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험 앞두고 돌연 휴직한 교수, 타대학행..학생들 '황당'

2017. 3. 29. 08: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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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에 전념하겠다는 이유로 학기 도중 수업을 그만 둔 한 대학 교수가 알고보니 타 대학의 부총장으로 간 사실이 알려지면서 학생들이 황당해하는 일이 발생했다.

29일 한양대에 따르면 지난 20일 공대 화학공학과 학생들은 열역학 과목을 맡은 교수 A(59) 씨가 돌연 휴직했다는 소식을 들었다.

그러나 강의을 중단한 다음날인 21일 A 씨가 지방의 모 과학기술원의 교학부총장으로 자리를 옮겼다는 소식이 들리면서 학생들은 더욱 황당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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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 이유 휴직…타대학 부총장 자리 옮겨
-학생 항의 빗발…“애초 수업 안 맡았어야”
-해당 교수 “강의 병행 요청 학교측이 거부”

[헤럴드경제=이현정ㆍ송승현 기자] 연구에 전념하겠다는 이유로 학기 도중 수업을 그만 둔 한 대학 교수가 알고보니 타 대학의 부총장으로 간 사실이 알려지면서 학생들이 황당해하는 일이 발생했다.

29일 한양대에 따르면 지난 20일 공대 화학공학과 학생들은 열역학 과목을 맡은 교수 A(59) 씨가 돌연 휴직했다는 소식을 들었다. 학생들은 수업 당일 조교로부터 “A 씨가 연구를 이유로 학교를 쉬게 됐다”는 이야기를 전해 들었다. 열역학 과목의 1차 시험을 닷새 앞두고 있었던 시점이었다. 당시 학생들은 A 씨로부터 휴직에 대한 그 어떤 설명도 직접 듣지 못했다.

연구에 전념하겠다는 이유로 학기 도중 수업을 그만 둔 한양대 교수가 알고보니 타대학의 부총장으로 간 사실이 알려지면서 학생들이 황당해하는 일이 발생했다. 한양대 공대 건물 전경. [사진=송승현 기자/ssh@heraldcorp.com]

열역학 과목은 화공학과의 핵심 과목으로 기초 과목의 수강을 마친 3학년 학생들이 본격적으로 듣는 수업이다. 기업들이 인재 채용시 열역학 과목의 성적을 중요하게 보는 탓에 취업 준비를 하는 학생들에게 그 어떤 과목보다 중요도가 큰 과목이다. 이번 학기의 경우 A 씨는 3학년 열역학 강의와 2학년 물리학 수업을 맡고 있었다.

학교 측은 부랴부랴 외부 강사를 초빙해 대체 강의를 준비했지만 수업 시간대가 바뀌면서 학생들의 항의가 빗발쳤다. 특히, 열역학 과목의 1차 시험을 앞뒀던 3학년의 반발이 컸다. 결국 학교 측은 원래 시간대를 맞춰줄 수 있는 외부 강사를 구해 사태를 마무리했다.

그러나 강의을 중단한 다음날인 21일 A 씨가 지방의 모 과학기술원의 교학부총장으로 자리를 옮겼다는 소식이 들리면서 학생들은 더욱 황당해했다. 학생들은 A 씨가 휴직이 예정되어 있었다면 애초에 이번 학기 강의를 맡지 않았어야 하는 것 아니냐며 볼멘소리를 냈다. 화공학과 3학년 김모(24) 씨는 “부총장직이 하루 만에 결정 나는 자리가 아닐 텐데 미리 양해를 구하는 절차가 전혀 없었다”고 지적했다.

일부 학생들은 타대학으로 옮기는 교수의 휴직을 허용해주는 학교 제도를 지적하기도 했다.

화공학과 3학년 이모(23) 씨는 “학과 교수가 휴직하고 다른 대학에 부총장으로 갈 수 있도록 허용하는 제도가 문제가 있다고 생각한다”며 “이렇게 교수님이 돌연 사라져버리는 일이 다른 학과에서 일어나지 않도록 제도적인 보완이 필요하다 생각한다”고 했다.

A 씨는 과거에도 정부기관에서 근무한다는 이유로 휴직을 낸 바 있다.

A 씨는 개강 이후 부총장 초빙 논의가 오간 것이라고 해명했다. A 씨는 “학생들에게는 굉장히 미안한 마음 뿐이고 지난주 사과 메일도 보냈다”며 “개강 이후 모든 것이 논의되고 결정된 사안이어서 어쩔 수 없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한양대 측에 휴직이 아닌 파견 형식을 통해 열역학 수업을 병행할 수 있게 해달라고 제안했지만 학교 측이 그런 선례가 없다며 반대했다”고 덧붙였다.

ren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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