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親朴과 싸웠던 나는.. 박前대통령 불구속 말할 자격 있다"

황대진 기자 입력 2017. 3. 30. 03:09 수정 2017. 3. 30. 1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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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승민 바른정당 대선후보 인터뷰]
- 능력 있는 대통령 되겠다
"사람 잘 쓰면 된다? 이젠 안 통해.. 지도자 스스로가 판단력 있어야"
- 선거연대·단일화, 원점서 고려
"국민의당 다수가 대북관 불확실.. 지금 안철수에 매달릴 필요 없다"
- '나는 왜 정치를 하는가?' 곧 출간
"정치하면서 책을 쓴 건 처음.. 가슴에 묻어뒀던 얘기들 담았다"

유승민 바른정당 대통령 후보는 29일 "대한민국이 당면한 문제를 해결하는 능력 있는 대통령이 되겠다"고 말했다. 유 후보는 이날 국회 의원회관 사무실에서 본지와 인터뷰하며 "우리나라가 처한 위기를 극복할 해법을 찾기 위해 고민해온 것이 내 인생"이라며 이렇게 말했다. 선거 연대와 관련해선 "가능성은 열려 있지만 원점에서 고려하는 상황"이라고 했다. 유 후보는 "이번 대선에서 '개혁적 보수'를 기치로 정면 대결을 벌이겠다"며 "대선 결과와 상관없이 나 혼자라도 바른정당을 끝까지 지킬 것"이라고 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바른정당 대통령 후보가 된 소감은.

"담담하다. 5월 9일까지 시간이 문제인데 국민에게 유승민이 어떤 사람인지 알리는 게 과제다. 낡고 부패한 보수가 아니라 헌법적 가치를 지키고 공정한 사회를 만드는 새로운 보수에 국민이 많이 동의해줬으면 좋겠다."

―아직 지지율이 낮다.

"답답한 부분이다. 박근혜 전 대통령과 자유한국당이 쳐놓은 '배신'이란 올가미를 덮어썼다. 그러나 이제는 정면 대결할 수밖에 없다. 대구에 가서도 '이게 무슨 배신이냐. 대통령과 한국당이 국민을 배신한 게 아니냐' 하는 얘기를 하려고 한다."

―비민주당 진영의 선거 연대가 가능한가.

"그런 국민적 요구가 있는 걸 안다. 그래서 가능성은 열어놓고 있다. 그러나 단일화는 원칙과 명분이 있어야 한다. 방식은 DJP식보다는 그냥 둘이 만나 합의하는 노무현·정몽준식 연대가 더 가능성이 있다. 자리 나눠먹기식 공동 정부 약속 같은 건 할 생각이 없다."

―예컨대 한국당 홍준표 후보와 단일화할 수 있나.

"한국당과 단일화하는 건 (친박) 인적 청산과 박근혜 정부 단절이 분명해야 한다. 또 상대 후보가 대통령이 돼도 좋다고 내가 인정할 수 있어야 한다. 홍 후보가 나 대신 대통령이 돼도 좋으냐는 건데, 내가 승복할 수 있을까? 자신이 없다. 불법 정치자금으로 재판받는 사람을 보수의 대표로 내세울 수 있나."

―국민의당과는 어떤가?

"국민의당은 사드 반대가 당론이고, 박지원 대표는 대북 송금 사건에 연루됐다. 의원 다수가 대북관이 불확실하다. 안철수 후보도 단일화에 별 관심이 없어 보인다. 지금 거기에 매달릴 필요가 없는 것 같다."

―그럼 바른정당은 대선 후에도 존재하나.

"당연하다. 한국당은 사라질 보수이고 우리는 새로 시작하는 보수이기 때문에 돌아갈 가능성은 제로다. 지방선거나 총선을 위해 한국당에 돌아가는 것 아니냐는 말도 있지만 나한테는 있을 수 없는 일이다."

―바른정당은 돈이 없어서 유 후보가 선거를 끝까지 못 뛸 거란 이야기도 나온다.

"사실 돈이 없다. 쓸 수 있는 만큼만 쓸 생각이다. 아마 우리가 역대 선거 중 가장 깨끗한 캠페인을 할 것이다."

―어떤 대통령이 되고 싶은가.

"지금 우리나라는 경제·안보 위기에 저출산·저성장·양극화 등 수많은 문제를 안고 있다. 이런 문제를 계속 고민해왔고 문제를 해결할 능력이 있다고 생각한다. 다른 후보들은 한 인간으로는 괜찮을지 모르지만 문제 해결 능력은 부족하다고 본다. 사람을 잘 쓰면 된다는 말은 이제 안 통한다. 지도자 스스로가 최소한의 판단력이 있어야 한다."

―정부 조직 개편은 생각해둔 게 있나.

"대기업 중심의 산자부와 별도로 창업중소기업부를 신설할 생각이다. 통상은 외교부 쪽으로 다시 가져오는 게 옳다. 과학기술 분야 컨트롤타워도 손볼 필요가 있다. 청와대는 최소화해서 대통령 옆에 배석하고 챙기는 정도만 남길 것이다."

―대통령이 되면 어느 나라를 먼저 갈 건가.

"트럼프 대통령이 오든 우리가 가든 미국이다. 외교·안보의 기초는 한·미 동맹이다. 기초부터 튼튼히 다져야 한다. 중국 관계도 한·미 동맹과 함수 관계다. 중국에 대한 미국의 입장과 한국의 입장이 같이 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사드 배치와 위안부 문제 해법은.

"사드는 하루빨리 배치해서 기정사실화해야 한다. 그래야 중국의 경제 보복 시간이 줄어든다. 교역이라는 게 쌍방향이라 중국도 지금 손해를 보고 있다. 위안부 협의는 일본에 시간을 주고 재협상을 요구하고 그래도 안 되면 파기할 수밖에 없다."

―대북 정책 기조는.

"중국과 러시아 등 주변 국가를 충분히 동원해서 유엔 결의안 이상의 제재를 가해 북한을 고립시켜야 한다. 북한과 공식 대화는 우리가 힘의 우위를 가진 상황에서 시작할 수 있다. 북핵 문제는 한·미·중 3자가 압박을 해서 김정은이 핵을 고집할 거냐 아니면 체제 생존을 위해 핵을 포기할 거냐를 선택하도록 해야 한다."

―박 전 대통령 불구속 수사를 주장했다.

"광장이 촛불과 태극기로 나뉜 상황에서 국민 통합 차원에서 그런 생각을 했다. 아직도 박 전 대통령 치맛자락 붙잡고 있는 사람들이 그런 얘길 하면 우습겠지만 나는 그런 말을 할 자격이 있다. 하지만 검찰과 법원의 결정을 100% 존중한다."

유 후보 책상 위에는 '나는 왜 정치를 하는가?'라는 제목의 책 원고가 놓여 있었다. 유 후보는 "정치하면서 책을 쓴 건 처음"이라며 "자서전까지는 아니고 내가 왜 이런 행동을 해왔나 하는 것들을, 가슴에 묻어뒀던 얘기들을 썼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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