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테일추적>남부교도소 잡범들, 최순실에 '팬레터' 보냈었다

한경진 기자 2017. 4. 6. 1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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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1월 구속된 최순실(61)씨가 6일 ‘의왕대학원’으로 불리는 서울구치소에서 ‘남부구치텔’로 불리는 서울남부구치소로 이감됐다.

박근혜 전 대통령과 최씨가 같은 구치소 내에 머무는 것이 여러 측면에서 부적절하다고 판단한 구치소 측이 법무부에 건의했고, 교정당국도 이를 인정해 전격적으로 이감이 결정됐다. 남부구치소(2011년 준공)는 서울구치소(1987년 준공)보다 여러 면에서 시설 및 설비가 월등해 ‘박 전 대통령을 끌어내린 인물이 박 전 대통령의 덕을 또 보게 됐다’는 지적까지 나온다.

최씨가 남부구치소로 이감된 것은 6일이지만, 최씨는 이미 남부구치소·교도소 내에서 화제가 됐었다고 한다.

얼마 전까지 남부구치소와 함께 붙어있는 남부교도소에 수감됐다가 풀려난 A씨가 이런 얘기를 들려줬다.

“재소자들도 TV뉴스와 신문을 통해 세상 소식을 접하고 있기 때문에 당연히 최순실 사건 이야기를 많이했다. 그러나 그저 관심을 넘어서 최순실에게 ‘팬레터를 써보낸 재소자가 있다’는 이야기가 단연 화제였다.”

지난 1월 26일 최순실씨가 서울 대치동 특검 사무실에 도착하던 모습. 서울남부교도소의 일부 재소자들은 최씨의 수인번호(모자이크 부분)를 보고 편지를 쓴 것으로 전해졌다./김연정 객원기자

-최순실을 TV로 보고 좋아하게 됐다는 뜻인가.

“남부교도소에 요즘 보이스피싱과 스포츠토토 관련 범죄로 들어온 수용자들이 많다. 그들이 최씨에게 손편지를 써서 보냈다. 언론에서 ‘최순실이 엄청난 재력가다’라고 보도를 하자, 잡범들이 관심을 더 많이 갖게 된 것이다. 그들은 언론 사진에 나온 ‘수인번호’를 보고 최순실에게 손편지를 써서 보냈다고 한다. ‘대단하시다. 출소하면 찾아뵈어도 되겠느냐’하는 내용이라고 한다.”

최순실 씨는 최근 4개월간 변호인을 제외한 외부인 접견·서신 반입이 제한되어 있었고 이달 1일부터 허용이 됐기 때문에, 그가 과거에 도착했을 편지를 직접 받아봤는지 여부는 확인할 수 없다. A씨는 “편지 내용이 재소자들 사이에 화제가 됐고, 내용도 소상히 알려졌다”며 “100% 사실로 믿어도 좋다”고 했다.

-국민들은 ‘수완 좋은’ 최씨가 남부구치소에서 어떤 ‘특혜’를 받지 않을까 의심하는 상황이다. 구치소·교도소에서 받을 수 있는 특혜는 무엇이 있나.

“변호인 접견은 법이 규정하는 ‘권리’이기 때문에 이걸 차치한다고 하면, 구치소장 면담·의무과 진료 명목 면담이 있다. 면담 가서 커피 한 잔, 얼음물 한 잔 마시며 한 숨 돌리는 거다. 이제 세상이 바뀌어서 혼거실에선 재소자들이 지켜보고 있으니, 노골적으로 특혜를 주는 것은 불가능하다. 독방이라면 보는 눈이 없으니 모르겠다. 과거엔 독방에 있는 범털에게 구치소 관계자가 건강 관리하라면서 ‘홍삼 젤리’를 건넨다던지 하는 일이 발생하기도 했다. 그러나 요즘은 세상이 무서워 언론이 눈을 부릅뜨고 취재할 테니 특혜를 주고 싶어도 주기 힘들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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