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수본 이야기21] 구속을 직감한 듯한 우병우..레이저 눈빛은 없었다

박정태 선임기자 2017. 4. 6. 1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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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정농단 의혹의 마지막 핵심 인물인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이 오늘(6일) 오전 검찰에 출두했습니다.

박근혜-최순실 게이트와 관련해 수사기관에 세 번째 출석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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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이 6일 오전 검찰 조사를 받기 위해 서울중앙지검에 도착했다. 포토라인에 선 그는 풀이 죽은 모습이었다. 고개를 숙이기도 했다. 뉴시스

국정농단 의혹의 마지막 핵심 인물인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이 오늘(6일) 오전 검찰에 출두했습니다. 박근혜-최순실 게이트와 관련해 수사기관에 세 번째 출석한 것입니다. 지난해 11월 검찰 특별수사팀, 지난 2월 박영수 특별검사팀에 이어 검찰 2기 특별수사본부의 소환입니다. 물론 직권남용 및 직무유기 혐의 등을 받는 피의자 신분이죠.

오전 9시55분쯤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검 청사 앞에 도착한 그는 예전과 다른 모습이었습니다. 표정이 어두웠고 긴장된 모습이었습니다. 구속을 피할 수 없다고 느꼈을까요. 그간의 오만한 태도는 없었습니다. 포토라인에 선 그는 “세월호 수사 외압 인정하느냐” “공무원 인사에 왜 개입했느냐”는 취재진 질문에 “모든 것은 오늘 검찰에서 성실히 조사받으며 답변하겠다”고 말했습니다. “최순실 아직도 몰랐다는 입장이냐”는 질문에는 “네”라고 짧게 답했습니다. “세 번째 소환인데 국민께 하실 말씀 없느냐”고 묻자 “(박근혜) 대통령님 관련해서 참으로 가슴 아프고 참담한 심정”이라고 말한 뒤 청사 조사실로 향했습니다.

우 전 수석은 이번에는 특유의 레이저 눈빛을 발사하지 않았습니다. 지난해 11월 검찰 소환 때 “가족회사 자금 유용을 인정하는가”라고 질문하던 여기자를 날카로운 눈빛으로 쏘아봤었고, 지난 2월 특검팀의 구속영장 청구에 따른 법원의 영장실질심사 출석 때도 “구속되면 마지막 인터뷰일 수도 있는데 한마디 해달라”고 하던 기자의 아래 위를 훑으며 매섭게 노려봤던 우 전 수석입니다. 그런데 이번에는 기자들을 똑바로 쳐다보지 않았습니다. 고개를 숙이기도 했습니다. 풀이 죽은 모습입니다.

그의 혐의는 많습니다. ‘비선 실세’ 최순실씨의 국정농단을 제대로 예방하지 못했거나 관여·방조·비호했다는 의혹, 문화체육관광부·공정거래위원회·외교부 공무원 등이 말을 듣지 않는다며 표적 감찰하고 ‘솎아내기’를 한 의혹, 광주지검의 세월호 관련 수사 외압 의혹, 이석수 특별감찰관의 내사 방해 및 특감실 해체 의혹, 개인 비리 의혹 등등입니다.

6일 오전 인천공항에서 시민들이 검찰에 소환된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의 모습을 TV로 시청하고 있다. 뉴시스

그런데 우 전 수석은 지난해 검찰 조사를 받을 당시 팔짱을 끼고 웃고 있는 사진이 공개돼 ‘황제 조사’ 논란이 일었습니다. ‘우병우 사단’의 영향력이라는 의심이 들었죠. 박영수 특검팀도 사실상 그에 대한 수사는 실패했습니다. 수사 시한 부족 때문이기도 하지만 그와 관련된 현직 검사는 한 명도 소환하지 못하는 한계를 드러냈습니다. 이번 특수본 수사는 어떻게 될까요. 우 전 수석은 또다시 조사를 받으면서 팔짱을 낄 수 있을까요.

박근혜 전 대통령보다 수사가 더 어렵다는 우 전 수석을 특수본이 이번에는 촘촘한 그물망으로 잡을 수 있을지 궁금합니다. 특수본은 특검팀으로부터 수사자료를 넘겨 받은 뒤 50여명의 참고인들을 조사했습니다. 현직 검사도 여러 명 불러서 조사했다고 합니다. 지금까지 드러난 의혹 이외에 새로운 혐의도 포착한 모양입니다. 특수본에서 “별도로 보고 있는 것도 있다”고 어제 브리핑에서 밝혔습니다. 배수진을 친 검찰이 칼을 가는 모습이 보입니다. 특수본이 국정농단 사건을 마무리하기 위한 마지막 관문을 넘어설지 주목됩니다.

박정태 선임기자 jtpark@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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