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토 다카시 "北 할머니들 피해증언 들으며 그 잔혹함에 몸서리 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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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 남쪽 지역 여성들은 배를 타고 일본군의 남쪽 전선(戰線)으로 실려 갔고, 북한 지역 여성들은 중국이나 만주로 끌려갔다. 북한에서 만난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은 일본군에 의해 한층 더 잔혹하게 당한 경험담을 들려줬다."
일본인 사진저널리스트인 이토 다카시 씨(65·사진)가 남북한을 오가며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 20명의 인터뷰를 엮은 책 '기억하겠습니다'(알마)를 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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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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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년 방광암 진단을 받고 북한 함흥인민병원에 입원한 위안부 피해자 곽금녀 할머니(왼쪽에서 네 번째). 그는 결국 고향인 휴전선 너머 충남 천안으로 돌아가지 못했다. 알마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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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인 사진저널리스트인 이토 다카시 씨(65·사진)가 남북한을 오가며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 20명의 인터뷰를 엮은 책 ‘기억하겠습니다’(알마)를 펴냈다. 그는 1990년대 초 원폭 피해 실태를 취재하다가 위안부 관련 사실을 알게 된 뒤 남북한을 여러 차례 방문해 한국 할머니 9명과 북한 할머니 11명을 취재했다.
특히 국내에서 뚜렷이 조명받은 바 없는 북한 거주 위안부 피해자들의 육성과 그들에 대한 북한 사회의 처우를 담아낸 점이 눈길을 끈다. 책에 따르면 북한 위안부대책위원회에 피해 증언을 한 사람은 219명으로 한국(237명)과 비슷하다.
이토 씨는 5일 동아일보와의 이메일 인터뷰에서 “북한에서는 위안부 피해 증언자들의 용기를 칭송하는 정치적 분위기가 있어 인구 대비 피해 증언자가 한국보다 많다”고 했다.
“하룻밤에 일본군 20여 명을 쉼 없이 상대하게 하고, 그러다 임신한 여성은 낙태를 시키면서 자궁을 망가뜨렸다. 도주하다 붙잡혀 처형된 위안부의 시신을 끓인 죽을 먹이기도 했다. 잊지 말아야 할 과오인 위안부 범죄를 외면하고 다시 전쟁의 길로 가려 하는 일본의 현실이 안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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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남포항에 살다가 17세 때 중국 난징 일본군 위안소로 끌려간 박영심 할머니가 겨우 탈출한 뒤 중국군 포로수용소에서 찍힌 자신의 사진을 보여주고 있다. 박 할머니는 “맨 오른쪽 임신한 사람이 나다. 중국인 의사가 수술해줬지만 아이는 죽어 있었다”고 말했다. 알마 제공 |
“정 할머니는 이야기를 나누다가 갑자기 일어나더니 카메라 뒤에 앉은 내게 다가와 팔을 잡고 호통을 쳤다. 눈앞의 일본인인 내 모습에 오래전 일본군의 기억이 겹친 듯했다. 가슴이 먹먹해 아무 질문도 할 수 없었다. 취재 도중 몇 번이고 ‘그만두자’ 포기했다가 마음을 다잡았다.”
자국이 행한 과오를 기록하는 작업을 계속한 까닭에 대해 그는 “남성, 일본인, 저널리스트로서의 책임감 때문”이라고 답했다.
“마음속으로 끊임없이 나 자신에게 ‘여성과 타 민족에 대한 차별 의식이 없는지’ 물었다. 어렵게 수소문해 찾아가 만난 피해 여성의 신뢰를 얻어 같은 피해를 당한 이를 소개받는 방법으로 인터뷰를 이어 나갔다.”
이번에 낸 책은 3년 전 일본에서 나온 ‘무궁화의 슬픔’ 번역본이다. 일본어 책이 나온 뒤 이토 씨는 이메일 등을 통해 일본인들로부터 거센 비난을 받았다. 하지만 그는 “내가 하는 일의 의미에 절대적 믿음이 있다. 어려움을 당하더라도 끝까지 맞서 싸울 것”이라고 했다.
“2015년 한일 위안부 합의는 결코 근본적 해결책이 아니다. 다른 방법을 찾아야 한다. 그 과정에서 한일 관계가 악화되더라도, 길게 보면 그것만이 양국 관계 개선을 위한 길이 되리라 생각한다.”
손택균 기자 soh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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