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픽뉴스]브라질 아르헨티나가 입증 '축구는 감독 놀음'

스포츠 = 박문수 객원기자 2017. 3. 29. 1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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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안 스포츠 = 박문수 객원기자]
브라질 축구대표팀은 치치 감독 부임 후 승승장구하고 있다. ⓒ 데일리안 박문수

축구는 감독 놀음이 맞는 것 같다. 브라질과 아르헨티나를 보면 그렇다.

FIFA랭킹 1~2위를 달리고 있는 아르헨티나와 브라질의 온도차가 뚜렷하다. 브라질은 치치(56) 감독 부임 후 승승장구하고 있고, 아르헨티나는 에드가르도 바우사(59) 감독 체제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브라질이 4경기 남은 가운데 사실상 2018 러시아월드컵 진출을 확정한 반면 아르헨티나는 월드컵 탈락 위기에 놓였다.

아르헨티나는 29일 오전(한국시각) 볼리비아 라파스 에르난도 실리스 경기장서 열린 '2018 러시아월드컵‘ 남미지역예선 14라운드 볼리비아 원정경기에서 0-2 완패했다. 한국의 상대 시리아보다 낮은 FIFA랭킹 97위 볼리비아에 일격을 당한 것이다.

남미예선에는 10개국이 참가해 풀리그로 홈 앤드 어웨이 경기를 치른 뒤 순위를 정한다. 상위 4개국이 월드컵에 직행하고, 5위는 오세아니아 지역 1위 국가와 플레이오프를 치른다. 현재 5위가 아르헨티나. 물론 아직 4경기가 남아 얼마든지 올라갈 가능성은 있다.

하지만 ‘에이스’ 리오넬 메시가 4경기 징계 처분을 받았다는 것이 치명타다. 메시가 빠진 볼리비아전에서 당한 패배를 생각하면 더 그렇다. 메시는 지난 23일 칠레와 홈경기에서 심판에게 불손한 언행으로 남미예선 4경기 출전 정지와 약 1100만 원의 벌금 징계를 받았다.

반면 브라질은 코린치앙스 아레나서 열린 파라과이와의 14라운드 홈경기에서 3-0 낙승했다. 2009년 이후 8년 만에 파라과이를 잡았다. 파라과이와의 최근 4번의 맞대결에서 모두 무승부에 그쳤던 브라질은 징크스까지 깨면서 월드컵을 향해 순항하고 있다.

뒤바뀐 운명, 감독 교체 후 뚜렷한 온도차

2016 코파 아메리카 센테나리오 이후 브라질과 아르헨티나 모두 새로운 변화를 맞이했다. 브라질은 카를루스 둥가 감독과의 결별을 선언했고, 오랜 기간 공들였던 치치 감독 모시기에 성공했다. 아르헨티나 역시 마르티노 감독을 대신해 바우사 감독을 선임했다.

데뷔전만 해도 별 차이가 없었다. 브라질은 에콰도르 원정에서 3-0 대승하며 부활의 날갯짓을 펼치기 시작했고, 아르헨티나는 만만치 않은 상대 우루과이를 1-0으로 눌렀다. 이후 행보는 극명한 대조를 이룬다. 브라질은 파라과이전까지 9전 전승을 내달리며 삼바 리듬을 되찾았고, 아르헨티나는 롤러코스터 같은 경기력으로 연일 비난을 받고 있다.

브라질이 감독 교체 후 8번의 남미예선에서 승점24를 쌓아올린 반면, 아르헨티나는 승점11 추가에 그쳤다. 배가 넘는 차이다. 브라질과 아르헨티나의 지역예선 순위 차이도 크게 벌어졌다. 불과 지난해만 해도 아르헨티나가 브라질 보다 한층 안정된 전력을 보유하고 있었지만 이제는 완전히 뒤바뀌었다.

브라질 에이스, 네이마르 아닌 치치 감독

치치 감독은 코린치앙스 시절부터 최고의 감독으로 꼽혔다. 그리고 브라질 축구대표팀에서 자신의 지도력을 한껏 뽐내고 있다. 선수들에게 어울리는 옷을 입혔다. 정확한 포지셔닝을 통해 선수 개개인에게 어울리는 움직임을 지시했다. 횡적인 선수들에게는 폭넓은 움직임을, 직선적인 움직임이 좋은 선수들에게는 종적으로 뛸 것을 지시했다.

선수들 모두 물 만난 고기처럼 하나의 팀으로 뭉쳤다. 치치 감독 특유의 파이팅 넘치는 움직임 역시 브라질 선수들에게 날개가 됐다. 신구 교체도 활발했다. 둥가 감독의 외면을 받았던 티아고 실바가 브라질 대표팀에 복귀했지만 치치 감독은 마르퀴뉴스를 적극 기용하며 대표팀의 미래도 챙겼다.

공격진의 경우, 제주스-네이마르-쿠치뉴를 중심으로 새로운 삼각편대를 구성, 에너지 넘치는 스리톱을 보유하게 됐다. 이번 예선 2연전에서는 부상으로 빠진 제주스 대신 피르미누가 원톱으로 나섰다.

아르헨티나 축구대표팀은 바우사 감독 체제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 데일리안 박문수

메시 없인 못 살아

메시는 호날두와 함께 자타공인 세계 최고 선수로 꼽힌다. 현역 아니 역대 최고 선수라 해도 어색하지 않다. 아르헨티나 감독들은 이를 너무 의식하고 있다. 메시로 시작해 메시로 끝난다. 메시가 막히면 답답하고, 메시가 없으면 이기지도 못한다.

바우사 감독도 마찬가지다. 메시를 제외해도 아르헨티나는 정상급 선수진을 갖췄지만 메시 출전 여부에 따라 달라도 너무 다르다. 바우사 감독은 데뷔전에서 메시를 앞세워 우루과이전 1-0 승리했지만 메시가 부상으로 아웃된 사이 단 1승도 없다.

베네수엘라와 파라과이에 2번 연속 무승부를 기록했고, 급기야 파라과이전에서는 0-1로 패했다. 메시가 부상 복귀한 브라질전에서 0-3 완패했지만 콜롬비아와 칠레를 차례로 꺾으며 자존심을 회복했다. 바우사 감독 부임 후 메시가 출전한 경기에서의 성적은 3승 1패다. 반면 메시 없이 치른 경기 성적은 2무 2패다.

메시에 대한 의존도도 문제지만 뚜렷한 색깔이 없다. 정상급 선수들을 보유하고도 아직 해법을 찾지 못했다. 경기력은 여전히 기대 이하며, 강력한 압박도 실종됐다. 결과도 결과지만 내용 면에서도 실망이다. 각 리그를 대표하는 해결사들이 즐비하지만 이들 모두 대표팀 유니폼만 입으면 화력이 떨어졌다.

리오넬 메시 ⓒ 게티이미지

메시 없는 아르헨티나, 월드컵 탈락 공포

메시 없는 바우사의 아르헨티나는 이빨 빠진 호랑이다. 아르헨티나는 남은 남미예선 4경기에서 3경기를 메시 없이 치러야 한다.

메시 없이 치른 볼리비아전에서 아르헨티나는 0-2 완패했다. 볼리비아 원정 자체가 지옥의 원정으로 꼽히지만 2연승으로 3위까지 오른 상황에서 당한 이번 패배는 뼈아프다. 예선 3위에서 5위까지 떨어지며 본선행을 장담할 수도 없는 상태다.

다음 일정도 껄끄럽다. 우루과이 원정이다. 이 경기에서 패한다면 아르헨티나의 월드컵 본선행은 정말 적신호가 켜질지 모른다. 베네수엘라와 페루전을 앞두고 있지만 메시 없이 보여준 아르헨티나 공격력을 고려하면 승리를 약속할 수 없다. 이미 아르헨티나는 두 팀을 상대로 메시 없이 무승부를 기록한 아픈 기억도 있다.

축구는 감독 놀음이라는 말이 있다. 선수진도 중요하지만 감독 능력에 따라 모든 것이 뒤바뀔 수도 있다. 중국의 리피와 한국의 슈틸리케 감독의 예를 굳이 들지 않고, 브라질과 아르헨티나만 봐도 제대로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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