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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소연 짜릿한 역전.. ‘호수의 여왕’ 세례

정대균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7.04.03 20:16

수정 2017.04.03 20:16

ANA인스퍼레이션 연장우승.. 톰슨 벌타에 분위기 반전
세계랭킹도 2위로 올라서
'포피 폰드'의 주인공은 유소연(27.메디힐)이었다.

유소연이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시즌 첫 메이저대회 ANA인스퍼레이션 우승을 차지했다. 유소연은 3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랜초미라지의 미션힐스CC 다이나 쇼어 코스(파72.6763야드)에서 열린 ANA인스퍼레이션(총상금 270만 달러) 마지막날 4라운드에서 보기없이 버디만 4개를 골라 잡아 4언더파 68타를 쳤다. 최종합계 14언더파 274타를 기록한 유소연은 렉시 톰슨(미국)과 동타를 이뤄 가진 연장 1차전에서 천금 같은 버디를 잡아 정상에 우뚝 섰다.

시즌 첫승이자 LPGA투어 통산 4승째다. 우승상금 40만5000달러(약 4억5000만원)을 보태 시즌 상금 순위 1위는 물론 평균타수, CME글로브 순위에서 1위를 질주했다.
세계랭킹도 2위로 올라섰다. 개인 역대 최고 순위다. 또한 유소연의 우승으로 올 시즌 LPGA투어 한국군단은 총 7개 대회서 5승을 합작하는 초강세를 이어갔다.

유소연 우승의 가장 큰 조력자는 톰슨이었다. 3타차 단독선두로 마지막 라운드에 임했던 톰슨이 4라운드 도중에 벌타 통보를 받으면서 분위기가 급변했다. 12번홀까지 3타차 단독선두를 달리며 우승을 예약했던 톰슨은 전날 3라운드 17번홀 약 50㎝ 짧은 파퍼트를 남긴 상황에서 공을 마크했다가 다시 놓는 과정에서 실수가 있었다는 TV 시청자 제보에 의해 벌타를 받았다.

볼을 홀 쪽에 가깝게 놨다는 이유로 2벌타, 또 잘못된 스코어 카드를 제출했기 때문에 이에 대한 2벌타 등 총 4벌타가 부가된 것. 이로 인해 잘나가던 톰슨은 주춤했고 유소연은 그 틈을 놓치지 않고 후반에만 2타를 더 줄여 기어이 승부를 연장전으로 끌고가는데 성공했다.

18번홀에서 진행된 연장에서 유소연은 220야드를 남긴 지점에서 날린 두번째 샷이 그린을 살짝 벗어났다. 유소연의 세번째 칩삿은 홀을 살짝 벗어나면서 1.5m 지점에 멈췄다. 절대적으로 유리한 상황에서 톰슨의 버디 퍼트가 홀에 미치지 못하자 유소연은 침착하게 버디 퍼트를 성공시켰다. 그리고 참았던 눈물을 펑펑 쏟아냈다.
그도 그럴 것이 2014년 8월 캐나다 여자오픈 우승 후 32개월만에 맛보는 우승이었기 때문이다. 유소연은 톰슨의 벌타 상황에 대해 "너무나 불행한 상황이라서 미묘한 감정이 들지만 내가 자랑스럽다"며 "톰슨과의 격차가 너무 벌어져 있어 경기 중에도 리더보드를 확인하지 않았다.
단지 골프를 즐기려고 노력했다"고 설명했다.

golf@fnnews.com 정대균 골프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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