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막특집] '나만 잘하면 우리팀 다 돼' 10개 구단 키플레이어

윤세호 2017. 3. 31. 0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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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1일 인천 SK행복드림구장에서 2017 프로야구 시범경기 SK 와이번스와 두산베어스의 경기가 열렸다. 두산 투수 이현승이 9회 역투하고 있다. 문학 | 최승섭기자 thunder@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윤세호기자] 야구에는 늘 수많은 변수가 잠재되어 있다. 기대 이상의 활약을 펼치는 선수가 있는가 하면, 기대 이하의 성적을 내는 선수도 나온다. 이 때문에 아무리 열심히 각 팀의 전력을 분석해도 100% 정확한 예상을 내놓기는 힘들다. 그래도 가정은 할 수 있다. 주요 포인트에 자리한 선수들이 자신의 역할을 100% 수행한 팀은 목표를 달성한다. 2017 KBO리그 개막을 하루 앞두고 10구단의 운명을 결정할 키플레이어들을 꼽아 봤다.

◇두산 이현승, 흔들리지 않는 굳건함
선수 구성 자체가 공수주 3박자를 완벽히 갖춘 두산은 마무리가 전력의 화룡점정을 찍어야만 한다. 타선이 폭발하는 날에는 등판할 일이 없지만 시즌을 치르다보면 경기 막판까지 1~2점차 박빙승부를 치러야 할 때가 많다. 크고 작은 통증을 가진 이현승의 역할이 부각될 수밖에 없다. 2015년부터 마무리로 자리 잡은 이현승은 지난 두 시즌 동안 104.1이닝을 던지며 4승 5패 43세이브를 따냈다. 2015시즌 후 프리미어 12, 2017시즌 직전 월드베이스볼클래식 등 국가대표로도 활약해 휴식할 틈 없이 강행군을 이어왔다. 이용찬 홍상삼 등 ‘예비역’들이 가세해 부담을 덜어줄 것으로 기대를 모으지만, 결국 마지막 순간을 지켜내는 것은 이현승의 몫이다. 지난해 발목과 허리, 팔꿈치 등에 지속적으로 통증이 찾아왔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현승의 건강이 두산의 가장 큰 아킬레스가 될 수 있다. 이현승이 흔들리지 않는 굳건함을 유지한다면 약점을 찾을 수 없는 게 두산의 전력이다.

◇NC 구창모, 마산의 새로운 신데렐라맨
구창모의 지난 시즌은 단순한 예고편이었을지도 모른다. 그만큼 시범경기서 빼어난 투구를 펼쳤다. 시범경기 3경기에서 14이닝 1승 1패 방어율 1.93으로 단숨에 선발진 한 자리를 꿰찼다. 140km 중반대 빠른 공과 타자들의 타이밍을 완벽히 빼앗는 커브가 절묘한 조화를 이뤘다. 슬라이더도 예리하게 꺾이며 나이에 비해 완성도 높은 투구를 펼쳤다. 만 20세 선발투수가 이 정도로 차분하게 공을 던지는 경우는 최근 한국 프로야구에서 없었다. 지난해 겁 없는 신예였다면 올해에는 NC의 미래를 책임질 선발투수로 올라서려 한다. 구창모가 정규시즌에도 시범경기의 상승세를 이어 간다면, NC는 리그 최강 마운드를 구축할 수 있다. 제프 맨쉽과 에릭 해커가 외인 원투펀치를 이루고 구창모는 이재학과 토종 원투펀치를 형성한다. 불펜진은 어느 팀과 비교해도 우위에 있다. 선발진까지 완성하면 두산을 넘어 리그 최강 마운드로 올라설 수 있다.

◇넥센 서건창, 오 캡틴! 마이 캡틴!
서건창의 기량에는 물음표가 붙지 않는다. 리그에서 가장 정교한 좌타자이자 안정된 2수루로서 올 시즌에도 맹활약을 펼칠 전망이다. 처음으로 태극마크를 달고 출전한 국제대회인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서도 서건창은 빛났다. 시범경기 에서도 타율 0.429로 뜨거운 방망이를 과시했다. 부상 같은 변수만 없으면 다시 200안타 시즌을 바라볼 수 있다. 하지만 서건창의 역할은 그라운드 안에서만 국한되지 않는다. 주장 2년차를 맞이하는 올 시즌 주장 완장의 무게가 더 무거워졌다. 선수단을 대표해 장정석 신임 감독을 비롯해 새 얼굴로 가득한 코칭스태프의 가교 역할을 해야 한다. 어느 팀이나 144경기 장기 레이스 중 세 번의 위기는 맞이한다. 넥센 코칭스태프가 경험이 적다는 점을 고려하면 위기탈출 능력에는 물음표가 붙는다. 서건창은 위기 때마다 주장으로서 팀 전체의 중심을 잡아야 한다. 서건창은 “언제나 그렇지만 말보다는 행동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감독님 코치님들은 물론 우리 선수들 모두 히어로즈의 야구가 무엇인지 잘 알고 있다”고 자신감을 전했다.

◇LG 임찬규, 어메이징4의 마침표?
LG는 화끈한 공격력보다는 안정적인 마운드가 돋보이는 팀이다. 특히 올 시즌엔 ‘어메이징4’로 불릴 정도로 강력한 선발진을 구축했다. 데이비드 허프, 헨리 소사, 류제국, 차우찬 등 네 명의 선발 투수는 좌우 균형은 물론 기교파와 파이어볼러가 완벽하게 조화를 이뤘다. 불펜진까지 단단히 뒤를 받치고 있기 때문에 이 정도의 마운드 구성이면 충분히 4강권에 진입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결국 5선발이 열쇠다. 4강권에 머무느냐 아니면 더 높은 곳으로 올라가느냐는 5선발의 활약여부에 달려 있다. 5선발로 낙점 받은 임찬규는 시범경기에서 세 차례 마운드에 올라 9.1이닝 동안 4실점해 방어율 3.86을 기록했다. 마지막 등판이었던 지난 24일 SK전에서 1회 갑작스런 제구 난조를 보이며 한동민에게 3점홈런을 허용했지만 두 번째 등판까지는 5이닝을 퍼펙트로 막으며 기대를 부풀렸다. 몸집을 90㎏대로 불리면서 공에 부쩍 힘이 붙었다. 긍정적인 마인드에 자신감도 하늘을 찌른다.

◇KIA 한승혁, 시즌 끝까지 ‘파이어볼러’
KIA는 강력한 타선과 선발진으로 대권 후보로 평가받는다. 프리에이전트(FA)로 가세한 최형우 덕분에 KIA 타선은 피해갈 수 없는 강타선으로 변모했다. 공격력이 아무리 좋아도 투수들이 난타당하면 이길 수 없다. 강력한 선발진이 매경기 완투를 할 수는 없어 불펜의 중요성이 부각될 수밖에 없는 전력이다. 상대적으로 기동력이 떨어지는 타선을 고려하면 경기 후반 한 점차 승부에 강점을 보여야 한다. 마무리 임창용이 불혹을 넘겼다는 점을 고려하면 그 앞에 등판할 ‘프라이머리 셋업’의 역할이 시즌 성적 전체를 좌우한다고 봐도 무방하다. 이 때문에 시범경기에서 안정된 제구로 인상적인 모습을 보인 한승혁의 역할이 중요하다. 3월에 이미 시속 157㎞짜리 강속구를 포수 미트에 꽂아넣어 ‘한슝쾅’(한승혁의 공이 슝 날아가 미트에 쾅 꽂힌다)으로 불린 한승혁이 시즌 끝까지 안정된 제구를 보인다면 더 할 나위 없이 완벽한 시즌을 치를 수 있다.

◇SK 윤희상, 김광현 그늘 지울까?
2014년 부상으로 7경기 밖에 등판하지 못했던 윤희상은 지난 시즌 재기에 성공했다. 5승9패, 방어율 5.88로 수치상 기록은 만족스럽지 않지만 건강하게 한 시즌을 소화하며 선발로테이션을 지켰다. 122.2이닝을 던지며 2013년(151.1이닝) 이후 모처럼 세자릿수 투구 이닝을 기록했다. 김광현의 뒤를 받치는 역할을 했기에 부담도 적었다. 하지만 올해는 다르다. 부상으로 빠진 김광현을 대신 해줄 수 있는 에이스의 역할이 그에게 주어졌다. 윤희상이 4,5선발투수들의 앞에서 끌어줘야 한다. 책임감이 커졌다. 부담은 커졌지만 건강하게 스프링캠프를 보내며 시즌을 온전히 준비한 윤희상은 자신감에 차있다. 이번 시범경기 2경기에서도 8이닝 동안 2점만 내주며 방어율 2.25를 기록했다. 만약 2014년처럼 윤희상이 부상이나 부진으로 선발로테이션을 지키지 못하면 SK에 닥칠 위기는 가늠할 수 없을 정도다. SK로서는 생각하기도 싫은 최악의 시나리오다.

◇한화 외국인 듀오, 팀 운명은 이들에게!
한화의 약점을 꼽자면 끝이 없다. 수비도 불안하고, 선수들 전체가 노쇠화에 접어들어 부상위험에 노출돼 있다. 공격력은 업다운이 있을 수밖에 없어 투수력을 바탕으로 시즌을 치러야 포스트시즌 진출을 노릴 수 있다. 마운드 운용의 키를 쥐고 있는 선수는 단연 외국인 듀오다. 현역 메이저리거 출신인 알렉시 오간도와 카를로스 비야누에바가 부상없이 30차례 이상 선발등판해야 시즌을 원활하게 치를 수 있다. 오간도는 160㎞짜리 강속구에 폭포수처럼 떨어지는 체인지업이 강점이다. 비야누에바는 스트라이크존 구석구석을 찌르는 예리한 제구에 두 가지 유형의 커브로 타이밍을 빼앗는 투수다. 이들 둘이 20~25승 가량 책임지면 한화의 시즌 성적도 크게 올라갈 수 있다. 다만 두 투수 모두 최근 선발경험이 없다는 점은 위협요소다. 체력이 일찍 떨어져 전력에서 이탈할 가능성도 결코 배제할 수 없다. ‘벌떼마운드’로 유명한 김성근 감독은 “선발진에서 두 명의 외국인 선수가 중심을 잡아줘야 국내 선수들이 살아갈 수 있다”고 강조했다.

◇롯데 박세웅, 10승 재도전
박세웅은 22살의 어린 나이에 팀의 3선발중책을 맡게될 전망이다. 지난해 풀타임 선발로테이션을 처음 소화하며 27경기에 등판해 7승12패, 방어율 5.76을 기록했다. 묵직한 직구를 바탕으로 한 힘있는 투구를 펼쳤다. 하지만 승승장구하던 전반기에 비해 후반기 주춤하며 10승 달성에 실패했다. 체력과 구위 저하가 원인으로 지목됐다. 첫 경험을 통해 부족한 점을 파악한 박세웅은 비시즌과 스프링캠프 동안 보완에 힘썼다. 웨이트 트레이닝을 통해 체력을 다졌고, 김원형 코치를 만나 커브의 날카로움도 더했다. 박세웅은 올해 시범경기 2경기에서 7.1이닝 3실점으로 방어율 3.68을 기록하며 준수한 성적을 기록했다. 지난해 박세웅의 시범경기 성적은 3경기 등판 2패, 방어율 6.55에 불과했다. 시즌 출발부터 달라진 모습을 보이고 있는 박세웅이 10승을 달성하면 롯데의 가을잔치 가능성도 높일 수 있다.

◇삼성 김상수, 넘버원 유격수 재등극
삼성은 대체로 팀의 최고참급 선수들이 주장을 맡아왔는데 올시즌엔 변화를 택했다. 김한수 감독은 아직 27살에 불과한 김상수에게 주장 완장을 채웠다. 10개 구단 가운데서도 최연소 주장이다. 김상수는 입단 첫 해부터 팀 수비의 핵인 유격수 자리를 꿰찼지만 어느 순간부터 더 발전하지 못하고 정체됐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그에게 주장의 중책이 맡겨진데는 올시즌엔 스스로 그 껍질을 깨고 나와 동료들 앞에 새로운 바람을 일으켜달라는 의미다. 할 일도 많다. 구자욱이 외야로 나가고 이승엽이 1루를 맡고 이원석과 강한울이 보강되는 등 삼성 내야진의 구성이 확 바뀌었다. 김상수가 내야수비의 중심을 단단히 잡아야 한다. 장타력이 부족해 기동력으로 승부를 걸어야 하는 팀 사정상 김상수가 ‘발야구’의 중심축이 되야 한다. 김 감독은 김상수를 박해민과 함께 리드오프로 활용할 작정이다. 김상수가 공격과 수비는 물론 더그아웃 분위기까지 모두 업그레이드 시켜야 삼성 타선에 숨통이 터진다.

◇ kt 심우준, 핫코너 새 주인
kt는 외야에 비해 내야진의 선수층이 얇다. 그중에서도 가장 취약한 포지션이 3루다. 지난 2년 동안 3루를 지켰던 앤디 마르테가 떠나면서 커다란 공백이 생겼다. 김진욱 감독은 3루를 메우기 위해 프리에이전트(FA) 영입 등 여러가지 대책을 고민했고 마무리캠프와 스프링캠프를 거치면서 다양한 실험을 거듭했다. 지금으로서는 차세대 유격수로 평가받는 심우준이 가장 유력한 대안이다. 당초 김 감독은 심우준을 유격수 박기혁의 백업요원으로 활용하고 3루에는 정현과 김사연을 경쟁시킬 생각이었다. 정현은 수비에서, 김사연은 공격쪽에서 활용도가 높았다. 그런데 심우준이 시범경기때 수비는 물론 공격에서도 눈부신 활약을 펼치며 정현과 김사연을 압도했다. 유격수는 물론 3루에서도 그물망 수비를 펼쳤을 뿐만 아니라 타율 0.382의 맹타를 휘둘렀다. 2루타 2개와 3루타 2개를 터뜨렸는데 3루타는 모두 빠른 발로 만들어낸 것이었다. 심우준의 활약이 시즌까지 이어진다면 kt의 라인업은 한층 화려해질 수 있다.
bng7@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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