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 report] 글로벌 증시 AI 약진 .. 저무는 펀드매니저 시대

임채연 2017. 3. 30. 01:02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세계 1위 자산운용사 블랙록 실험
3년 새 자산 규모 47조원 줄어들자
빅데이터 응용한 '로봇투자' 도입
대차대조표 분석해 주식 사는 대신
월마트 주차장 차량 수 보고 투자
"과거 방식 안 통해" 직원 수 십명 감원
기계 1승(Score one for the machines). 미국 월가를 이끄는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블랙록의 청사진에 대한 뉴욕타임스(NYT)의 논평이다.

28일(현지시간) 블랙록은 인력감축, 수수료 인하, 인공지능(AI) 강화를 골자로 한 주식시장 사업부 개편안을 발표했다. 수익률 하락과 자금이탈 등으로 고전하던 블랙록은 이번 개편을 통해 AI를 기반으로 한 로봇 투자를 전면에 내세웠다. 이날 래리 핑크 블랙록 최고경영자(CEO)는 NYT 인터뷰를 통해 “정보의 민주화로 액티브 투자는 힘들어졌다”라며 “우리는 이 분야(투자)의 생태계를 변화시켜야 한다. 전통적인 투자 전략가와 퀀트(수학적 모델을 이용한 계량분석기법을 통해 투자대상을 찾아내는 전문가)가 빅데이터와 AI에 더욱 의존할 것이라는 의미”라고 말했다. 액티브 투자는 시장수익률을 웃도는 수익을 내기 위해 펀드매니저가 적극적으로 주식을 선별해 운용하는 투자 방식을 말한다. NYT는 “핑크가 직접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그는 이제 인간 포트폴리오 매니저보다 (AI가) 알고리즘·데이터를 활용하는 투자가 더 영리하다고 믿고 있다”고 풀이했다.

자료:한국고용정보원
개편안에는 인력감축도 포함됐다. 블랙록에서 우량 주식을 골라내던 53명의 ‘주식 피커(Stock Picker)’ 중 7명은 자신의 펀드에서 손을 뗄 것으로 예상된다. 그 밑의 직원 수십 명도 회사를 떠나게 된다. NYT,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에 따르면 이렇게 AI에 밀려 감축 인원에 포함된 인원은 40여 명에 달한다. 대신 액티브 주식펀드 운용자산의 약 11%를 차지하는 총 300억 달러의 펀드에는 컴퓨터 알고리즘에 기반을 둔 양적 분석 등의 투자 방식이 적용된다.
자료:한국고용정보원
이전에는 사람들이 직접 대차대조표를 분석한 뒤 투자 종목을 결정했지만, 지금은 인공위성 사진에 나온 월마트 매장 앞에 주차된 차량 수를 AI가 분석해 주식을 매입하라고 권유하는 식으로 달라진다. 블랙록은 이번 개편안을 통해 주로 대형 기관투자자들에게만 국한했던 퀀트펀드 서비스를 처음으로 일반 투자자들에게도 제공한다. 퀀트펀드는 펀드매니저의 주관적 판단이 배제되고, 컴퓨터 프로그램에 의해 매매·매도하는 펀드다. 블랙록은 즉각적인 감원은 있지만 필요에 따라 인력을 고용하기 때문에 18개월 이후에는 직원 수가 현재와 비슷해질 것이라고 밝혔다.
자료:한국고용정보원
WSJ은 블랙록이 전통적인 베팅 방식이 더이상 통하지 않는다는 판단을 했다고 전했다. 블랙록이 운용하는 운용자산은 지난해 12월 말 기준 5조1480억 달러(약 5600조원)로 전세계 자산운용 규모(35조 달러)의 약 15% 가량을 차지한다. 하지만 사람이 직접 투자 종목을 선정하는 액티브 투자로 굴리는 운용자산은 성과가 부진하다. 블랙록의 액티브펀드 자산은 2751억 달러(306조원)로, 3년 전 2014년(3173억 달러, 353조)보다 오히려 줄었다.

블랙록의 차기 CEO로 거론되는 마크 와이즈먼 액티브펀드 사업 총괄이 이번 개편안을 주도했다. 와이즈먼은 “나중보다 지금 진통을 겪는 것이 더 낫다”고 설명했다. 그는 “사람들이 방 안에 틀어박혀 주식을 고르면서 자기 옆사람보다 더 영리하다고 생각하는 과거의 방식은 더는 통하지 않는다”며 블랙록이 폭풍우가 휘몰아치는 바다에 있다고 비유했다. 핑크 블랙록 CEO 역시 블랙록이 “변화를 받아들이고 이를 기회로 바꾸려고 한다”고 전했다. 앞서 씨티그룹은 기술의 발달로 10년 이내 유럽·미국 등 선진국의 금융권에서 현재 인력의 30% 이상인 170만 명이 줄 것이라는 비관적 전망을 내놨다.

임채연 기자 yamfler@joongang.co.kr

'최강스펙' 갤럭시S8 공개, 폰과 얼굴 마주치니···

떡볶이 골목, 애완견 거리··· 서울 명물거리가 사라진다

홍준표 "허접한 여자와 국정 운영, 탄핵당해도 싸다"

"선의·전두환 표창···安, 네거티브 대결서 연패한 탓에···"

'영장심사 출석' 朴 경호 법정 앞까지만···간부 마중은

Copyright © 중앙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