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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전직 대통령 구속에 인격모독 일삼는 정치인들의 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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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7-04-03 01:25:33 수정 : 2017-04-03 01:25: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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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급한 언어를 입에 달고 사는 정치인들을 보면 정치개혁은 백년하청인 것 같다. 더불어민주당 안민석 의원은 박근혜 전 대통령 구속영장 실질심사가 진행 중이던 시간에 인터넷 TV와 가진 인터뷰에서 “그분은 변기가 바뀌면 볼일을 못 보잖아요. 구속을 대비해서 서울구치소장이 오늘 빨리 변기 교체를 해놔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같은 당 정청래 전 의원은 영장 발부 뒤 라디오 인터뷰에서 “(신체검사 때) 모든 옷을 탈의해야 된다”면서 “본인이 제일 괴로운 과정이 머리핀 뽑는 거 아닐까”라고 조롱했다.

두 사람의 언행은 자신의 인격을 떨어뜨리는 짓이자 정치 품격을 실추시키는 자해 행위임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전직 대통령 구속은 당파를 떠나 국가적으로 불행하고 가슴 아픈 일이다. 정치권은 대통령의 헌정 유린과 비선실세의 국정 농단에 공동 책임을 져야 한다. 초췌하고 참담한 전직 대통령의 추락을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 제도 개선을 비롯한 다각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할 때다.

탄핵 과정에서 깊어진 사회 갈등은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국민의 상처를 어루만져 화합과 통합을 이루려는 노력이 절실히 요구된다. 여기에 앞장서야 할 정치인들이 되레 분열을 부채질하고 있으니 한심하기 짝이 없다. 박 전 대통령 파면과 구속에 상심한 국민이 적지 않다. 지난 주말에도 탄핵과 구속에 반대하는 태극기 집회가 서울 도심에서 열렸다. 두 전·현직 의원들이 쏟아낸 막말은 이들의 가슴을 후비고 분노를 부채질하는 요인이 되었을 것이다.

정 전 의원은 그동안 숱한 설화를 겪었다. ‘공갈’ 막말 파문 때문에 당직 정직 1년 처분을 받았고 20대 총선 공천에서도 떨어졌다. 안 의원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영장이 기각되자 “사법부에 침을 뱉고 싶다”고 했다. 정치 혐오를 부추기는 막말이 계속되는 것은 정치권의 안이한 인식 탓이다. 막말 정치인은 아예 정치권에 발도 못 붙이게 하는 특단 대책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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