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수사 조력자 고영태, 검찰 칼끝 못 피해가

구교형 기자 2017. 4. 1. 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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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ㆍ서류 뭉치 들고가 협조했지만
ㆍ각종 의혹 관여 사법처리 주목

박근혜 전 대통령을 구속한 검찰이 지난해 ‘박근혜·최순실 게이트’ 수사 초기 핵심 제보를 한 최순실씨(61·구속 기소)의 측근 고영태씨(41·사진)에게도 칼끝을 겨누고 있다. 고씨는 현재 횡령 등 각종 고소·고발 사건의 피의자로 출국금지를 당해 수사를 받고 있는 상태다.

31일 사정당국에 따르면 지난해 10월27일 검찰 특별수사본부가 설치된 서울중앙지검에 자진 출석한 고씨는 정부 주도로 대기업 출연을 받아 설립한 K스포츠재단 운영에 최씨가 깊숙이 관여한 사실을 입증할 자료를 제출했다. 자신의 카니발 차량에 관련 서류를 실어온 고씨는 처음엔 빈손으로 검사실에 들어섰다. ‘비선 실세’인 최씨를 상대로 검찰이 제대로 수사할 의지가 있는지 가늠한 뒤 자료를 낼 요량이었다. 고씨는 검사와 몇 마디 나눈 뒤에야 수사관과 함께 검찰청사 주차장으로 내려가 자료를 가져왔다.

고씨는 K스포츠재단 출연금을 노리고 최씨가 차명으로 설립한 스포츠컨설팅 업체 ‘더블루K’에서 상무로 근무했다. 이때 고씨는 최씨의 지시로 더블루K 직원들이 만든 각종 문건을 모아뒀다고 한다.

검찰 입장에서 고씨의 조력은 수사에 큰 도움이 됐다. 앞서 검찰이 최씨 측근들에 대한 대대적인 압수수색에 나섰지만 이미 증거를 없애 허탕을 치는 일이 잦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박 전 대통령까지 구속된 마당에 최씨의 국정농단에 관여했던 고씨의 죄를 마냥 덮어주기에는 검찰이 안팎에서 받는 압박이 상당하다. 특히 친박세력은 이번 게이트가 고씨의 ‘기획’이라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고씨 역시 이를 예감한 듯 검찰 수사에 협조하면서도 “저 역시 여러 의혹에 상당 부분 관여해, 사건이 확대되는 것에 두려움도 있다”고 속내를 밝혔다.

<구교형 기자 wassup01@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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