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렉시트 이후 엇갈린 희비..영국 경제·기업에 어떤 변화?

2017. 3. 30. 1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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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가 16%↑파운드화 16%↓..물가 들썩이지만 2% 성장 넘봐
英수출기업들 수익 호전..골드만삭스 등 IB들 脫런던 채비

(서울=연합뉴스) 문정식 기자 =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가 미친 효과가 점차 뚜렷해지고 있다.

당초의 우려와는 달리 긍정적인 경제 뉴스가 나오는가 하면 부정적인 경제 지표도 발표되고 있어 찬반으로 엇갈린 진영에서는 이를 놓고 수시로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30일 뉴욕타임스가 브렉시트가 결정된 직후와 현재 상황을 비교한 결과는 다음과 같다.

◇ 주식시장 견조

런던 증시의 벤치마크인 FTSE 100 지수는 브렉시트 투표 당일인 지난해 6월 23일보다 16% 가량 오른 상태다.

부동산 투자 의존도가 큰 뮤추얼 펀드들이 패닉을 우려해 투자자들의 환매를 중단시킨 사태도 있었지만 증시 자체는 우려했던 것과는 반대로 견조한 모습을 보이고 있는 셈이다.

FTSE 100 지수가 투표 당일의 수준을 상당히 웃돌 수 있는 것은 해외사업 비중이 높은 기업들이 많이 편입된 것과 무관치 않은 것으로 풀이된다. 파운드화 가치 하락이 이들 기업의 수익과 제품 경쟁력을 오히려 끌어올렸기 때문이다.

파운드화 가치는 투표 당일 1.47달러였던 것이 이달 28일 현재 1.24달러로 16% 하락했다.

◇ 인수ㆍ합병(M&A) 기류에 변화

파운드화 가치의 급락은 기업들의 인수ㆍ합병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파운드와 가치는 일부 영국 기업들을일단 매력적인 투자 대상으로 만들었다.

일본 소프트뱅크가 영국의 반도체 설계회사인 ARM을 인수했는가 하면 중국의 완다 그룹이 영국의 영화관 체인을 사들였고 카타르 항공사는 영국항공의 모기업에 대한 출자 지분을 확대했다.

하지만 세계 최대의 맥주회사인 안호이저 부시 인베브는 경쟁사인 사브밀러에 제시한 인수 금액을 높여야 했고 런던 증권거래소를 인수한 도이체 뵈르제는 주주들의 승인을 얻기 위해 인수 조건을 변경해야만 했다.

◇ 물가 상승 우려 커져…파운드화 약세에 수입물가↑

일반 영국인들은 파운드화 가치 하락으로 수입물가가 상승하자 인플레이션 바람이 불 것을 걱정하기 시작했다.

영국의 소비재 대기업인 유니레버는 한 슈퍼마켓 체인와 가격 문제로 갈등을 일으키자 제품 공급을 중단할 것을 위협하기도 했다.

애플과 마이크로소프트가 영국에서 판매하는 제품의 가격도 크게 올랐다.

◇ 경제 지표는 호전…올해 2% 성장 넘본다

영국 중앙은행은 브렉시트 이후 기준 금리를 322년 역사상 가장 낮은 수준까지 끌어내렸다. 하지만 영국 경제성장률은 호전돼 올해는 최고 2%까지 올라갈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일부에서는 경제 지표가 개선된 것은 아직 영국이 유럽연합을 이탈하지 않은 상태이기 때문이며 최악의 상황은 아직 오지 않았다고 주장한다.

주요 신용평가사들은 브렉시트 협상의 결과가 만족스럽지 못하면 영국의 국가 신용등급을 하향 조정할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 기업 수익 엇갈려…GM 울고 다이슨 웃고

브렉시트 이전에는 다양한 업종에서 기업들의 수익이 악화될 것이라는 우려가 압도적이었다. 하지만 현재 상황을 보면 반드시 그렇지만도 않다.

도이체 텔레콤은 브렉시트로 지난해 수익이 급락해 이에 따른 충당금을 설정했다. 제너럴 모터스(GM)는 올해 브렉시트와 관련된 손실이 3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하지만 고가 진공청소기를 생산하는 다이슨은 향후 전망을 "지극히 낙관적으로 본다"는 입장이다. 이 회사는 이미 실적 발표를 통해 수익이 급증했음을 알렸다.

이밖에도 럭셔리 자동차, 주류를 포함해 해외 매출 비중이 큰 기업들은 수출 경쟁력 상승 덕분에 수익이 호전되고 있다고 밝히고 있다. 페이팔에 따르면 영세 사업자들의 국제 판매도 늘어나는 추세다.

◇ 외국인 동향도 엇박자

골드만삭스와 모건스탠리 같은 대형 투자은행들은 향후 수년간에 걸쳐 업무를 유럽연합으로 이전시킬 계획이라고 밝히고 있어 시티(런던의 금융중심가)의 위상이 떨어질 것을 격정하는 목소리도 높다.

하지만 일본 닛산 자동차는 선덜랜드에 신규 자동차 공장을 건설키로 했고 도요타 자동차도 버너스턴의 공장증설을 약속하고 있다.

미국의 웰스파고은행은 런던의 빌딩을 매수했고 도이체방크는 런던 사무소를 25년간 임차하는 계약에 서명할 예정이다. 프랑스의 크레디 아그리콜도 기존 건물의 임차기간을 연장했다.

스냅챗의 모기업은 런던에 국제사업본부를 구축했다. 구글은 런던 본부를 건설하고 있으며 애플도 이를 뒤따를 예정이다.

프랑스의 전력회사인 EDF는 영국에 원자력발전소를 건설하는 사업을 예정대로 추진키로 결정했다. 중국의 지리 자동차는 런던 택시회사를 위한 신규 공장을 건설하는데 3억5천만 달러를 투자해 런던의 명물인 블랙캡의 전기차 버전을 선보일 예정이다.

카타르는 영국의 교통과 부동산, 기술 업종에 60억 달러 이상을 투자할 계획이라고 밝히고 있다.

jsm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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