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히딩크가 도운 러시아 친선전 취소 가능성..한국 본선행 불투명이 이유

한준 기자 2017. 3. 29. 0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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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풋볼리스트] 한준 기자= 한국 대표팀의 `2018 러시아월드컵` 본선 진출에 대한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 11월로 추진 예정인 개최국 러시아와 원정 친선전 성사가 불투명해졌다.

한국 대표팀의 `2018 러시아월드컵` 아시아 지역 최종예선 A조 최종전은 9월 5일 우즈베키스탄과 원정 경기다. 현재 한국은 본선 직행이 가능한 A조 2위(승점 13점) 자리를 지키고 있다. 그러나 3위 우즈베키스탄과 승점 차이는 고작 1점이다. 선두 이란과 차이가 4점으로 벌어져 자력 추월이 어려운 상황이 됐다.

더구나 잔여 3경기 일정이 험난하다. 한국은 최종예선 원정 경기에서 아직 승리는커녕 득점도 하지 못했다. 잔여 3경기 중 두 경기가 원정 경기다. 한 차례 홈경기는 최강 이란과 일전이다. 이란은 한국에 승리할 경우 사실상 본선행을 조기 확정한다. 총력을 기울일 가능성이 크다. 이란은 `2014 브라질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당시에도 한국 원정 승리로 본선 진출을 자축한 바 있다.

한국은 9월 5일 우즈베키스탄과 최종전 안에 본선 진출 확정을 가정하고 있었다. 12월에 러시아월드컵 조추첨식이 진행된다. 2017년 마지막 A매치 일정은 그에 한 달 앞선 11월에 예정되어 있다.

축구계 사정에 정통한 관계자에 따르면, 10월에 한국은 러시아와 원정 경기를 추진하고 있다. 성사 단계다. 개최국 현지 상황을 미리 경험해볼 수 있는 소중한 기회다. 러시아는 6월 '미리보는 월드컵' 성격의 FIFA컨페더레이션스컵을 치르며, 11월 10일에는 아르헨티나와 친선경기를 이미 확정한 상태다.

많은 팀들이 원하는 개최국 러시아와 경기 성사에 큰 역할을 한 인물은 거스 히딩크 전 한국대표팀 감독이다. 10월 러시아 대표팀의 잔여 일정 중 한 경기를 한국과 치룰 수 있도록 주선했다.

2002 한일월드컵 4강 신화를 이룬 히딩크 감독은 한국을 떠난 이후에도 한국 축구에 많은 도움을 주고 있다. 러시아 대표팀을 이끌고도 유로2008 대회 4강의 성과를 낸 히딩크 감독은, 러시아 축구계에서도 신망이 높다. 한국과 러시아의 가교 역할을 하면서 이번 친선전 추진에 도움을 줬다.

히딩크 감독은 2013년 러시아 클럽 안지마하치칼라 감독으로 재임하던 당시 홍명보 전 대표팀 감독을 연수 코치로 초청해 반 시즌 동안 유럽 클럽 무대 현장 경험을 쌓을 수 있게 해줬다. 최근에는 아약스 유스팀에서 성장하고 있는 풀백 야스퍼 킴 테르하이데를 발견하고 U-20 대표팀에서 점검해보라며 추천서를 보내기도 했다.

히딩크 감독은 한국 대표팀의 러시아월드컵 본선 진출을 의심하지 않고 있었다. 히딩크 감독의 측근에 따르면 꾸준히 한국 대표팀 소식을 주시하고 있는 히딩크 감독이 "한국의 월드컵 본선 진출이 심히 우려 된다"는 반응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 대표팀의 최근 운영 상황에 대한 걱정이 큰 모습이다.

히딩크 감독의 주선으로 성사 단계에 있던 러시아 원정 친선 경기 개최 역시 불투명해지는 분위기다. 한국이 최종예선 A조에서 3위를 기록할 경우 10월 A매치 데이에는 B조 예선 3위 팀과 플레이오프를 해야 한다. 러시아는 다른 상대팀을 찾아야 하는 상황이 된다.

한국이 본선 진출을 확정하는 시기가 늦어진다면, 러시아가 마냥 기다리고 있을 수는 없다. 개최국으로 유럽 예선을 치르지 않는 러시아는 실전급 친선 경기를 위해 좋은 대전 상대를 찾아야 한다. 경기일에 임박하면 일정이 비는 남는 팀들과 경기를 해야 한다. 6월 카타르 원정에서 성적이 좋지 않을 경우 러시아와 경기는 무산될 가능성이 높다.

여기서 이겨도 11월 A매치 데이(6일, 14일)에 북중미 최종예선 4위 팀과 플레이오프를 해야 한다. 대한축구협회는 최종예선에서 정상적으로 본선행 티켓을 확보할 경우 북아프리카 지역의 강팀과도 평가전을 추진하고 있다. 2014 브라질월드컵에서 알제리와 경기에 당한 참패의 상처를 극복할 수 있는 기회다. 그러나 이 경기 역시 한국이 최종예선 기간 안에 안정적으로 본선 진출에 성공하지 못하면 없던 일이 된다.

월드컵 본선 진출의 팔부능선을 넘는 시점이 지체되면, 러시아월드컵 본선 진출을 이루더라도 다양한 대륙의 강팀들을 상대하며 전력을 강화할 수 있는 기회를 놓치게 된다. 본선 진출이 좌절되는 위기를 넘기더라도, 러시아로 가는 길을 준비하는 과정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

한국 축구의 목표는 월드컵 본선행 그 자체가 아니다. 2002년 4강, 2010년 원정 16강 이후 원정 8강의 목표를 수립하고 있다. 지금과 같은 흐름이 지속된다면 1986 멕시코 월드컵 본선 진출 이후 한국 축구 최악의 시기가 도래할 수 있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대한축구협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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