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이제 꽃길만" 가족·연인·친구와 함께, 벚꽃축제 어때요

머니투데이

이미호 기자

지난해 '여의도 벚꽃축제' 모습/뉴스1

박근혜 전 대통령이 구속 수감되면서 사실상 '탄핵정국'도 막을 내렸다. 지난 겨울, 촛불을 들고 광장에 나가고 홍수처럼 쏟아지는 뉴스에 정신을 팔다 보니 어느덧 대한민국에 봄이 왔음을 미처 깨닫지 못했다. 꽃망울은 움텄고, 바람은 한결 부드러워졌다. 길고 어두운 터널을 지나, 우리들 마음에도 봄이 찾아왔다. 봄의 전령이 손짓하는 4월의 첫 주말, 가벼운 마음으로 봄꽃 구경에 나서면 어떨까.

◇"한강 끼고 꽃길 산책", 여의도 윤중로 가볼까=서울 영등포구는 내달 1일부터 9일까지 국회 뒤편 여의서로 일대에서 '제13회 영등포 여의도 봄꽃축제'를 연다. 서울 도심에서 가장 많은 벚꽃을 즐길 수 있는 행사다.

1.7km의 꽃길을 따라가다보면 수령 50년 안팎의 왕벚나무 1800여 그루를 감상할 수 있다. 개나리와 철쭉, 조팝나무, 말발도리 등 13종의 봄꽃 8만여 그루가 벚꽃과 함께 조화를 이룬다. 봄빛에 반사돼 반짝거리는 한강 수면을 바라보면 낭만은 배가 된다.

밤에는 야간 조명에 비친 벚꽃도 볼 수 있어, 또 다른 분위기를 느낄 수 있다.

봄꽃과 한강을 배경으로 콘서트와 밴드 공연도 즐길 수 있다. 1일 오후 7시 개막식에는 국악인 감나니, 뮤지컬 배우 윤공주, 가수 배일호 등이 무대에 올라 축제 시작을 알린다.

3일에는 얼씨구 영등포 아리랑, 4일에는 개그맨 박명수의 게릴라 콘서트가 준비돼 있다. 5일과 8일에는 봄꽃음악회, 쇼쇼쇼 모모모쇼, 윙어스 밴드 등의 공연이 열린다.

올해 벚꽃축제의 테마는 '복고'다. 추억의 롤링장, 추억의 만화방·놀이방, 추억의 역전다방, 추억의 교복·한복·웨딩체험 등 시민이 직접 참여해 즐길 수 있는 행사가 많다.

아이를 동반한 아빠 엄마를 위해 유모차와 아기띠, 어린이 자전거도 빌려준다. 모유 수유실과 파우더룸도 운영한다. 외국인 관광객을 위한 영어·중국어·일본어 안내방송과 통역이 지원된다.

스위트 스완 전시예상도/사진=송파구청

◇석촌호수 벚꽃축제, 세계 최고층 불꽃놀이는 '덤'=공교롭게도 올해는 여의도 벚꽃축제와 석촌호수 벚꽃축제 일정과 기간이 겹쳐, 상춘객들의 발길이 어디로 향할지 더욱 주목된다.

송파구청은 롯데물산과 힘을 합쳐 '야심찬' 축제 계획을 내놨다.

1일부터 9일까지 석촌호수 일대에서 진행되는 이번 축제에는 총 1061그루의 왕벚꽃나무를 볼 수 있다. 나무들은 송파구 주민들이 기부형식으로 식재해 더욱 의미가 있다. 또 서호수변무대 인근에 우산조명을 설치, 야간에는 마치 '우산 꽃길'을 걷는 듯한 느낌을 준다.

특히 올해에는 스위트스완(Sweet Swans)과 롯데월드타워 불꽃쇼로 차별화해 상춘객이 더욱 몰릴 것으로 보인다.

축제 첫날인 내달 1일에는 석촌호수에 띄워진 공공예술프로젝트 스위트 스완을 만나볼 수 있다. 러버덕으로 유명한 작가 플로렌타인 호프만의 작품으로, 14~16m 규모의 엄마·아빠 백조와 아기 백조 5점이 상춘객을 반긴다. 특히 엄마 백조와 아빠 백조가 부리를 맞대고 있는 모습을 커다란 하트 형상으로 연출해 낭만적 분위기를 더했다.

롯데월드타워 불꽃쇼 예상도/사진=송파구청

2일 밤 9시 롯데월드타워에서 열리는 불꽃쇼는 절대 놓치면 안 된다. 타워를 중심으로 3만여개의 불꽃이 하늘을 수놓으며 봄의 절정에 와 있음을 실감케 할 예정이다. 불꽃쇼 연출시간은 11분으로 전 세계적으로 손꼽히는 대만 '타이베이 101타워(5분)', 두바이 '부르즈할리파(10분)'의 불꽃쇼보다 길다.

2일 특설무대에서는 케이팝 공연이 펼쳐지고, 8일과 9일 주말에는 씨스타, 장미여관, 볼빨간사춘기, 자이언티, 이하이 등 가수들의 공연이 이어진다. 초속 5센티 미터 등 벚꽃을 소재로 한 영화도 상영되고, 관람객들의 허기를 채워줄 다양한 푸드트럭도 마련된다.

이밖에도 벚꽃캘리그라피, 벚꽃팔찌만들기, 벚꽃페이스페인팅 등 참여 프로그램도 준비돼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