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 최빈국 남수단, '한국축구 혼' 앞세워 두번째 웃다

송지훈 2017. 3. 29. 1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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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부티에 6-0 대승, 사상 두 번째 A매치 승리
2019 아프리카 네이션스컵 최종예선 진출
지부티전 승리 직후 관중들과 포즈를 취한 임흥세 남수단 축구대표팀 감독(맨 오른쪽) [사진 임흥세]
대한민국 스포츠계의 지원을 받으며 성장 중인 아프리카의 신생국 남수단이 축구로 경사를 맞았다. 2019 아프리카 네이션스컵 예선에서 지부티에 역전승을 거두고 최종예선에 올랐다. 지난 2012년 국제축구연맹(FIFA)에 209번째로 가입한 아프리카 축구 '막내' 남수단이 아프리카축구연맹(CAF)이 주관하는 메이저대회 최종예선에 오른 건 이번이 처음이다.

FIFA랭킹 167위 남수단은 28일 수도 주바에서 열린 지부티(205위)와의 네이션스컵 예선라운드 2차전에서 6-0으로 대승을 거뒀다. 지난 22일 원정 1차전에서 허용한 0-2 패배를 홈에서 설욕하며 승부를 뒤집었다. 남수단은 오는 6월 개막하는 최종예선에서 말리(61위), 가봉(87위), 부룬디(139위)와 함께 C조에 속해 사상 첫 본선행에 도전한다.

지부티전 승리 직후 국기를 흔들며 환호하는 남수단 축구팬들 [사진 임흥세]
아프리카 최빈국 남수단은 '한국 스포츠의 혼'을 이식 받아 새로운 희망을 키워가고 있다. '아프리카 축구의 아버지'로 불리는 한국인 임흥세(61) 감독이 지난 2014년부터 축구대표팀 지휘봉을 잡고 봉사 중이다. 임 감독은 국가대표 탁구선수 출신의 이에리사 전 국회의원, 국민체육진흥공단 등과 함께 남수단의 국제올림픽위원회(IOC) 가입을 주도했다. 임 감독을 비롯한 여러 한국인들의 노력 덕분에 남수단은 지난해 리우올림픽에 건국 이후 처음으로 선수단을 파견했다. 자국 국기를 달고 올림픽 무대에서 경쟁하는 대표선수들에게 남수단 국민들은 감격의 눈물과 뜨거운 박수로 응원을 보냈다.

지부티전 승리는 또 하나의 드라마다. 남수단은 지난 2015년 9월 기니를 상대로 역사적인 A매치 첫 승을 거둔 이후 한동안 승리를 추가하지 못했다. 첫 승 당시 총감독을 맡아 대표팀을 이끈 임 감독이 2년 만에 두 번째 기적을 이끌었다. 한 경기 여섯 골은 남수단 축구대표팀 A매치 역사를 통틀어 최다득점 기록이다.

지부티전 승리 직후 환호하며 주바 시내를 질주하는 남수단 축구팬들.[사진 임흥세]
승리 직후 주바 시내는 거대한 축제의 장이 됐다. 김기춘 남수단 한인회장은 "남수단 국기를 달고 경적을 울리며 시내를 질주하는 차량들로 인해 밤늦도록 시끄러웠다"면서 "오랜 내전으로 실의에 빠져 있던 남수단 국민들이 '우리도 할 수 있다'며 환호하는 모습이 보기 좋았다"고 말했다. 임흥세 감독은 "오는 30일에 남수단 문화체육부 주관으로 주바에서 축승행사가 열린다. 대통령도 참석을 약속했다"면서 "축구 지도자 인생을 통틀어 최고의 경험이었다. 남수단 국민들이 이번 승리로 희망을 갖길 바란다"고 말했다.
지난해 임 감독은 기능성 스포츠웨어 브랜드 스켈리도의 지원을 받아 남수단 청소년대표팀 소속 유망주 두 명(마틴, 임마누엘)을 국내로 데려왔다. 한국의 유소년 육성 시스템을 통해 두 선수를 남수단 축구계의 희망으로 키워내기 위해서다. 두 선수는 올해 초 K리그 챌린지(프로 2부리그) 안산 그리너스 유스팀에 합류해 장래성을 인정받았다. 임 감독은 "올해 중으로 중앙수비수 데이빗 다다(24·알 말라키아)를 비롯한 남수단 대표팀 선수들이 K리그 등 해외 무대로 진출할 수 있게 도울 예정"이라면서 "대표팀의 경쟁력을 끌어올려 아프리카 네이션스컵과 월드컵 본선 진출의 꿈도 이루고 싶다"고 말했다. 송지훈 기자 milkyman@joongang.co.kr
임흥세 남수단 축구대표팀 감독과 포즈를 취한 중앙수비수 데이빗 다다(왼쪽). 올해 중 K리그 진출을 추진한다. [사진 임흥세]
남수단 수도 주바에서 열린 지부티와의 아프리카 네이션스컵 예선경기에서 자국 대표팀을 응원하는 남수단 축구팬들 [사진 임흥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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