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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필 이 와중에’…경주 지진 공포 속 봄 축제 강행 빈축

등록 2017.03.31 18:3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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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뉴시스】박준 기자 = 31일 오후 1시46분께 경북 경주에 3.3 규모의 지진이 발생해 시민들의 불안감이 확산되고 있다. 해당 지자체인 경주시는 지진과 관련한 안전대책 마련도 없이 봄 축제 행사를 강행해 빈축을 사고있다. 사진은 제1회 경주벚꽃축제 개막식이 열리는 보문수상공연장. 2017.03.31.  june@newsis.com

【경주=뉴시스】박준 기자 = 31일 오후 1시46분께 경북 경주에 3.3 규모의 지진이 발생해 시민들의 불안감이 확산되고 있다. 해당 지자체인 경주시는 지진과 관련한 안전대책 마련도 없이 봄 축제 행사를 강행해 빈축을 사고있다. 사진은 제1회 경주벚꽃축제 개막식이 열리는 보문수상공연장. 2017.03.31.  [email protected]

축제 관람객 대피 불안감 확산…지자체 안전 불감증 여전

【경주=뉴시스】김덕용 박준 기자 = 31일 오후 1시46분께. 제1회 경주벚꽃축제가 열리는 보문관광단지를 찾아 취재를 하는 순간 ‘쿵’하는 소리와 함께 지반이 심하게 요동쳤다.

 누군가가 땅 밑에서 양발을 잡고 흔드는 느낌이었다. 1분이 지난 뒤 국민안전처의 긴급재난 문자가 들어왔다.

 봄 축제를 즐기려던 관광객들과 이 일대에서 가게를 운영하던 시민들은 또 한 번 놀란 가슴을 쓸어내렸다.

 관광객 박동률(60)씨는 “벚꽃축제 행사장을 찾았는데 갑자기 지진이 일어나 불안한 마음뿐”이라고 했다.

 경북 경주시가 지진이 발생한 가운데 재난 관련 안전대책도 없이 수천 명이 몰려드는 봄 축제를 그대로 행해 빈축을 사고 있다.

 경주시는 축제 위기 대응 매뉴얼에 따라 적절한 조치를 했다고 해명했지만, 시민 불안감은 확산하고 있다.  

 지진 전문가들은 경주 여진이 언제 끝날지 예상할 수 없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끝 모를 ‘지진 공포’

 이날 오후 1시46분께 경주시 남남서쪽 7㎞ 지역에서 규모 3.3의 지진이 발생한데 이어 오후 1시53분께도 남남서쪽 6㎞에서 규모 2.5의 지진이 났다.

 28일과 30일에도 경주에선 규모 2.0의 여진이 발생한 바 있다.  

 지난해 9월12일 경주 본진 이후 601차례 여진이 발생해 시민들의 삶을 송두리째 뒤흔들고 있다.  

 ‘대형 지진이 오지 않을까’ 마음 한쪽에 똬리를 튼 ‘여진 포비아(공포증)’는 수그러들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

 황남동 인근 편의점에서 만난 주민 이승기(53)씨는 “이번에는 지난번보다 더 두렵다. 흔들림을 느끼자마자 다들 집 밖으로 나왔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여진이 길게는 1년 넘게 계속될 수도 있다는 견해다.

 김대수 도시건축공간연구소장 “여진 기간은 짧게는 몇주 길게는 여러 달까지 가능하기 때문에 당분간은 여진을 안심하기 어렵다”고 했다.

◇지자체 ‘모르쇠’ 축제 강행  

 끊임없이 여진이 발생하고 있지만 경주시는 지진 발생에 대한 안전대책 마련도 없이 봄 축제 행사를 진행해 물의를 빚고 있다.

 시는 이날부터 다음 달 16일까지 보문관광단지와 경주엑스포 천마광장 등지에서 경주벚꽃축제, 세계꼬치페스티벌 행사를 각각 연다.

 그러나 이날 축제 행사장에는 지진과 관련한 안내 표지판이나 대피 장소 안내 문구는 하나도 없었다.

 안전을 책임져야 할 시 재난안전과장은 오는 6월까지 출장을 떠났다. 부시장도 중국 출장으로 부재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시 관계자는 “이번 여진으로 당장 피해 신고는 들어온 것이 없어 행사는 그대로 진행키로 했다”고 말했다.

 경주지역 시민단체 관계자는 “수천 명이 모인 행사장에 규모 5이상의 지진이 발생하면 피해는 불보듯 뻔하다”면서“위기 관리, 재난 관리에 대한 지방자치단체의 안전 불감증은 여전한 것이 현실”이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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