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20.told] '독일산 GK', 최민수를 기대하는 이유

정재은 입력 2017. 3. 30. 12:01 수정 2017. 3. 30. 2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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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포투=정재은]

U20 대표팀에 낯선 얼굴이 등장했다. 신태용 감독의 부름을 받고 아디다스 U-20 4개국 대회를 치르러 독일에서 날아왔다. 독일인 아버지, 한국인 어머니를 둔 복수국적자다. 소속팀은 VFB 슈투트가르트 U17 팀이다. 독일 U17 대표팀 소집 경력도 있다. 그의 이름은 최민수, 독일에선 케빈 하르(Kevin Harr)로 불린다.

독일에서 자라난 골키퍼라니! 등장만으로 기대감을 불러일으키는 존재다. <포포투>가 그의 면면을 뜯어봤다.

# 1. 독일에서 성장한 골키퍼

분데스리가는 물론이고 리그앙, 프리메라리가 등 세계 곳곳에 독일 골키퍼가 있다. 로만 뷔어키(도르트문트), 베른트 레노(레버쿠젠), 마누엘 노이어(바이에른 뮌헨), 케빈 트랍(파리 생제르맹), 테어 슈테겐(바르셀로나)등 모두 정상급이다. ‘믿고 쓰는 독일산 골키퍼’라는 이미지가 만들어진 이유다.

최민수를 향한 기대감도 그 연장선이다. 2011년부터 약 4년 동안 독일 6부리그 란데스리가(Landesliga)의 VFL 나골트에서 유스 생활을 했다. 그리고 2015년, VFB 슈투트가르트 유스팀으로 입단했다. U16, U17 팀을 단계별로 거치며 훈련을 받고 있다.

최민수는 독일에서 훌륭한 골키퍼가 많이 배출되는 이유를 “트레이닝”이라 꼽았다. “골키퍼 트레이너가 정말 좋다. 독일이 한국보다 골키퍼가 훨씬 훌륭하다고 말하긴 힘들지만, 매년 좋은 골키퍼가 나오고 있다. U17 골키퍼 트레이너, U18 골키퍼 트레이너가 다 따로 있다. 훈련 환경도 물론 좋다고 생각한다.”

훈련 과정에도 차이점이 있다. “워밍업하는 방식도 다르고, 매 세션 (훈련하는 내용이)다르다. 훈련 속도도 다르다. 독일은 골키퍼 훈련 속도가 항상 빠르다. 또, 내가 공을 놓쳐도 전혀 개의치 않는다. 계속 훈련을 통해 (발전)하면 되니까.”

#2. 2000년생이 U20팀이라니

최민수는 2000년에 태어났다. 지난해 소집된 U17 대표팀의 평균 나이보다도 어리다. 그런 그가 U20 대표팀에 있다. 하지만 최민수는 어색하지 않다. 지난해 이미 ‘월반’을 경험했다. U19 팀으로 올라가 호펜하임 U19 팀과 맞붙었다. 당시 경기에 투입되진 않았지만 벤치에 앉아 ‘형님’들의 경기를 지켜보는 건 그에게 큰 도움이 됐다.

한국 U20 대표팀에서 “좋은 경험을 쌓고 즐기다 갈 것”이라는 당찬 모습은 나이를 잊게 한다. 선수들과도 스스럼없이 어울린다. “축구선수로서 한국을 온 건 처음”이라는 그는 “여기 왔을 때 동료들이 내게 먼저 다가오고 대화하려고 했다. 내게 잘 대해준다. 정말 좋다”고 말했다.

최민수는 자신의 장점을 “체격”이라 말했다. 185cm의 그는 1, 2년 나이 많은 ‘형들’ 사이에 있어도 위화감이 없다. 여기에서 비롯한 작은 일화도 있다. 보통 팀 내 막내는 궂은일을 도맡아 한다. 파주 트레이닝센터에서 훈련이 끝난 후 윤종규가 훈련용 물품들을 챙기며 “서울에서도 훈련 끝나면 이러고 있어요. 막내의 삶…”이라며 장난스레 말하기도 했다. 하지만 최민수는 예외다. 대한축구협회 관계자는 “키도 크고 멋있게 생겼지 않나. 애들이 시키려다가도 뒤돌아서더라”라며 웃었다.

# 3. 필드 플레이어를 경험했다

최민수는 열 살 때 축구를 시작했다. 트레이너 아버지 밑에서 축구를 배웠다. 당시 그는 필드 플레이어로 뛰었다. 짧은 시간이었지만, 그는 이게 자신만이 가진 “차별점”이라고 말했다. “축구 기량을 많이 쌓을 수 있었다. 골키퍼로서도 많은 도움이 됐다.”

그래서 “발밑 기술”이 강점이다. 발을 이용해 공을 다루는 능력이다. 발 밑 기술이 좋은 골키퍼는 대표적으로 마누엘 노이어가 있다. 공격 시 라인을 높게 가져가는 바이에른 뮌헨에서 그는 ‘최종 수비수’ 역할을 한다. 하프 라인 부근까지 올라가 드리블하는 모습도 종종 보인다.

최민수의 훈련에서도 비슷한 모습이 보였다. 일대일 훈련, 공이 오자 최민수는 박스 근처로 미리 나가 공을 잡았다. 지켜보던 한 코치는 엄지손가락을 치켜들었다. 김해운 골키퍼 코치는 “움직이며 나가는 반응이 좋다”고 그를 평가했다. 대한축구협회 관계자는 “기본적으로 라인을 높게 가져가더라”라며 그를 지켜본 소견을 더했다. 11대 11 게임에서 그 모습이 나왔다. 공이 상대 진영에 있을 때 하프라인 부근까지 나와 흐름을 살폈다.

공격 축구를 선호하는 신태용 감독에 어울린다. 공격의 흐름이 끊기거나 속도가 떨어지지 않도록 도울 수 있다. 그는 준비됐다고 말한다. 독일에 돌아가 “여기에서 플레이하기 위해 한국어를 배울 것”이라는 계획도 갖고 있다. 최민수의 합류로 더 다채로워질 U20 대표팀을 기대한다.

사진=FAphoto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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