) 매직리프는 올 하반기에 첫 AR 안경을 출시한다. 가상 이미지를 자연스럽게 구현하는 '포토닉스 라이트필드' 기술을 독자적으로 보유해 AR 안경 수준을 한 단계 끌어올릴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매직리프는 2011년 설립하자마자 구글의 모회사인 알파벳과 알리바바 등으로부터 14억달러(약 1조6000억원)의 투자를 받았다.

◇AR 안경의 벽(壁)… 안경만큼 가볍게 만들지가 관건

AR 안경의 과제는 디자인 경량화다. AR 안경은 스마트폰의 주요 부품을 모두 담아야 한다. CPU(중앙 처리 장치), GPU(그래픽 처리 장치), 배터리, 와이파이(무선랜), 블루투스 등을 모두 탑재하면 두꺼운 고글과 같은 외관에서 벗어나기 쉽지 않다. 무게가 고글보다 훨씬 무거워지면 일반 소비자들의 외면을 받기 쉽다. IT 전문가들은 "모바일 메신저 기업 스냅챗이 작년 9월 출시한 스마트 안경 '스펙터클'의 디자인만큼 AR 안경이 가벼워져야 시장이 열릴 것"이라고 분석한다. 스펙터클은 AR 안경은 아니지만 이동통신이나 블루투스에 연결해 각종 정보를 안경 렌즈에 보여주는 기능이 있다. 겉보기엔 일반적인 선글라스와 똑같고 가격도 129달러(약 15만원)로 크게 비싸지 않다. 소비자들은 이 안경을 사려고 판매 자판기 앞에서 하루종일 줄을 서서 기다리는 진풍경을 연출했다.

IT 매체 비즈니스 인사이더는 "가볍고 싼 IT 안경에 열광하는 소비자들의 모습은 향후 AR 안경이 가야 할 방향과 시장 잠재력을 보여줬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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