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에서 한국 아이가 만든 세월호 작품

박현국 2017. 4. 4. 1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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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오전 일본 고베에 있는 가나디안 아카데미 고등부 작품 전시회에 다녀왔습니다.

학생들 가운데 미술에 관심이 있는 미술부 학생들의 작품이었습니다.

한국 사람인 아이는 세월호를 작품으로 나타냈습니다.

세월호 소식은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일본에도 전해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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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 304개로 태어난 넋

[오마이뉴스박현국 기자]

3일 오전 일본 고베에 있는 가나디안 아카데미 고등부 작품 전시회에 다녀왔습니다. 학생들 가운데 미술에 관심이 있는 미술부 학생들의 작품이었습니다. 기본 주제는 자화상이었습니다. 각자 자신이 생각하는 자화상을 미술 작품으로 나타내는 것이었습니다.

  우리 나라 아이가 자화상으로 만든 세월호 작품입니다. 배 305개를 만들어서 그들의 넋을 나타냈습니다.
ⓒ 박현국
학생 가운데 직접 수채화로 자신의 얼굴을 그리거나 사진으로 나타낸 작품도 있었습니다. 한국 사람인 아이는 세월호를 작품으로 나타냈습니다. 희생된 학생 304명을 작은 종이배 304개로 나타냈습니다.

사람들은 배를 탈 것으로 이용합니다. 물을 건널 때 사용합니다. 그러나 이 배는 살아있는 사람뿐만 아니라 죽은 사람들도 이용했습니다. 전라도 씻김굿에서는 마지막 배송굿에서 죽은 이의 넋을 천으로 나타낸 강을 건너 떠나보냅니다. 씻김굿에서 무당은 넋을 태운 종이배를 들고 노래를 하면서 한 맺힌 넋의 서러움을 씻어서 저승으로 보냅니다.

  학생들의 자화상 작품입니다.
ⓒ 박현국
세월호 소식은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일본에도 전해졌습니다. 전세계적인 소식이었습니다. 세월호 사고는 국내외 구분할 것 없이 충격적인 소식이었습니다. 사고는 사람 사는 곳에서 늘 일어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세월호 사고에서 구할 수 있는 목숨을 더 열심히, 더 적극적으로 구하지 않았습니다.

세월호 사고나 늦장 대응이나 구조 실수가 정치를 잘못해서 그렇다고 합니다. 그 정치는 그나라 사람들의 수준과 굴레에서 벗어날 수 없습니다. 민주주의 국가에서 그 정치인이나 그 정치 지도자는 그 나라 사람들이 선거를 통해서 뽑았기 때문입니다.

  학생의 자화상 작품입니다. 겉으로는 각진 말쑥한 모습이지만 속은 여러가지 것들로 복잡한 속 마음을 나타낸 것인지도 모릅니다.
ⓒ 박현국
미술 작품을 통해서 자화상을 주제로 작품을 만드는 것은 자신을 이해하고, 발견하는데 중요한 출발점입니다. 내가 누구이고, 내가 아는 것은 무엇이 참이고, 어떤 것이 가치가 있고, 아름다울 수 있는가 하는 판단과 생각의 주제가 되기도 합니다.

우리 나라 사람은 세월호를 잊을 수 없습니다. 직접 바닷가에서 세월호를 구할 수 있는 형편이나 처지에 있지 않았지만 그들을 산 채로 내버렸기 때문입니다. 자화상을 준비하면서 떠오른 세월호는 그러한 나 자신과의 만남이었습니다.

세월호를 보면서 사라져간 목숨 하나에 배 하나, 나를 만들어 실어보냅니다. 이렇게 배 304척은 만들어졌습니다. 작품 속의 배 304 척은 사라져간 영혼 304명과 마주합니다. 스스로의 자화상이기도 합니다.

  학생들의 자화상 작품입니다. 자신의 여러 가지 모습을 그리거나 자신의 속 마음을 도자기로 만들어서 나타냈습니다.
ⓒ 박현국
참고 누리집> 가나디안아카데미, http://www.canacad.ac.jp/, 2017.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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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 박현국 기자는 일본 류코쿠(Ryukoku, 龍谷)대학 국제학부에서 주로 한국어를 가르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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