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신천지, 새누리에서 국민의당으로 갈아타기하나

CBS노컷뉴스 송주열 기자 2017. 4. 7. 1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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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당이 조직폭력배 동원설에 이어 신천지 연루설로 곤욕을 치르고 있다. 강원도당 조직과정에서 수백 명의 신천지 신도들을 당원으로 가입시켰다는 주장이 제기돼 논란이 커지고 있다. 이 주장은 국민의당 내부에서 흘러나왔다. 과거 사교 이미지 세탁을 위해 한나라당과 새누리당에 접근했던 신천지가 국민의당으로 갈아타기 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편집자 주]

새누리당에 이어 이번엔 국민의당이 지구당 조직과정에서 신천지 신도들을 조직적으로 가입시켰다는 주장이 제기돼 논란이 커지고 있다.

국민의당 강원도당의 한 관계자가 5일 CBS의 문을 두드렸다. 과거 신천지 연루설이 있던 당 소속 시의원 Y씨를 통해 신천지 신도 수백 여 명이 당원으로 가입한 의혹이 짙다고 주장했다.

국민의당 강원도당이 올 1월 도당위원장 선거를 치르기 직전 일이다.

사진은 국민의당 강원도당 사무실(좌)과 지난달 말 원주 투표소에서 진행된 국민의당 대선후보 경선 투표 모습(우).
◇ "강원도당 원주 1,300여명 당원 중 700명 신천지 신도 의심"

당 관계자는 "Y씨가 지난해 11월부터 두 달 사이에 당원으로 가입시킨 700여 명 가운데 상당수가 신천지 신도로 의심된다"고 밝혔다. 특히, "Y의원의 추천을 받은 모바일 등록 당원 500여 명 가운데 80%가 신천지 원주 본부와 분실이 있는 우산동, 태장동 거주자이며, 20대 청년층이 주를 이루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국민의당 지지자들은 보통 나이든 사람들이 많은데 88년생, 90년 생 청년들이 당원으로 가입하고, 입당한 80%가 신천지 시설이 있는 우산동과 태장동 지역 사람들이라 의심단계를 넘어 팩트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우산동에 위치한 신천지 빌립지파 시설은 용도변경 논란이 끊이지 않았다. 태장동 시설의 경우 초등학교 바로 옆에 위치해 학부모들을 중심으로 신천지비상대책위원회까지 꾸려졌던 곳이다. 지난해 7월에는 태장동 주민들이 원주시청 앞에서 신천지 퇴출을 주장하면서 대규모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지난 달 말 치러진 국민의당 대선후보 경선에서도 신천지 신도들이 대거 동원됐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강원도지역 순회경선에서 국민의당 지지자 4,700여명이 현장 투표에 참여했고, 원주지역이 춘천과 강릉 보다 2배 이상 많은 1,600여명이 참여했는데, 이를 신천지에서 조직적으로 동원했다는 것.

사진은 원주시 우산동에 위치한 신천지 빌립지파 건물(좌)과 태장동 신천지 시설(우).
◇ "도당에 신천지 신도 있는 것 같다…원주, 대전, 대구 신천지 문제 쉬쉬"

국민의당 강원도당에 신천지 신도가 이미 침투해 있는 듯 하다는 이야기도 전했다.

그는 "지난달 30일 강원지역 대선후보 투표과정에서 수십 명씩 일정한 간격으로 들어오는 것을 보고 이상하게 여겼다"면서 "이 광경을 함께 본 참관인이 투표에 참여한 사람들을 우리 당원이라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이들과 어떤 관계냐고 묻자 "그런 건 묻지 말라"고 했다는 것.

또, "당 내부에서 원주지역외에도 대전과 대구에서 신천지 문제가 불거졌는데 대선 흥행에 찬물을 끼얹을까 쉬쉬하는 분위기"라고 안타까워했다. 그러면서 "반사회적 사교집단과 손잡는 것은 새정치를 표방하는 국민의당의 철학과 맞지 않다고 생각해 내부고발에 나서게 됐다"고 말했다.

◇ Y의원 "신천지 발 들여놓은적 없다" 불쾌…3년 전 공천 당시 '신천지 연루 의혹'도 부인"

신천지 조직을 동원했다는 의혹에 대해 Y의원은 어이없다는 반응이다.

Y의원은 "신천지에 발을 들여 놓은 적도 없다면서 터무니없는 음해"라고 불쾌해 했다. 그러면서 "아내가 잠깐 신천지에 다닌 적이 있었지만 지금은 나가지 않는다"며, "벌써 3년 전 일인데 이 문제가 다시 불거져 나오는 것에 대해 화가난다"고 말했다.

신천지 신도들을 당원으로 가입시켰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강하게 부인했다.

Y의원은 "입당원서를 통해 당원으로 등록한 사람이 200여명이고, 모바일로는 3-400명 정도 등록한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우산동에는 많아야 60명 정도고 나머지는 갑 지역과 을 지역 골고루 거주하고 있다"고 신천지 연루설을 부인했다.

Y의원은 3년 전에도 신천지 연루설로 곤욕을 치른 바 있다. 지난 2014년 새정치민주연합 소속으로 시의원 후보 경선에 나섰다가 공천 심사과정에서 아내의 신천지 연루 의혹이 불거져 1차 탈락했다. 이후 재심을 신청, 자신과 아내는 신천지 신도가 아니라고 적극 부인해 공천심사를 통과했고, 시의원에 당선됐다. 그리고 지난해 1월 탈당해 국민의당으로 당적을 옮겼다.

더불어민주당(전 새정치민주연합) 강원도당 관계자는 "재심 당시 Y의원의 아내가 자필 확인서를 제출했다"면서 "2009년에 신천지를 알았고, Y의원이 2014년 지방선거에 나설 뜻을 밝히면서 신천지를 나왔다는 내용이었다"고 전했다.

◇ 원주교계 "Y의원 신천지 신도 알만한 사람 다 알아"…2008년 Y의원 아내 '신천지' 발각 출교

그럼에도 불구하고 원주지역 교계는 여전히 Y의원 부부가 신천지 신도일 것이라는 의심을 거두지 않고 있다.

Y의원의 신천지 행적은 드러나진 않았지만, Y의원의 아내가 최근까지도 신천지 포교활동을 해왔기 때문이다. Y의원 부부가 출석했던 원주B교회 한 관계자에 따르면 "Y의원의 아내가 최근까지도 신천지 포교를 위해 교회에 서신을 보내왔었다"고 전했다. 또, "아내가 신천지에 들어가고부터 Y의원도 함께 다닌다고 들었다"고 덧붙였다.

B교회는 2008년 Y의원 아내의 신천지 출입사실이 확인되자 공동의회를 통해 출교조치를 내렸다.

원주기독교연합회 이단대책위원회의 한 위원은 "Y의원이 신천지 신도인 사실은 교계의 알 만한 사람은 다 아는 사실"이라고 말했다. 또, Y의원 페이스북 팔로워가 40여 명에 불과한 수준에서 청년 수백 명을 당원으로 데려온 것은 조직적 배후 없이는 불가능하다고 보고 있다.

한편, 국민의당은 지난 1월 선출된 배준현 부산시당 위원장이 과거 신천지 행사에 참석한 것이 드러나 홍역을 치르고 있다.

부산지역 이단 전문가들은 배 위원장이 신천지 측의 도움을 받아 시당위원장에 당선됐다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고, 배 위원장이 신천지 신도일 것으로 보고 있다.

부산성시화운동본부 권남궤 이단상담소장은 "신천지 탈퇴자에 따르면 배 위원장이 신천지 안드레 지파에서 활동했고, 지난 해 안드레지파 내에서 청년들에게 국민의당에 가입하라고 종용한 사실도 있었다"고 전했다.

과거 한나라당과 새누리당에 조직적으로 당원을 등록시켰던 신천지가 유사한 방식으로 국민의당에도 침투하려는 정황이 드러난 셈이다.

지난해 7월 원주시 일대에서 신천지 퇴출 시위를 벌이는 원주시민들.
◇ 국민의당 강원도당 "진상조사하겠다…사교집단 침투 절대 불허"

이번에 신천지 연루설이 불거진 국민의당 강원도당은 당헌 당규에 따라 진상조사를 철저히 하고, 신천지를 비롯한 사이비 집단이 불순한 목적에 따라 접근하는 것을 근절하겠다고 밝혔다.

국민의당 강원도당 조성모 위원장은 "법적으로는 19세 공무원, 공직자를 제외한 당원은 가능하지만, 사교집단이 특정 목적을 위해 가입했다면 신천지를 비롯해 다른 종교단체라고 해도 불허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문제는 부산과 강원이 전부이고 그 외는 없을까 하는 점이다.

안철수 후보 체제로 본격적인 대선레이스를 벌이고 있는 국민의당이 창당과 지역조직과정에서 침투한 신천지인 색출이라는 심각한 과제를 떠안게 됐다.

[CBS노컷뉴스 송주열 기자] jysong@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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