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닭고기 브라질산 아니에요?"..불안한 주부들

입력 2017. 3. 31. 06: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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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에 초등생 자녀들에게 간식으로 닭꼬치를 많이 사줬던 주부 신모(38·경기 고양시) 씨는 요즘 불안하다.

국내에 유통되는 닭고기 중 닭꼬치나 닭강정같이 뼈가 없는 부위는 최근 '썩은 닭고기' 파문으로 문제가 된 브라질산일 가능성이 크다는 뉴스를 접했기 때문이다.

국내에서 불안감이 커진 것은 2016년 기준 국내에 수입된 닭고기 10만7천399t 중 80%가 넘는 8만8천995t이 브라질산인 것으로 드러났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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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질산 닭고기 10t 국산으로 속여 판 업체 적발로 불안감↑

(서울=연합뉴스) 정열 기자 = 평소에 초등생 자녀들에게 간식으로 닭꼬치를 많이 사줬던 주부 신모(38·경기 고양시) 씨는 요즘 불안하다.

국내에 유통되는 닭고기 중 닭꼬치나 닭강정같이 뼈가 없는 부위는 최근 '썩은 닭고기' 파문으로 문제가 된 브라질산일 가능성이 크다는 뉴스를 접했기 때문이다.

신 씨가 자주 찾던 닭꼬치 포장마차 주인에게 원산지를 물어보자 "국내산"이란 답변이 돌아왔지만 그래도 찜찜한 기분은 가시지 않았다.

신 씨는 "닭꼬치를 파는 포장마차에는 대부분 원산지 표시가 돼있지 않다"며 "브라질산을 국내산이나 다른 외국산이라고 속인다 해도 어찌 알겠느냐"고 반문했다.

또다른 주부 이모(44·서울 종로구) 씨도 브라질산 '썩은 닭고기' 뉴스를 접한 뒤로는 찜찜한 기분을 떨치지 못하고 있다.

자주 배달을 시켜먹던 동네 닭강정 전문점에서 쓰던 닭고기가 다름아닌 브라질산이었기 때문이다.

이 씨는 장을 보고 오는 길에 혹시나 해서 단골 닭강정집 메뉴를 창 너머로 들여다봤더니 원래 '브라질산'으로 표기돼있던 원산지 표시가 '태국산'으로 바뀌어 있었다.

이 씨는 "실제로 원재료를 태국산으로 바꾼 것인지, 브라질산을 태국산으로 속여파는지 어떻게 알겠느냐"며 "당분간 치킨은 못 사 먹을 것 같다"고 말했다.

주부들이 이처럼 불안감을 표시하는 것은 실제로 원산지를 속여파는 경우가 종종 있기 때문이다.

서울시 특별사법경찰은 지난해 말부터 최근까지 닭고기 등 축산물 취급 업소에 대한 긴급 점검을 벌여 불법 행위 업체 19곳을 적발, 업주 등 18명을 형사입건하고 15개 업체를 관할 관청에 행정처분 의뢰했다고 30일 밝혔다.

이중 A업체는 1년 9개월 동안 10.9t이 넘는 브라질산 닭고기를 12개 업체에 국내산이라고 속여 판매한 것으로 드러났다.

유통기한이 지난 닭고기를 보관하다 적발되거나 유통기한을 임의로 연장해 표시한 뒤 음식점에 판매한 업체도 있었다.

하지만 정부는 일단 국내에 수입, 유통된 브라질산 닭고기 중에는 이른바 '썩은 닭고기'는 없다는 입장이다.

브라질 연방경찰 수사 결과, BRF 등 30여개 대형 육가공업체들이 운영하는 21개 작업장에서 부패한 고기 냄새를 없애려고 사용 금지된 화학물질을 쓰고 유통기한을 위조하는 등 위생 규정을 어겼으며 이중 상당량을 외국에 수출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에서 불안감이 커진 것은 2016년 기준 국내에 수입된 닭고기 10만7천399t 중 80%가 넘는 8만8천995t이 브라질산인 것으로 드러났기 때문이다.

또 수입된 브라질산 닭고기 중 절반 가까운 4만2천500t이 문제가 된 BRF 제품인 것으로 확인됐다.

정부는 브라질산 '썩은 닭고기' 파문이 보도되자 지난 20일 일시적으로 BRF 닭고기에 대해 유통중단 조치를 취했다가 주브라질 한국대사관을 통해 국내에는 '썩은 닭고기'가 수입되지 않았다는 사실을 확인한 뒤 하루 만에 이를 해제했다.

BRF가 운영하는 닭고기 가공공장이 여러 곳이 있는데, 그중 브라질 연방경찰에 적발된 1개 공장에서 생산한 제품은 한국으로 수출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그러나 정부가 현지 조사를 통해 정확한 사실관계를 파악하기도 전에 주브라질 한국대사관에 전해온 브라질 정부의 장담만 믿고 하루 만에 유통제한 조치를 해제한 것은 성급한 처신이었다는 지적도 나온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중간 상인이나 요식업자들이 주요 축산물의 원산지를 속이는 일이 비일비재하기 때문에 소비자들이 믿지 못하는 것 아니겠느냐"며 "문제가 된 닭고기는 수입되지 않았다지만 소비자들의 불안 심리를 완전히 잠재우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passi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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