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일기] '난 될 것 같다'는 미친 생각이 세상 바꾼다
그렇게 힘든데 왜 계속 창업에 도전할까.
“같이 창업한 친구에게 물은 적이 있어요. 너는 바보냐 아니면 미쳤냐. 왜 이런 힘든 짓을 하냐고. 저는 미친 쪽인 거 같아요. 1조원 가치의 스타트업을 유니콘이라고 하죠. 스타트업이 유니콘이 될 확률은 0.001%도 안돼요. 그런데도 시작할 때는 늘 ‘나는 될 것 같다’고 생각하니까. 정상적인 사고는 아닌 것 같아요.”
울컥한 이유는, 아마도 이렇게 순수한 대답을 오랜만에 들어서인 것 같다. 최근 머릿 속을 꽉 채운 화두는 이것이다. 왜 한국은 미국·중국처럼 창업 열기가 뜨겁지 않은가. 글로벌 정보기술(IT) 회사의 최고경영진을 만나면 늘 묻는 질문도 이것이다. “한국에 창업 열기를 살리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그들이 내놓는 대답은 모두 비슷하다.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문화를 만드는 것. 스타트업의 실패를 사회의 자산으로 인정하는 것. 한 인도계 IT 회사의 한국법인장은 이렇게 말했다. “한 회사의 실패는 다른 예비 창업자에게 교과서가 된다. 이 시도가 왜 실패했는지, 어떤 점이 개선돼야 할지를 가르친다. 그래서 실패는 사회적인 보상을 받을만 하다.”
친친은 실패했지만 앞으로 나올 다른 소개팅 앱은 이 실패에서 많은 걸 배울 거다. 빅터 칭 대표의 ‘미친 짓’은 헛수고가 아니었단 얘기다. 이런 미친 짓을 격려하고, 이들이 실패를 거듭할 수 있도록 돕는 게 우리 사회가 할 일이다. 세상은 결국 바보 아니면 ‘미친 사람’이 바꾼다.
임미진 산업부 기자 mi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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