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국면 뛰어든 홍석현.. '文과 다른 길' 마음 굳힌 듯

최경운 기자 입력 2017. 3. 30. 03:09 수정 2017. 3. 30. 09: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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洪 "하향식 적폐청산은 안된다", 지인들 "文집권을 걱정하더라"
정치권 "정치참여, 현실로 확인".. 어제 개인 홈페이지도 열어

홍석현 전 중앙일보·JTBC 회장이 29일 오전 김종인 전 민주당 대표, 정운찬 전 총리와 회동하자 정치권에선 "홍 전 회장의 정치 참여가 현실로 확인됐다"는 평가가 나왔다. 특히 이날 세 사람이 '통합 연대'를 논의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각 당 관계자들은 "홍 전 회장이 '반(反)문재인 연대'에 참여하는 쪽으로 마음을 굳힌 것 같다"고 했다. 홍 전 회장은 이 같은 시선을 의식한 듯 이날 회동 뒤 두 사람과 함께 나오지 않고 비상계단을 통해 따로 이동했다.

홍 전 회장의 정치 참여 가능성은 작년 말부터 거론됐다. 지난해 9월 한 전직 언론인이 홍 전 회장의 대선 도전 가능성을 분석한 책을 펴낸 데 이어 홍 전 회장이 그해 12월 에세이집을 내면서 "정치 참여를 생각하는 것 같다"는 말이 돌았다.

홍 전 회장도 최근 들어 정치 참여를 예고하는 듯한 발언들을 내놨다. 지난달 9일에는 원불교 재단 강연을 통해 대선 출마를 선언할 것이란 말이 돌아 기자들이 현장을 찾았지만 당시에는 "낭설"이라며 부인했다. 그러나 그는 지난 18일 회장직 사퇴 직전 직원들에게 보낸 이메일에서는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해 작은 힘이라도 보태기로 결심했다"고 했다. 다음 날 중앙선데이 인터뷰에선 '대선 출마에 대한 확실한 입장을 밝혀 달라'는 거듭된 질문에도 "입장을 밝히긴 어렵다"고 했다.

그러나 홍 전 회장의 정치 참여 발언은 점점 구체화됐다. 지난 26일 한 강연에서는 "차기 지도자는 대타협을 성공시킬 수 있는 역량을 갖춘 사람이어야 한다"면서, '대타협에 공감하는 주자를 지원할 생각이 있느냐'는 물음에 "마음의 지지, 그 이상도 할 수 있다"고도 했다. 28일에는 유홍준 전 문화재청장과의 25분짜리 인터뷰 동영상을 유튜브에 올리기도 했다.

일각에선 그가 노무현 정부 때 주미 대사를 지낸 것 때문에 "문재인 정부를 만드는 데 참여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있었다. 그러나 홍 전 회장은 최근 국민의당 박지원 대표, 바른정당 김무성 의원을 잇달아 만났고 이날은 김종인·정운찬 두 사람을 만나는 등 주로 '비문(非文)' 인사들을 접촉했다. 문 후보 측과 접촉했는지는 아직까지 알려지지 않았다. 홍 전 회장은 이날 오후에는 서울대에서 '비핵화와 교류협력은 병행 가능한가'라는 강연을 했다. 그는 강연 뒤 '반문연대' 관련 질문에 "어떤 개인을 반대해서 연대한다는 건 맞지 않다"면서도 "정권 주도의 초법적·강제적 하향식 적폐 청산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적폐 청산'은 문재인 후보가 주장하는 것이다. 그와 최근에 만났던 인사들도 "문 후보 집권에 대해 걱정을 많이 했다"고 전하고 있다.

홍 전 회장은 이날 "어떤 정파나 누구를 도울 생각을 하고 있지는 않다"고 했고, '직접 출마할 것이냐'는 질문에는 "나라와 국민을 위해 무엇을 해야 할 것인가 깊이 생각하고 있다"고 했다. 그러나 이는 대선 출마설을 부인했던 것이나, "마음의 지지, 그 이상도 할 수 있다"는 발언과는 상충하는 측면이 있다.

홍 전 회장은 이날 자신의 인터뷰·강연 영상과 관련 보도 등을 담은 개인 홈페이지도 열었다. 30일에는 자신이 회장으로 있는 한불클럽 등이 공동주최하는 '한불 고위 다이얼로그'에 참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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