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물수수 등의 혐의로 구속된 박근혜 전 대통령이 31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검찰청에서 서울구치소로 이송되고 있다. 전직 대통령 구속은 1995년 전두환-노태우 전 대통령 이후 22년 만의 일이다. 2017.3.31/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박근혜 전 대통령이 헌정 사상 초유의 대통령 탄핵에 이어 구속수감에 이르면서 오는 5월 9일 조기 대선정국에 미칠 파장에 이목이 쏠린다. 전직 대통령이자 비극적인 개인사를 지닌 여성에 대한 동정론이 불면서 전통적인 보수층이 결집할 가능성 때문이다. 그러나 이미 박 전 대통령에 대한 국민적 여론이 탄핵은 물론 구속 수사에 대해서도 압도적으로 찬성을 보였던 만큼 새로운 변수가 되지는 못할 것이란 지적이 제기된다. 서울중앙지법이 31일 새벽 박 전 대통령에 대한 구속영장을 발부하자 각 대선후보 캠프들은 여론의 반응과 지지율 변화에 미칠 영향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특히 이날 대선 후보 선출 영남권 순회 경선을 앞두고 있는 더불어민주당 후보들은 그동안 주장해온 정권교체와 적폐청산의 당위성을 주장하되 동정여론으로 인한 역풍 가능성에 신중한 분위기다. '대세론'을 형성하고 있는 문재인 후보의 경우 "법과 원칙에 따른 당연한 결과"라면서도 "아픈 역사가 반복되지 말아야 한다"며 메시지 수위를 조절하는 모습이다. 그러나 문 후보를 비롯해 야당 측에서는 일부 박 전 대통령에 대한 동정 여론으로 보수층 결집 효과가 나타날 수는 있지만 정권교체의 큰 흐름을 바꿀만한 변수로는 볼 수 없다는 입장이다. 오히려 박 전 대통령을 옹호하고 그 과정에서 헌법질서를 파괴하는 언행이 나타날수록 문 후보 등이 주장해온 적폐청산의 정당성을 강조하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보고있다. 또 선명성 경쟁이 부각되면 중도통합을 주장하는 중위권 후보들의 부상이 중단되고 다시 1위 후보인 문 후보로 쏠림 효과가 재현되는 효과도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야권 관계자는 "촛불정국을 거쳐 '문재인 대세론'이 공고해진 것은 박근혜란 거대악을 척결할 구심점이라는 의미 때문"이라며 "친박(친박근혜)이 지속적으로 박근혜를 앞세울수록 문재인에게 불리할 것은 없다"고 말했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 측 역시 박 전 대통령 구속을 큰 변수로 보고 있지 않다. 다만 적폐청산 주장에 쏠렸던 민심이 어느 정도 완화되는 계기가 되면서 안철수 후보가 주장하는 미래 비전에 좀 더 초점이 맞춰질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범여권 주자들은 박 전 대통령의 비극을 지렛대 삼아 지지율 도약을 꾀하려 하고 있다. TK(대구경북) 지역 등 전통적인 보수 지지층을 향한 경쟁을 펼치고 있는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선후보와 유승민 바른정당 대선후보는 앞서 박 전 대통령의 불구속 수사를 주장하면서 TK 민심 잡기에 나서왔다. 홍준표 후보는 특히 박 전 대통령의 구속을 검찰의 '문재인 줄서기'로 몰아세우며 '반(反) 문재인 정서'를 증폭시키기 위한 여론전을 펼쳤다. 유승민 바른정당 후보는 당초 대구를 방문해 박 전 대통령 구속으로 상처받은 대구시민들의 마음을 위로하는 방안을 검토했으나 취소하고 조용한 일정을 보내는 것으로 결정했다. 새누리당 출신 한 여권 관계자는 "오죽 했으면 박 전 대통령이 탄핵 후 청와대를 나설 때 소복을 입을 것이라는 이야기가 돌았겠느냐"며 "고 노무현 전 대통령처럼 죽음이라는 극단적인 결과가 아니고서야 어떤 결과도 대선이든 보수의 미래든 큰 영향을 주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공감 0% 비공감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