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털' 대한항공과 '몰빵' 현대캐피탈..챔프전서 뒤바뀐 승부수

김은진 기자 mulderous@kyunghyang.com 2017. 3. 30. 1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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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기원 대한항공 감독과 최태웅 현대캐피탈 감독

대한항공이 ‘토털배구’의 옷을 입었다. 현대캐피탈은 ‘몰빵배구’로 승부한다. 대한항공과 현대캐피탈이 기존의 ‘팀 컬러’를 서로 맞바꾼 채 챔피언전을 치르고 있다.

대한항공은 지난 29일 천안 유관순체육관에서 열린 2016~2017 프로배구 V리그 챔피언결정전 3차전에서 현대캐피탈을 3-1로 눌렀다. 1차전 승리 뒤 2차전 패배에 이어 다시 승리, 2승1패를 기록하며 5전3선승제 챔피언결정전 우승에 1승만 남겨뒀다.

대한항공은 외국인선수와 토종 공격수 김학민이 공격을 주도하는 팀이다. 삼성화재만큼 극단적이지는 않지만 공격수 2명의 비중이 매우 크다. 그러나 국가대표급 레프트를 4명이나 보유한 대한항공은 올 시즌 박기원 감독 체제에서 이 장점을 극대화시키기 위해 선수 교체를 자주했다. 단기전인 챔프전에서 더 부각되고 있는 이 ‘승부수’는 3차전에서 빛을 냈다. 1세트를 내주고도 2~4세트를 따내면서 이날 등록된 모든 선수를 투입했다. 베테랑 세터 한선수는 이상적인 분배와 안정적인 토스로 공격루트를 다양화했다. 초반 부진하던 김학민은 마지막 4세트 4득점을 올려 해결사 역할을 했고, 정지석은 고비 때마다 문성민의 공격을 차단하며 5득점, 신영수는 승부처인 3세트에서 결정적인 서브 에이스 2개를 터뜨려 역전을 이끌었다. 진상헌-최석기로 시작된 센터진도 2세트 최석기 대신 진성태가, 후반에는 김철홍이 들어가 정신없이 현대캐피탈을 몰아붙였다. 선수 전원이 뛰는 ‘토털배구’로 승리했다.

원래 ‘토털배구’는 현대캐피탈의 가장 큰 특징이다. 리베로를 제외한 모두가 공격에 가담해 스피드를 강화한 배구로, 최태웅 감독 체제 이후 현대캐피탈이 강팀으로 다시 올라선 원동력이었다.

그러나 이번 챔피언결정전에서 현대캐피탈은 반대로 토종공격수 문성민에게 공을 몰아주는 ‘몰빵 배구’로 승부하고 있다. 1차전에서 부진했던 문성민은 2차전에서 36득점, 3차전에서는 30득점을 올렸다. 문성민의 공격점유율은 2차전 4세트에서 84.6%까지 올라갔고 3차전에서도 2세트에서 59.4%를 기록했다. 공격을 거의 혼자 맡은 셈이다.

현대캐피탈은 선수 한 명에게 의존하는 전술을 거의 쓰지 않지만 단기전에서는 달라야 할 때도 있다. 선수층이 두터운 대한항공에 맞서 현대캐피탈은 외국인 선수급 능력을 가진 문성민을 적극 활용하고 있다. 2차전에서는 성공을 거뒀지만 3차전에서는 후반에 가로막히면서 실패했다. 최태웅 감독은 “4차전에서는 레프트 조합에 변화를 줄 생각”이라며 약간의 전술 변화를 예고했다. 하지만 문성민의 컨디션이 나쁘지 않은 한 ‘문성민 중심’의 기본 틀은 바뀌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양 팀은 4월1일 천안 유관순체육관에서 4차전을 벌인다.

<김은진 기자 mulderou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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