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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뱅크, 저신용자도 한자릿수 금리 대출

김종훈 기자
입력 : 
2017-04-03 17:56:36
수정 : 
2017-04-03 20:22: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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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금리시장 판 확 커질듯
◆ 케이뱅크 돌풍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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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최초 인터넷전문은행인 케이뱅크가 출범 일성으로 '중금리 대출 확대'를 강조하며 중금리 신용대출 시장에 출사표를 던졌다. 이에 따라 중신용자(신용 4~7등급)가 대출을 쉽게 받고 이자 부담은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중금리 대출은 중신용자가 7~19%대 금리로 이용할 수 있는 신용 대출상품이다. 케이뱅크가 중금리 대출 시장에 발을 들이면서 지난해 말 기준 1조5000억원 규모였던 중금리 시장 규모는 크게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케이뱅크는 올해 1200억여 원의 중금리 상품을 공급할 예정이다.

심성훈 케이뱅크 행장은 "올해 목표가 여신 4000억원"이라며 "이 중 30% 정도는 중금리 대출로 가져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금융위원회에서 정책성 중금리 대출상품인 사잇돌을 2조원 추가 공급할 예정이라고 밝힌 데다 시장의 자체 중금리 상품 공급 규모 확대까지 고려하면 올해 중금리 대출 시장 규모는 4조원에 육박할 전망이다.

한편 금융위는 향후 3년간 인터넷전문은행을 통해서만 중금리 상품 5000억원을 추가로 공급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케이뱅크는 직접 공급하는 중금리 대출 외에도 눈에 띄게 낮은 금리로 중금리 시장의 고객 유치 경쟁을 촉발하는 '메기' 역할을 톡톡히 하면서 시장 전체 규모를 키울 것으로 기대된다. 케이뱅크가 출시한 중금리 대출상품 슬림K 중금리 대출의 최저 금리는 4.18%로 현재 시장에 나와 있는 중금리 대출상품 중 가장 낮은 수준이다.

심 행장은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신용평가시스템, 통신이나 결제시스템을 결합해 고금리로 고통받는 분에게 보다 저렴하게 대출상품을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다. 실제 케이뱅크 출범과 동시에 중금리 시장 개척에 나섰던 기존 금융사 역시 바짝 긴장하며 대응에 나섰다. 대표적인 곳이 저축은행이다. 시중은행 대출이 어려운 신용 4~7등급 고객 대다수가 중금리 대출을 포함한 저축은행의 대출을 받아왔기 때문이다.

문제는 중금리 대출이라 하더라도 대다수 고객은 저축은행에서 두 자릿수 금리대의 대출을 받아야 했다. 안효조 케이뱅크 사업총괄본부장은 "지금으로 보면 4~7등급 고객의 상당수가 대출 승인 대상이며 대출 금리도 한 자릿수로 가져갈 계획"이라며 저축은행 고객을 흡수하는 데 자신감을 드러냈다.

이에 따라 법정 최고금리 인하 움직임으로 새로운 먹거리가 필요한 저축은행 업계는 공동 대응에도 나섰다. 저축은행 중앙회에서는 올 하반기 저축은행 업권 공동 중금리 상품 출시를 목표로 상품을 개발하고 있다. 자체 중금리 신용대출 상품인 '사이다' 취급을 공격적으로 확대하며 중금리 대출 시장의 성장세를 이끌었던 SBI저축은행은 케이뱅크 출범 당일인 이날 'SBI중금리바빌론'을 새로 출시했다고 밝혔다.

SBI저축은행은 'SBI중금리바빌론'의 최저금리를 5.9%로 책정해 기존 상품인 사이다의 최저금리(6.9%)보다도 낮췄다. 이는 슬림K중금리대출보다 1%포인트 이상 높은 수준이지만 현재 저축은행 중앙회에 공시된 중금리 신용대출 상품 중 가장 낮은 수준이다. SBI저축은행은 한 자릿수 금리대 상품 출시도 예고해 향후 케이뱅크와 저축은행 업권 간 경쟁이 본격화할 전망이다.

케이뱅크에서 올해 계획한 1200억원 이상으로 중금리 대출 규모를 늘릴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다른 금융사와는 차별되는 예·적금 상품의 금리 혜택 등으로 수신이 몰릴 경우 대출 역시 확대할 수밖에 없어서다. 케이뱅크의 듀얼K입출금 통장은 수시입출금식 통장임에도 연 1.2% 금리를 제공한다. 뮤직K정기예금은 현금 대신 월정액 음악감상권을 이자로 제공한다. 2% 후반대 금리로 직장인K신용대출도 취급한다.

[김종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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