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규직 '434만원' VS 비정규직 '157만원'..격차 사상최대(종합)

박태진 2017. 3. 30. 1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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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용부 1월 사업체노동력 조사 결과 발표
임금 높은 정규직 설상여금 지급으로 전년비 15.6% 올라
상여금 지급대상서 제외된 비정규직 4.7% 인상 그쳐
대기업 18.7%↑ 680만원, 중견·중소기업 14.7%↑ 348만원
"최저임금제 분야절 적용..원·하청 구조 개선해야"

[이데일리 박태진 기자] 정규직과 비정규직 근로자간 급여 편차가 사상 최대로 벌어졌다. 지난 1월 정규직 근로자의 월평균 임금은 434만원대로, 임시·일용직 근로자의 임금 157만원 보다 3배 가까이 많았다. 상대적으로 급여수준이 높은 정규직은 설이 끼면서 설상여금을 지급받으면서 임금 상승률이 16%에 육박한 반면 비정규직은 4%대에 그치면서 격차가 확대됐다. 노동시장 양극화 해소에 총력을 기울여온 정부의 노력이 무색한 결과다.



◇ 정규직에만 설상여금 지급…임금격차 더 벌어져

고용노동부가 30일 발표한 ‘2월 사업체노동력조사’에 따르면 지난 1월 5인 이상 사업체의 전체근로자 1인당 월평균 임금총액은 411만 8000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5.6%(55만 4000원)올랐다.

정규직은 433만 7000원으로 전년 동월 대비 15.8%(59만 1000원) 올랐다. 비정규직은 정규직의 36.3%에 불과한 157만 3000원으로 전년대비 4.7%(7만원) 오르는데 그쳤다.

이에 따라 상용직과 임시·일용직 간 임금 차이는 276만 4000원으로 작년 동기의 224만 4000원 대비 23.2% 상승하며 2008년 통계 집계를 시작한 이래 역대 최대 격차를 기록했다. 기존의 역대 최대 격차를 기록한 작년 12월(266만 7000원)보다 더 벌어진 것이다.

이처럼 상용직과 임시·일용직 근로자의 1월 월평균 임금 격차가 확대된 것은 설상여금이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전체 근로자들의 월평균 임금은 전년 대비 2~5%대 상승세를 유지해왔다.

지난 1월은 정액급여는 294만 7000원으로 전년 동월 대비 2.7% 상승했으나 상여금이 포함된 특별급여는 전년 대비 76% 상승한 117만 7000원이 지급되면서 정규직과 비정규직간 임금격차가 확대됐다.

설상여금을 지급하는 회사들은 대부분 정규직과 비정규직간에 차등을 두거나 아예 비정규직은 지급대상에서 제외한다.

고용부 관계자는 “대개 설은 2월에 많이 끼지만 올해는 1월 말로 정해지다보니 회사들이 상여금을 해당 달에 지급하면서 상용직과 임시·일용직의 월평균 임금소득 차이가 났다”면서 “하지만 2월부터는 기저효과가 사라지면서 평년 수준의 임금 상승률을 기록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1월 설이 끼면서 설 상여급 지급 영향으로 정규직 근로자의 월평균 임금은 434만원대로 늘어나 임시·일용직 근로자의 임금 157만원 보다 3배 가까이 많았다. 지난해 6월 경기지역 학교비정규직 노동자들이 경기도 수원시 장안구 경기도교육청 앞에서 비정규직 차별 철폐 등을 요구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대-중소기업간 임금격차도 더 벌어져

대기업과 중견·중소기업의 임금 격차도 더 커졌다. 대기업이 중견·중소기업의 두배 가까이 됐다. 대기업은 인상 전 임금 자체가 중견·중소기업보다 더 많은 상태에서 인상폭마저 더 커 격차를 크게 벌렸다.

지난 1월 상용 5~300인 미만 사업체의 근로자 1인당 월평균 임금총액은 348만 5000원으로 전년 동월 대비 14.7%(44만 8000원) 증가했지만 상용 300인 이상의 임금은 679만 9000원으로 전년 대비 18.7%(107만 2000원)으로 늘었다.

권혁 부산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대기업과 중소기업은 규모의 차이가 있지만 직무에선 큰 차이가 없기 때문에 최저임금제 하한선을 업종별로 적용하면 격차를 줄일 수 있다. 또 1차부터 많게는 4차까지 이르는 다단계 원·하청 구조는 해당 업체 근로자의 인건비를 착취하는 주원인이 되는 만큼 반복적인 원·하청 산업구조를 단순화하는 방안도 강구해 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산업별로 임금총액이 많은 업종은 금융·보험업(682만 9000원), 전기·가스·증기 및 수도사업(615만 7000만원) 순이었다. 적은 업종은 숙박·음식점업(214만 4000원), 사업시설관리·사업지원 서비스업(224만 4000원) 등이다.

물가수준을 반영한 실질임금은 402만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13.3%(47만원) 늘었다. 지난해 10월 323만 6000원에서 11월 315만 3000원으로 줄어든 후 12월 389만 5000원에 이어 계속 늘고 있다.

전문가는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임금격차를 줄이기 위해선 최저임금제 분야별 적용과 원·하청 구조를 개선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전체근로자 1인당 월평균 근로시간은 166.2시간을 기록해 전년 동월 대비 2.6시간 감소했다. 이중 상용직은 170.6시간, 임시·일용직은 115.2시간을 일했다.

지난달 기준 사업체 종사자는 1667만 2000명으로 1년 전보다 2.3%(37만명) 늘었다. 이중 상용직은 2.8%(38만 8000명) 늘어난 반면 임시·일용직은 0.1%(-2000명), 기타종사자는 1.7%(-1만 6000명) 각각 줄었다.

지난달 중 입직자 수는 76만 3000명으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19.7%(12만 5000명), 이직자 수는 76만 4000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16.5%(10만 8000명) 각각 증가했다.

박태진 (tjpark@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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