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뭘 해도 경력 30년 문재인' 누가 만들었을까

백지수 기자 입력 2017. 3. 31. 05:51 수정 2017. 4. 4. 17: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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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300][런치리포트-대선 후보를 만드는 사람들]①예비 영부인·수행원·사진가·스타일리스트..후보 곁 일등공신들

[머니투데이 백지수 기자] [[the300][런치리포트-대선 후보를 만드는 사람들]①예비 영부인·수행원·사진가·스타일리스트…후보 곁 일등공신들]

그래픽=이승현 디자이너


#온라인상에서 문재인 더불어민주당(민주당) 후보의 별명은 '뭘 해도 경력 30년'이다. 비슷한 별명으로 '코스프레왕'이 있다. 소방서를 방문하면 소방관 복장으로, 군대에 가면 군복 차림으로, 공장을 찾으면 작업복 점퍼 차림으로 나타나는데 그 복장이 30년쯤은 일한 것처럼 잘 어울린다는 뜻이다. 지난 1일 3·1절엔 서울 서대문구 독립문 앞에서 검은 두루마기 차림에 손 태극기를 들고 나타나 누리꾼들로부터 '독립운동만 30년 한 투사 같다' '역대급 코스프레'란 반응도 얻었다. '경력 30년' 별명을 있게 한 일등 공신은 문 후보 뒤에서 창의력을 뽐내며 그를 보좌하는 '더문캠' 일원들이다.

대선후보는 혼자 만들어지지 않는다. 어찌 보면 유권자의 지지를 이끌어내기 위해 캠프가 만들어내는 종합상품이기도 하다. 후보 곁에서 그를 지켜봐온 예비 영부인, 하루 종일 후보와 동행하는 수행원, 후보 모습을 사진과 영상으로 기록하는 사진가와 영상감독, 후보를 보다 말쑥하게 보이도록 돕는 스타일리스트 등 수많은 사람이 대선후보를 돕는다.

◇후보와 가장 가까운 지지자 '예비 퍼스트레이디'
=미래의 '퍼스트레이디'는 후보보다 더 바쁘다. 공식석상이나 언론에는 자주 드러나지 않지만 배우자들이 가지 못하는 곳을 누빈다. 안철수 후보의 부인 김미경 서울대 교수는 아예 '제1호 지지자'로 나섰다. 그는 지난 19일 안 후보의 출마선언 자리에서 '설희 아빠' 공개 지지 선언으로 힘을 실었다. 김 교수는 이뿐 아니라 강의가 없는 날에는 매번 전국 각지 곳곳을 돌며 당원 및 일반 시민들과 만난다.

문 후보의 부인 김정숙씨는 지난 추석 이후 1주일에 한 번꼴로 호남을 내려갔다. 바쁜 문 후보를 대신해 지난해 총선 때 '반문'(反文) 정서가 있었던 이 지역 민심을 달래기 위해 인구 20~30명인 섬까지 들어가 하루종일 주민들과 만났다. 문 후보가 호남 경선에서 압승한 지난 27일에도 문 후보를 대신해 하루 종일 전화기 앞에 앉아 일일이 지역민들에게 감사 전화를 돌렸다고 한다.

이재명 민주당 후보의 부인 김혜경씨도 지역을 찾아다니는 활동파다. 피아노를 전공한 김씨는 각 지역의 문화활동가들을 주로 만나러 다닌다. 복지를 강조하는 이 후보의 전략에 맞게 지역 협동조합이나 사회적 기업, 노인복지센터 등을 찾아다니기도 한다.

안희정 민주당 후보의 부인 민주원씨는 주로 봉사활동을 다닌다. 그는 세월호 유가족 봉사 등을 통해 안 후보를 돕는다. 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의 부인 이순삼씨도 미용·목욕 음식 봉사활동 등을 통해 홍 후보를 알린다. 유승민 바른정당 후보의 부인 오선혜씨는 거의 언론과 접촉하지 않는데 유 후보 본인이 가족들 이야기가 언론에 노출되는 것을 극도로 자제하고 있어서다.

◇캠프의 핵심, 수행원과 메시지팀=후보 옆엔 캠프의 핵심 인사들이 따라 붙는다. 유세 현장마다 후보를 따라다니는 수행원들은 그 중에도 가장 옆에 있지만 그림자에 가려져 묵묵히 일하는 사람들이다. 대부분 후보와 몇 년씩 함께 일해 후보의 의중을 잘 아는 사람들이 수행원을 맡곤 한다.

유 후보를 수행하는 변승호 비서는 유 후보가 최고위원 선거를 할 때인 2011년 지역 사무실에서 일하면서 인연을 맺었다. 그는 "수행하면서 가장 중요한 것은 현장에서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 미리 다 알고 있어야 하는 것"이라며 "행사 시간표를 외우고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안철수 후보 같은 경우는 팀을 꾸려 다닌다. 3명의 선행팀이 현장에 먼저 가서 상황과 동선을 파악하면 안 후보와 같은 차를 탄 3명의 수행팀이 뒤이어 현장에 도착하는 식이다.

수행만큼 후보와 손발이 잘 맞아야 하는 인물이 현장에서 후보가 말할 내용을 고민하고 다듬는 메시지팀, 연설 담당자들이다. 이들은 후보가 하고 싶은 메시지, 정책 등을 가장 후보 의중에 가깝게 담아 매우 간결한 문장으로 작성해야 하는 임무를 맡고 있다. 이 때문에 이 역시 후보들과 인연이 깊은 보좌관들이 주로 담당한다. 이 후보의 연설문을 담당하는 김행준 비서관은 성남시 공무원 출신으로 캠프 메시지팀장을 맡고 있다. 문 후보의 연설문을 작성하는 시인 출신 신동호 '더문캠' 메시지팀장도 문 후보가 당 대표를 하던 시절부터 함께한 인물이다.

◇후보 모습 다듬고 기록하는 스타일리스트·사진·영상팀=각 캠프에는 이들처럼 후보를 직접 보좌하는 인물들만 있는 것이 아니다. 후보를 전담해 후보의 외면을 깔끔하게 만들고 후보의 일거수일투족을 기록하는 인물들도 함께하고 있다. 대부분의 캠프에는 일단 대선 레이스의 기록자인 사진·영상 담당자들이 참여한다. 문재인·안희정·안철수·유승민 후보에게는 전속 사진가가 붙어서 따라다니며 현장사진을 찍고 사진 기반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인 인스타그램 등도 운영한다. 수없이 많은 사진이 모여 하나의 데이터베이스가 되는 만큼 책을 내 자신의 필모그래피를 만들어가는 작가도 있다. 안철수 후보 '국민캠프'의 방영문 작가도 최근 지난 3년간의 안 후보 모습을 담은 사진집 '안철수의 얼굴'을 펴냈다.

문 후보 같은 경우는 영상 촬영감독도 그의 모습을 카메라에 담고 있다. 문 후보가 지난 24일 출마선언을 그동안의 현장 영상을 엮어 편집한 SNS 영상을 통해 할 수 있었던 것도 그 덕분이다.

영상에 담길 후보들의 모습을 다듬는 스타일리스트를 두는 후보도 있다. 유승민 후보가 대표적이다. 뷰티숍 '헤세드뷰티' 유애란 대표는 지난달부터 유 후보의 헤어·메이크업·의상을 손봐주고 있다. 다만 대부분 전문 스타일리스트의 도움을 받기보다 캠프 내 여성 인사들이 센스를 발휘하거나 후보가 알아서 하는 경우가 많다. 이 후보는 캠프 대변인이자 여성의원인 제윤경 의원이 자신을 돕는 이여진 보좌관(여)과 함께 의논해 이 후보의 코디역할을 자처하고 있다. 이들은 직접 셔츠를 사와 이 후보에게 입히거나 바지통을 줄이자는 조언을 한다. 다만 메이크업은 전적으로 방송사 분장실에 의존하고 있다. 지난 17일 민주당 종편 토론회에서 이 후보의 눈썹이 '짝짝이'였던 이유가 여기에 있다.

문 후보는 지난 대선 당시 캠프 내 외신 대변인을 맡았던 신지연 미국 변호사가 현재는 주로 의상 쪽 조언을 주는 스타일리스트 역할만 맡고 있다. 다만 문 후보의 '코스프레'는 캠프 내 일정기획팀에서 각 일정의 콘셉트에 맞게 의상을 찾아 문 후보에게 입히는 것으로 확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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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지수 기자 100jsb@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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