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문환의 평사리日記]길일(吉日)
입력 2017. 3. 31. 06:30
길일(吉日)
아침부터 양가의 안주인들이 부산을 떤다
마음먹은 김에 오늘 당장 해 치우자고 한다
더 오래두면 독립심이 없어지고 의지만 한다고
약조를 단단히 하는 것을 훔쳐들었다
바깥 양반네들은 안중에도 없어보였다
요즘 세상이 다 그런 걸, 하고 치부해 버렸다
나는 가마꾼이 되어 꽃수레를 끌었다
샤스타데이지와 수선화가 류씨 집안에서 시집왔고
양귀비는 조씨 집안에서 류씨 집안으로 시집갔다
겹사돈이 맺어진 날이다
그날 오후에는 태령씨 집에서 황금달맞이꽃이 시집왔다
안주인들끼리 결정하고 거사를 치러냈다
새 식구를 맞이한 날 저녁, 여자들끼리 소란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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