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MZ' 생태계에 놀라고 이민호에 반하다 [종합]
OSEN 장진리 기자
발행 2017.04.04 00: 03

아름답고 신비한 DMZ의 생태계가 배우 이민호의 목소리를 타고 안방에 전해졌다. 
3일 방송된 MBC 'DMZ, 더 와일드'는 인간이 발길이 닿지 않은 깨끗하고 신비한 DMZ의 생태계가 전파를 타며 시청자들의 관심을 모았다. 프리젠터로 참여하게 된 이민호는 내레이션뿐만 아니라 지난 2015년부터 약 1년 5개월 간의 촬영 기간에 직접 DMZ 촬영에 참여하며 하나부터 열까지 힘을 보탰다. 
'DMZ, 더 와일드'는 반백년이 넘도록 인간의 출입을 허락하지 않은 미지의 세계 DMZ의 야생을 전하는 자연 다큐멘터리로, DMZ에 서식하는 동물들의 독특한 생존 전략과 금단의 땅에 세워진 낙원의 민낯을 공개하는 프로그램이다. 

프리젠터로 나선 이민호는 야외 텐트에서 밤을 지새고, 언 삼각김밥을 먹는 등 갖은 고생에도 환한 웃음을 잃지 않았다. "가장 처음에 든 생각은 '이걸 왜 한다고 했지'라는 것이었다"고 고백한 이민호는 "가장 힘들었던 것은 곳곳에 있는 지뢰 표시"였다고 전쟁의 상처가 여전히 남아있는 DMZ의 상황을 설명했다. 게다가 멧돼지와 기싸움을 벌이는가 하면, 괭이갈매기에게 연이어 머리를 맞는 등 이민호의 수난은 계속됐다. 
섬을 점령한 괭이갈매기들과의 사투는 눈길을 끌었다. 제작진은 '섬주인' 괭이갈매기들에게 배설물을 맞아가며 촬영을 계속했다. 그러나 갈매기들도 외모를 보는 탓인지, 이민호는 단 한번도 배설물을 맞지 않았다. 이민호가 의기양양해질 무렵, 내레이션을 하던 이민호에게 한 마리가 정통으로 배설물을 날리고 가 이민호의 웃음을 자아냈다. 
촬영을 위한 이민호의 고행은 이어졌다. 수염도 제대로 깎지 못하고, 화장실은 근처 바다에서 해결해야만 했다. 자기 전 물로 살짝 얼굴을 씻는 것만 해도 행복한 일상이었다. 이민호는 "DMZ는 한국에서 만난 가장 혹독한 촬영지이자 분단의 상처를 안고 있는 아픔의 땅"이라고 회상했다.  DMZ 촬영을 위해 1000m에 육박하는 산길을 오르내렸고, 1년이 넘게 DMZ를 오가며 혹독한 촬영을 계속했다.
인간의 발길이 닿지 않았다고 해서 DMZ가 그저 낙원인 것만은 아니었다. DMZ의 생태계 내에서도 생존을 위한 동물들의 전쟁이 펼쳐지고 있었다. 이민호는 "지상 낙원인 줄 알았는데 야생의 법칙 속에 살아숨쉬는 또 하나의 전쟁"이라고 DMZ 생태계를 설명했다. DMZ에서는 최상위 포식자는 다름 아닌 멧돼지였다. 멧돼지는 독이 있는 뱀도 산 채로 뜯어먹는 포악한 식성을 자랑했다. 
이민호는 어미를 잃어버린 동물들을 발견하고 안타까워했다. 새끼 고라니들은 금세 이민호를 따랐고, 이민호는 "얘네 너무 착하다"고 귀여워했다. 천연기념물 수달 역시 카메라에 모습을 드러냈다. 지능이 높고, 장난기가 많으며 귀여운 수달은 끈끈한 가족애를 자랑했다. 이민호는 "불과 서울과 1~2시간 떨어진 곳에 이런 자연이 있다는 것이 놀랍고 죄책감도 들었다. 또 한 번 깨달았던 것은 우리는 아직 전시적인 국가라는 것"이라고 밝혔다. /mar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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