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에서 8세 여자 초등학생을 유괴·살해한 뒤 시신을 훼손해 유기한 10대 소녀 ㄱ양(16)이 ‘해리성 장애’일 가능성이 있다는 의견이 나왔다.

31일 방송된 CBS 표준FM <김현정의 뉴스쇼>에서는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가 출연해 “수사과정 중에 ㄱ양이 ‘기억이 안 난다’고 말한 대목을 (살펴야 한다)”고 말했다.

ㄱ양은 지난 29일 오후 12시 47분쯤 인천 연수구 동춘동의 한 공원에서 초등학교 2학년생인 ㄴ양(8)을 꾀어 유인한 뒤 공원 인근에 있는 자신의 아파트로 데려가 살해하고 훼손한 시신을 유기한 혐의를 받고 있다. ㄱ양은 경찰 조사에서 “내가 살해한 건 맞지만 왜 살해했는지, 어떻게 했는지는 잘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이수정 교수는 “이 친구가 앓고 있는 정신질환의 정확한 증상 같은 것들을 확인해 볼 필요가 있다”며 “성급하게 ‘조현병 전체에 문제가 있다’는 식의 생각은 (자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그는 “기억이 안 나는 증세가 있는 정신질환이 있을 수 있다”며 “예를 들면 해리성 장애, 일명 다중성격이라고 알려져 있는 것들을 (의심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해리성 장애란 평상시에는 통합되어 있는 개인의 기억, 의식, 정체감, 지각기능 등이 붕괴해 와해된 행동을 하는 것을 일컫는다.

이날 방송에서 진행을 맡은 변상욱 대기자는 “강남역 살인사건이 떠오르기도 하는데 그것과 다른 것 같냐”고 질문했다.

이수정 교수는 “그렇다. 조현병 환자들이 저지른 살인사건은 시신을 이렇게 치밀하게 은폐하지 않는다”며 “단순히 정신분열로 판단하고 강제 입원을 시키려고 하는 것은 섣부른 측면이 있다”는 의견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