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사물인터넷 기능 강화…가전 등과 연계, 외연 확대 의지 보여
삼성전자가 갤럭시S8을 통해 스마트폰을 중심으로 가전까지 아우르는 ‘삼성 생태계’ 조성에 적극 나서고 있다.
미국 뉴욕에서 29일(현지시간) 열린 갤럭시S8 언팩 행사를 보면 제품의 스펙이나 수치로 드러나는 기술 개선 외에도, 소비자 경험을 이전과 다른 수준으로 올려놓겠다는 삼성의 의지가 뚜렷하게 나타난다. 그동안 하드웨어 제조사로서의 입지를 다져온 삼성전자가 인공지능(AI) ‘빅스비’가 탑재된 갤럭시S8을 기점으로 자체적인 생태계를 어떻게 만들어나갈지도 관전포인트가 될 전망이다.
갤럭시S8 출고가는 90만원 초중반대, S8플러스는 90만원 중후반대로 책정될 것으로 알려졌다.
30일 삼성전자의 갤럭시S8 언팩 등을 평가해 보면, 삼성전자는 스마트폰을 중심으로 사용자 경험을 확대하는 데 주력했다. 베일을 벗은 음성인식 인공지능 빅스비는 기존의 음성비서와 비교해 명령 처리 과정이 단순화됐고, 직접 연락처에 저장된 인물을 찾아 전송까지 할 수 있다는 점이 눈에 띄었다.
언팩 행사에서도 “이 지도를 캡처해서 신디에게 보내줘”라고 명령하자, 스스로 연락처를 검색해 메시지를 전송하는 모습이 시연됐다. 현재는 전화, 문자메시지, 설정 등 기본 애플리케이션에만 빅스비가 지원되는데, 삼성전자는 “에어컨이나 TV 등 삼성 기기 전반으로 빅스비의 연결 범위를 확장할 예정”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렇게 되면 삼성전자 가전을 사용하는 모든 소비자의 사용 패턴 등이 빅데이터로 쌓이게 돼 맞춤형 서비스가 가능해진다.
갤럭시S8에 처음 탑재된 ‘삼성 커넥트’도 같은 맥락에서 개발됐다. 당장 사물인터넷(IoT)과 연동되는 ‘삼성 커넥트’는 스마트폰에서 냉장고, 세탁기, 청소기 등 다양한 가전을 제어할 수 있는 기능이다. 스마트폰으로 거실온도를 바꾸거나 침실 TV를 켤 수도 있는 식이다.
갤럭시S8과 함께 선보인 ‘덱스’도 스마트폰의 외연을 확장하는 기기로 주목받고 있다. 덱스는 갤럭시S8을 PC처럼 사용할 수 있게 하는데, 스마트폰을 꽂기만 하면 폰 화면을 그대로 데스크톱 PC나 TV 모니터로 옮겨 게임 또는 동영상 시청을 하거나 문서 작업을 할 수 있다. 업계에서는 일부 시장에서 갤럭시S8과 S8플러스 구매자에게 삼성전자가 덱스 등 주변 기기를 사은품으로 제공할 것이라는 예상도 나오고 있다.
이로 미뤄보면 삼성이 사물인터넷과 인공지능 가전 시대에 맞춰 소비자 경험을 한데 아우르는 생태계 구축에 적극 나서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케이프투자증권 고의영 연구원은 “스마트폰 업체들 사이에서 사양의 간극이 축소되는 상황에서 빅스비는 사양 이상으로 소비자에게 효용을 줄 수 있는 차별점으로 작용할 것”이라며 “그동안 모바일부터 가전까지 다양한 기기를 보유하고 있음에도 이를 하나로 묶어 소비자를 잡아놓을 수 있는 플랫폼이 부재했지만 향후 빅스비는 삼성 커넥트와 함께 삼성전자의 다양한 기기를 아우르며 서비스 생태계를 조성하는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