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유석 판사의 일상有感] 82년생 김지영들이 사는 세상
김지영씨를 계속 괴롭히는 짝꿍을 따끔하게 혼내준 초등학교 담임교사는 짝을 바꿔 달라는 요구에 대해서는 남자애들은 원래 좋아하는 여자한테 더 못되게 구는 거라며 웃는다. 머리를 말끔하게 빗어넘긴 할아버지 택시기사님은 원래 첫 손님으로 여자 안 태우는데 면접 가는 것 같아 태워 준 거라고 말한다. 여직원들의 화장실 몰카 사진을 성인 사이트에서 발견하고는 자기들끼리 돌려 본 남자 직원들을 경찰에 신고한 여성에게, 평소 감각도 생각도 젊던 대표는 업계에 알려지면 회사는 어쩌라는 거냐, 가정 있는 남자들 인생을 망쳐야 속이 시원하냐고 타박한다.
예외가 아니라 평균이 어디까지 와 있는지가 사회를 규정한다. 덴마크·노르웨이라고 성범죄가 없겠으며 가정폭력이 없겠는가. 그 사회의 평균과 상식이 앞서 있기에 부러워하는 것이다. 악의 없이 준 상처라는 말은 변명이 못된다. 세상의 죄 대부분은 악의가 아니라 무지에서 비롯된다. 더불어 살려면 타인의 입장을 알 의무가 있다. 옛날에 비하면 훨씬 좋아졌는데 배부른 소리라는 말을 들으면 반문하게 된다. 아니 원시시대보다 훨씬 안락한데 토굴에 살지 집은 왜 구하시나. 예전보다 좋아졌다는 말은 의미가 없다. 우리는 매순간 현재를 산다. 평등을 넘어 역차별 시대라고 소리 높이는 이들에게 권하고 싶은 책이다.
문유석 판사·『미스 함무라비』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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