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조희연 교육감, 박원순 시장의 분별 잃은 처신

2017. 3. 31. 0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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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이 지난 27일 법외(法外)노조인 전교조 소속 교사의 노조 전임 근무를 허용하면서 "촛불 시민혁명의 정신을 수용하는 차원에서 (법외노조 처분을) 재검토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광화문 촛불 집회에 나온 다종다양한 집단 중에는 법외노조를 강요당한 전교조와 5만 명 교사 조합원의 분노가 있었고, 그 분노가 대통령 탄핵의 거대 물결을 만들어냈다"고도 했다.

촛불 집회는 최순실 국정 농단에 대한 국민적 항의였다. 그 인파 속에 전교조·민노총 같은 단체 사람들이 가담했다고 해서 시민들이 그들에게 동조했다는 것은 억지다. 촛불 집회 일부 참가자들은 황교안 대통령직무대행의 모형 인형을 세워놓고 이마에 빨간 글씨로 '구속'이라고 쓴 종잇장을 붙여놓았다. 통진당을 복권시키고 원자력을 포기하라는 주장도 있었다. 조 교육감 논리대로라면 황 직무대행도 구속시키고 헌재의 통진당 해산 결정도 무효화하고 원전도 없애야 한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지난 26일 페이스북에 '촛불 민심'을 거론하면서 "민주당이 정권을 교체하고 민주 정부를 성공적으로 이끌어갈 능력이 있음을 국민에게 자랑스럽게 보여줘야 할 때"라고 썼다. 이 글은 30분 만에 삭제됐다. 서울시장이 이렇게 노골적으로 선거운동을 해도 되나. 법의식이란 찾아볼 수 없다. 박 시장은 작년 12월 세월호 잠수함 충돌설이 TV에 방영된 다음 날 트위터에 "오랜 인고의 시간 속에 찾은 진실에 우리는 답해야 한다"고 썼다. 세월호가 잠수함과 충돌해 침몰했다면 잠수함도 침몰했거나 그에 준할 정도로 부서질 수밖에 없다. 해군 장병과 가족들을 포함한 수많은 사람이 그 사실을 알 수밖에 없다. 그것이 완벽하게 숨겨질 수 있다고 믿는다면 도저히 정상적 판단 능력을 가졌다고 볼 수 없다. 그런 사람이 지금 서울시장이다. 그는 세월호가 인양돼 잠수함 충돌설이 허구(虛構)로 드러났는데도 아무 말이 없다.

박 시장이나 조 교육감 같은 사람들은 정치에 빠져서 사리 분별을 잃은 것은 아닌가. 중책을 맡아 국민 세금을 쓰는 사람들이라면 한 번쯤 자신의 모습을 되돌아보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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