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독도 한국땅' 日지도 발굴에 한평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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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故) 백충현 교수의 전기 '국제법 학자, 그사람 백충현'이 나온다.
특히 백 교수는 독도가 우리 땅임을 국제법으로 증명하는 데 일평생을 바쳤다.
일본의 영토가 아니라는 국제법적 증거가 많아질수록 국제 여론전에서 우리나라가 유리하다고 판단한 그는 독도가 일본 영토가 아니라는 사실이 표기된 일본의 고지도, 그중에서도 국가에서 발행한 관찬지도 발굴에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그런데 이 지도를 보면 오키 제도는 보이지만 그 위에 위치해야 할 독도는 어디에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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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정부지도 사재로 구입..한국에 들여와 외교부 보관, '관판 실측지도' 사진 첫 공개
백 교수는 국제법이라는 일반인에게는 다소 생소한 학문을 통해 우리나라 외교력 향상에 공헌했다. 그는 외국과의 협상이나 조약에서 불이익을 당하지 않으려면 명확한 국제법에 근거해야 하고, 그래야 우리나라의 국제적 지위도 올라갈 수 있다고 믿었다.
특히 백 교수는 독도가 우리 땅임을 국제법으로 증명하는 데 일평생을 바쳤다. 일본의 영토가 아니라는 국제법적 증거가 많아질수록 국제 여론전에서 우리나라가 유리하다고 판단한 그는 독도가 일본 영토가 아니라는 사실이 표기된 일본의 고지도, 그중에서도 국가에서 발행한 관찬지도 발굴에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십수 년 동안 일본 고서점을 찾아헤매던 백 교수는 1998년 '관판 실측일본지도'를 일본의 한 고서점에서 만났다. 당시 돈으로 1000만엔(약 1억원)이라는 거액의 사재를 들여 한국으로 가져왔다.
현재 이 지도는 매일경제가 확인한 결과 외교부에서 보관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백 교수의 유족들은 "우리 정부가 공식적으로 나설 수 없는 중요한 자료를 백 교수가 개인 자격으로 입수한 뒤 이를 나중에 우리 정부가 확보한 사례가 여러 건 있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귀국 후 지도를 입수한 사실을 공개적으로 알리지 않았다. 당시 한일 양국 간에는 '신(新)한일 어업협정'과 '중간수역'에 대한 논의가 진행되면서 독도 영유권에 대해 당분간 외교적 마찰을 피하자는 신사협정이 묵시적으로 이뤄진 상황이었기 때문이다. 백 교수는 '관판 실측일본지도'와 관련된 논문 발표를 미루다가 지병이 악화됐고 지도는 빛을 보지 못했다.
외교부 관계자는 매일경제와 통화하면서 "지도 원본이 훼손되지 않고 최상의 상태로 보존될 수 있는 오동나무관 안에 지도를 포함한 독도 사료를 보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백충현 교수님께서 생전에 정말 많은 도움을 주셨고 독도 문제에서 큰 역할을 하셨다"며 감사 인사를 전했다.
백 교수는 1961년 서울대 법대를 졸업하고 1968~2004년 서울대 법대 교수를 지냈다. 한국인 최초로 유엔 인권 특별보고관을 지냈으며 국제중재재판소 재판관으로도 활동했다. 프랑스 문화재 반환과 독도 영유권 분쟁 해결에 앞장서온 고인은 뇌출혈로 2007년 향년 68세로 별세했다. 전기가 나온 건 사후 10년 만이다.
[김연주 기자 / 박태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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