촛불 다룬 KBS 스페셜 불방 위기에 PD들 '부글부글'

김도연 기자 2017. 4. 5. 0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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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최순실 국정농단에 분노해 거리로 나온 시민들의 촛불집회를 기록한 KBS 스페셜 '광장의 기억' 편이 불방 위기에 직면했다.

KBS 편성·제작 간부들은 불방 이유를 명확히 밝히지 않고 있지만 KBS PD들에 따르면 일부 간부들이 "이번 다큐멘터리가 대통령 선거에 영향을 끼칠 수 있으므로 대선 이후로 방송을 연기하자"는 말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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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측 “대선에 영향 미칠 수 있다” 편성 미뤄… KBS PD들, 4일부터 피켓 시위 돌입

[미디어오늘 김도연 기자]

박근혜·최순실 국정농단에 분노해 거리로 나온 시민들의 촛불집회를 기록한 KBS 스페셜 ‘광장의 기억’ 편이 불방 위기에 직면했다. 

사측은 “대선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방영이 약속된 적이 없다”며 대선 이후로 방송을 하자는 입장으로 알려졌다. 

KBS 스페셜 제작진과 KBS PD협회, 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 등은 이 문제를 두고 머리를 맞댔으나 결국 사측과의 논의는 결렬된 상태다. 담당 PD가 KBS 제작본부장실 앞에서 피켓 시위를 벌이는 등 논란은 커지고 있다. 

KBS 스페셜 ‘광장의 기억’ 제작진은 ‘박근혜 게이트’가 처음 불거진 지난해 10월부터 5개월 동안 촛불집회를 기록해왔다. 

▲ KBS PD들이 4일 KBS 신관 로비에서 피켓을 들고 불방 위기에 직면한 KBS 스페셜 ‘광장의 기억’ 방영을 사측에 촉구하고 있다. ‘광장의 기억’은 지난 5개월 동안 박근혜·최순실 국정농단에 분노한 촛불 민심을 기록한 시사 다큐 프로그램이다. 사진=KBS PD협회
전국언론노조 KBS본부와 KBS PD협회에 따르면, 관련 방송은 제작과 편집을 마치고 지난달 방송 예정이었다. 방송분은 촛불집회를 재조명하며 박근혜와 같은 리더가 나와서는 안 된다는 메시지를 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KBS 일부 간부들이 해당 프로그램 편성을 미루면서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KBS 편성·제작 간부들은 불방 이유를 명확히 밝히지 않고 있지만 KBS PD들에 따르면 일부 간부들이 “이번 다큐멘터리가 대통령 선거에 영향을 끼칠 수 있으므로 대선 이후로 방송을 연기하자”는 말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달 28일 KBS PD협회는 이 문제를 공론화하며 “왜 이 방송을 망설이는지 이유조차 알 수 없다”며 “비공식적으로 확인해본 바에 따르면, ‘다가오는 대통령 선거에 영향을 끼칠까 우려된다’는 것이 이유였다”고 밝혔다. 

KBS PD협회는 “광장 민심은 부패하고 무능했던 전직 대통령 박근혜를 권좌에서 내쫓은 무혈 시민혁명이었고 이는 헌법재판소 결정을 통해 완성됐다”며 “특정 대선후보들에게 유불리한 방송으로 예단한다면 이것이야말로 국회 의결과 헌법재판소 파면 선고조차 부정하는 행위”라고 비판했다.

▲ KBS PD들이 4일 KBS 신관 로비에서 피켓을 들고 불방 위기에 직면한 KBS 스페셜 ‘광장의 기억’ 방영을 사측에 촉구했다. ‘광장의 기억’은 지난 5개월 동안 박근혜·최순실 국정농단에 분노한 촛불 민심을 기록한 시사 다큐 프로그램이다. 사진=KBS PD협회
언론노조 KBS본부도 “사측 간부들은 제작PD가 완성한 다큐멘터리 편집본도 보지 않았다고 한다. 보지도 않고 프로그램이 선거에 영향을 끼친다고 말하는 것을 제작진과 시청자들이 이해할 수 있다고 생각하느냐”며 “이렇게 고대영 KBS 사장과 호위 세력들이 시대정신을 외면하는 사이 공영방송 KBS 이미지는 수구 집단을 위해 존재하는 채널로 각인되고 있다”고 비판했다.

KBS PD협회는 지난 3일 긴급 비상총회를 열고 즉각적인 방영을 촉구하며 강도 높은 저항 운동에 돌입하기로 했다. KBS PD협회는 4일을 시작으로 대선 전날인 5월8일까지 KBS 신관 로비에서 방영 촉구 피켓 시위를 벌일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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