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할 것 같아서'..10명 중 6명 국가 암 검진 '외면'

송인호 기자 입력 2017. 3. 29. 21:35 수정 2017. 3. 29. 2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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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평균 3명 가운데 1명은 암에 걸릴 정도로 암은 우리 가까이에 있는 질병입니다. 암에 따른 사회경제적 비용도 한 해 20조 원을 훌쩍 넘는데요, 다행히 의학이 발달하며 완치율이 높아지고 있고 국가는 저소득층을 대상으로 '무료 암 검진'을 해주고 있습니다. 그런데 10명 중 6명이 이걸 외면하고 있습니다.

송인호 기자가 그 이유를 취재했습니다.

<기자>

이른 아침부터 암 검진을 받으러 온 사람들로 검진센터가 북적입니다.

국가 암 검진 대상자들입니다.

[박태순/국가 암 검진 대상자 : 부인과 쪽으로 검사하고, 그다음에 위장내시경 했습니다.]

이 50대 남성은 7년 전 국가 검진을 받다가 운 좋게 대장암을 발견했습니다.

[유재원/국가 암 검진 대상자 : 정밀검사를 좀 하자고 해서 조직검사를 해본 결과 대장암으로 발견돼서 바로 수술하게 됐죠.]

이렇게 조기에 발견하면 암은 대부분 완치되지만, 대상자 가운데 국가 암 검진을 받는 사람은 10명 중 4명에 불과합니다.

특히 소득이 거의 없는 의료급여수급권자 90만 명은 검진 참여율이 28.9%에 그쳤습니다.

[김열/국립암센터 암관리사업부장 : 암은 증상이 생기고 나면 대부분 진행을 많이 한 상태입니다. 훨씬 더 치료가 어려워지고 치료 비용을 많이 부담해야합니다.]

검진을 받지 않다 뒤늦게 암이 발견되면 생존율은 떨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실제로 소득 하위 20% 남성의 5년 암 생존율은 24%로, 상위 20%보다 14%p나 낮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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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국가가 무료로 암 검진을 해주는데도, 많은 분이 외면하고 있군요. 이유가 뭔가요?

<기자>

가장 큰 이유는 '특별한 증상이 없어서', 즉, '건강할 것 같아서'였습니다.

몸이 아프기 시작하면 암이 상당히 진행됐을 가능성이 높은데요, 10명 중 4명은 '특별한 증상이 없어서 검진을 안 받게 된다'고 답했습니다.

또 그 이면에는 '시간적·경제적 여유가 없고, 검사 과정이 힘들고, 암이 발견될까 두려워서'라는 응답이 많았습니다.

그만큼 삶이 팍팍해졌다는 이야기겠죠.

10년간 검진 한 번도 안 받다가 위암에 걸린 직장인 얘기 들어보시죠.

[40대 위암 환자 : 별 증세도 없고 하니까 (암 검진 안 하고) 그냥 피 검사, 키 재고, 엑스레이 검사, 소변 검사 뭐 가장 기본적인 것만 했어요.]

<앵커>

지금 대상자가 국가 암 검사를 받지 않았다고 해서 불이익 같은 걸 받는 게 아닌 거죠?

<기자>

건강보험공단에서 대상자들에게 검진받으시라고 우편 통지하고 있는데, 이걸 무시하고 안 받아도 불이익은 없습니다.

오히려 검진을 받으면 혜택을 주는데요, 저소득층이 국가 검진을 통해 암을 발견하면, 암 치료비의 5% 정도인 본인 부담금을 면제해 줍니다.

최근에는 생계에 바쁜 대상자들을 위해서 휴일에도 검진하는 병원들이 늘고 있는데요, 우편 통지만 할 게 아니라 암 검진의 필요성을 적극적으로 홍보하고, 독려하는 방안을 강구해야 할 것 같습니다.

(영상취재 : 장운석·유동혁, 영상편집 : 정용화) 

송인호 기자songster@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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