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브이데일리 윤혜영 기자] 설 특집 파일럿 프로그램으로 시작해 MBC 대표 예능프로그램으로 거듭난 '복면가왕'이 4월 2일, 2주년을 맞았다.

2015년 4월 5일 '일밤'의 1부 코너로 첫 방송된 '미스터리 음악쇼 복면가왕'(이하 '복면가왕')은 마스크를 쓰고 무대에 올라 노래 실력을 뽐내는 프로그램이다.

정체를 감춘다는 '복면가왕'의 차별화된 콘셉트는 '나는 가수다'를 만든 MBC의 음악예능 불패 신화를 이으며 소위 '대박'을 쳤다. '복면가왕'은 높은 시청률은 물론이고 다음날까지 포털사이트 검색어를 도배하는가 하면 매주 각종 화제성 지수 통계의 상위권을 휩쓰는 등 압도적인 이슈성을 자랑하고 있다.

특히 '복면가왕'은 아이돌, 래퍼, 기성가수, 배우, 코미디언, 스포츠 선수 등 많은 출연진들이 수많은 반전을 써내며 시청자들에게 재미와 감동을 줬다. 이 가운데 '복면가왕'을 통해 제 2의 전성기를 맞이한 스타들을 모아봤다.


◆ '자체검열 모자이크' EXID 솔지
'복면가왕'의 초반 화제몰이에는 솔지의 힘이 컸다. 솔지는 2015년 2월 18일 방송된 파일럿 당시 '자체검열 모자이크' 가면을 쓰고 무대에 올라 신용재의 '가수가 된 이유', 거미의 '친구라도 될 걸 그랬어' 등을 부르며 뛰어난 가창력을 뽐냈다. MC 김성주는 "데뷔한 지 10년 된 분"이라고 힌트를 줬지만 후배 가수인 B1A4 산들도 "이러한 창법을 들은 적이 없다"고 할 정도로 그의 음색은 신선하기만 했다.

결국 배우 김예원을 꺾고 초대 가왕의 자리에 오른 솔지는 "내가 복면가왕이 될 줄 몰랐다. 정말 감사하다"면서 "오랜 시간동안 노래한 것이 헛된 시간이 아니었다는 생각이 든다"며 눈물을 흘렸다.

솔지는 지난 2006년에 투앤비(2NB)로 데뷔한 후, 다양한 가수의 보컬 트레이너로도 활동한 바 있는 데뷔 10년차 중고신인이다. 그러던 그는 '복면가왕'을 통해 얼굴을 가리고 철저히 가창력 하나만으로 실력을 인정 받으면서 인지도를 확실히 높였다. 본인 역시 "'복면가왕' 출연이 인생의 전환점이 됐다"며 "방송 후 생각보다 후폭풍이 거세서 나도 많이 놀랐다. EXID 활동 전에 불렀던 노래도 많이 찾아서 들어주시더라. 무엇보다도 노래를 들려드릴 수 있는 기회들이 많아져, 가수로서 행복하다"고 전하기도 했다.

이를 바탕으로 솔지는 MBC 음악예능 '듀엣가요제'까지 접수하며 아이돌에 대한 선입견을 손수 걷어냈다. 뿐만 아니라 이후 팀 멤버인 하니가 '복면가왕'에 출연해 가왕전까지 진출하며 EXID가 실력파 걸그룹임을 입증해냈다.


◆ '화생방실 클레오파트라' 김연우
'화생방실 클레오파트라' 가면을 쓴 김연우는 4, 5, 6, 7대 가왕을 차지하면서 '복면가왕'이 초반 자리를 잡는데 1등 공신 역할을 톡톡히 했다.

지난해 5월 17일, 첫 등장한 그는 1라운드부터 '질풍노도 유니콘' 배다해와 '오페라의 유령'으로 역대급 무대를 만들어냈다. 1표차로 극적인 승리를 거둔 이후 김연우는 거침 없었다. 노을의 '만약에 말야', 뱅크의 '가질 수 없는 너', 임재범의 '이 밤이 지나면', 바비킴의 '사랑 그놈' 등 장르를 넘나드는 가창력을 자랑한 그는 이건명, 에일리, 진주, 조장혁, 정은지, 김보아 등 내로라하는 가수들을 모두 꺾으며 그야말로 승승장구했다.

목소리, 점의 위치, 마이크를 잡는 자세 등 '클레오파트라'가 김연우일 것이라는 추측은 처음부터 제기됐다. 이 시기, 포털사이트 검색어에는 김연우라는 이름이 수번 오르는 진풍경이 벌어지기도. 그러나 그의 무대를 더 오래 보기 위해 모두들 암묵적으로 김연우라는 걸 함구할 정도로 그는 매 무대, 시청자들에게 즐거움과 감동을 선사했다.

그렇게 '노래왕 퉁키' 이정에게 패하며 10주만에 얼굴을 공개한 김연우에게는 아낌없는 찬사가 쏟아졌다. 워낙에 뜨거운 화제를 몰고 다녔기에 김연우가 가면을 벗는 순간은 시청률 26.2%(TNmS 수도권 기준)를 기록하며 프로그램 역대 최고의 1분에 등극하기도 했다. 이후에도 그는 '복면가왕' 스페셜 무대를 꾸미는가 하면 여러 방송 프로그램에 출연해 '복면가왕' 후일담을 털어놓으며 '나는 가수다' 이후 유례없는 화제를 모았다.


◆ '우리동네 음악대장' 하현우
'우리 동네 음악대장' 국카스텐 하현우를 빼놓고 '복면가왕'을 논할 순 없다. 지난 2016년 1월 24일, 차지연의 장기집권을 저지하고 반년 만에 남성 가왕의 자리에 앉은 그는 첫 등장부터 시청자들에게 가히 '고막 충격'을 줬다.

묵직한 저음과 그와 대비되는 날카로운 고음 등 넓은 음역대를 바탕으로 '하여가'부터 '백만송이 장미'까지 장르를 넘나든 '우리동네 음악대장'은 경연 때마다 레전드 무대를 만들며 화제를 모았다. 그는 '라젠카, 세이브 어스' 최다 조회수 기록은 물론이고 서태지 등 원곡자의 극찬을 받으며 승승장구, 9연승이란 대업을 세웠다.

그 해 6월 5일, 151일만에 가면을 벗고 정체를 공개한 하현우는 "너무 행복했다. 제가 살아가면서 '이런 행복을 또 느낄 수 있을까' 할 정도로 행복했다"고 소감을 남겼다. 아쉬운 퇴장 뒤 하현우는 국카스텐으로 한 주 더 무대에 올랐다. 그는 국카스텐의 신곡 '펄스(PULSE)'로 오프닝 무대를 꾸미며 현장을 다시 한 번 뜨겁게 달궜다.

이에 힘입어 하현우는 가히 'MBC의 아들'로 거듭났다. 예능 '라디오스타'는 물론이고 '마이 리틀 텔레비전', 라디오 '배철수의 음악캠프'까지 나오는 등 MBC를 한 바퀴 돌며 남다른 화제성을 과시했다. 뿐만 아니라 이후 진행된 국카스텐의 콘서트 역시 매회 매진 행렬을 이어가며 효과를 톡톡히 누렸다.


◆ '과묵한 번개맨' 밀젠코 마티예비치
1990년 세계를 풍미한 명곡 '쉬즈 곤(She's gone)'의 주인공 스틸하트의 밀젠코 마티예비치는 '과묵한 번개맨' 가면을 쓰고 2016년 2월 21, 28일 방송에 모습을 드러냈다.

1라운드에서 라디오헤드(Radiohead)의 '크립(Creep)으로 부활의 10대 보컬 김동명을 꺾은 그는 부활 '비와 당신의 이야기', 임재범 '고해' 등을 부르며 거침없는 록 스피릿을 발산했다. 특히 그는 '복면가왕' 무대에 서기 위해 4개월 간 한글 발음을 연습했다고 밝혔고, 능숙한 한국어로 "사랑해요"라고 말하며 한국에 대한 무한한 애정을 드러내 눈길을 끌었다.

특히 그는 '우리동네 음악대장'이 24대 가왕 자리에 오른 후 '쉬즈 곤' 특별 공연을 펼쳤다. 녹슬지 않은 여전한 고음에 방청객과 연예인 판정단은 모두 기립해 '떼창'을 하며 내한 콘서트를 방불케하는 환호를 보냈다.

'복면가왕'에 외국인이라니. 워낙에 충격적인 반전이었기에 이른바 '밀젠코 효과'는 꽤 오래 지속됐다. 그가 부른 드라마 '화려한 유혹' OST가 재조명 받았고, 그는 SBS 라디오 '김창렬의 올드스쿨', SBS 예능 '불타는 청춘' 등에 출연해 온라인을 뜨겁게 달궜다. 뿐만 아니라 그는 여러 매체들과 인터뷰를 진행하며 향후 한국 활동 계획을 밝혀 큰 화제를 모았다. 실제 그는 드림 콘서트는 물론, 한 대학교의 축제기간에 깜짝 등장하기도 했다. '복면가왕'이 밀젠코 마티예비치의 한국 활동 제 2막을 열어준 셈이다.


◆ '배철수의 복면캠프' 최민용
최민용은 2016년 11월 27일 방송에 등장해 '근황의 아이콘'이라는 수식어를 얻었다. '배철수의 복면캠프'로 등장한 그는 약 10년만에 '복면가왕'으로 활동을 재개했다. 그가 가면을 벗자 연예인 판정단 역시 "전혀 상상을 못했다" "어떻게 섭외했을까" 등을 중얼거리며 놀란 표정을 감추지 못 했다.

최민용은 "나도 10년인지 몰랐다. 그간 여러 가지를 경험하면서 살아왔다"고 근황을 전했다. 이어 그는 "난 부족함이 많은 사람이었다. 배우로서, 사람으로서 뭔가를 채운 다음에 보여주려고 했는데, 시간이 이렇게 흘렀다"면서 "기회가 주어진다면 다시 한 번 열심히 하겠다"며 울컥한 모습을 보였다.

이후 그는 말 그대로 가열찬 열일을 이어가고 있다. MBC '라디오스타'는 물론, KBS2 '해피투게더3', JTBC '냉장고를 부탁해', KBS2 '1대 100', SBS '백종원의 3대천왕', SBS '런닝맨', JTBC '비정상회담' 등 각 방송사의 내로라하는 프로그램에 출연하며 비범하기까지 한 뉴타입 에피소드들을 풀어내고 있다.

뿐만 아니라 최근 장도연과 함께 MBC '우리 결혼했어요'에 가상 부부로 합류한 그는 '옛날 사람'의 모습과 '츤데레' 면모로 독특한 '커플 케미'를 보여주고 있다. 여기에 tvN '시간을 달리는 남자' MC까지 최민용은 '복면가왕' 이후 고정 예능을 두 개나 꿰차며 말 그대로 제 2의 전성기를 누리고 있다.

[티브이데일리 윤혜영 기자 news@tvdaily.co.kr / 사진=MBC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