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팀 포커스] '잘 아는' 선발이 만들어낸 총체적 난국

조용운 2017. 3. 29. 0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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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성용과 구자철이 작심 발언을 쏟아냈다.

슈틸리케 감독을 향한 지적과 비판, 거취에 대한 논란이 더욱 커진 가운데 기성용과 구자철은 작심한 듯 선수들 자세를 비판했다.

기성용과 구자철의 말에 뼈가 담겼지만 문제의 출발은 결국 선수 선발에 있다.

경기 흐름을 스스로 끊고 제때 움직이지 못하는 선수들의 답답함은 기성용과 구자철이 암시한 '대표선수가 맞는지' 의문으로 이어진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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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탈코리아=서울월드컵경기장] 조용운 기자= 기성용과 구자철이 작심 발언을 쏟아냈다. 한국 축구의 두 중심이 흔들리는 슈틸리케호의 근본적 원인을 선수들에게서 찾기 시작했다.

슈틸리케호가 이기고도 활짝 웃지 못했다. 한국은 28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18 러시아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7차전에서 시리아에 1-0으로 이겼다.

승리가 필요한 경기였다. 중국 원정서 당한 충격패를 털어내고 9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을 향해 내달리기 위해서 필요한 것은 승점 3점이었다. 결과만 보자면 성공이다. 초반 강하게 시리아를 몰아붙이면서 뽑아낸 선제골을 끝까지 지켜내면서 원하던 승리를 챙겼다.

하지만 시원하지 않다. 답답함만 가중됐다. 결과로 가리기에 내용은 너무 좋지 않았다. 삐걱거리는 모습을 확인해야 했기에 걱정만 앞서게 된 시리아전이었다.

◎통하지 않은 슈틸리케 카드

슈틸리케 감독을 향한 비판은 분명하다. 슈틸리케호만의 색깔이 분명하지 않다. 어떤 축구를 하고 싶어하는지 쉽사리 눈에 들어오지 않는다. 허울 좋은 점유율 축구만 따라가려는 모습이다. 단순히 볼만 소유할 뿐 세밀한 과정이 생략되어 있다. 점유율을 챙기는데 오히려 선굵은 축구를 하기도 한다. 전술이 일맥상통하지 않고 너무 눈에 보이는 축구를 한다는 지적도 있다.

그래선지 시리아전에서는 변화를 줬다. 포메이션을 4-1-4-1로 바꿨고 원톱도 달리했다. 전문 윙어가 아닌 고명진을 오른쪽 날개에 배치하는 파격안도 꺼냈다.

시도는 좋았지난 전혀 통할 기미가 안 보였다. 2선에 더 많은 비중을 두고도 여전히 롱패스에 의존하는 모습이었다. 고명진이 선 오른쪽은 갈피를 잡지 못했다. 선제골 이후 4-2-3-1로 돌아서면서 소극적인 태세로 돌아간 것도 전술 변화의 실패를 인정한 셈이 됐다.

이에 슈틸리케 감독은 "전술을 바꾸지 않을 때 지적을 하더니 이번에는 너무 달라졌다고 논란이 인다"면서 이해하지 못하겠다는 반응을 보였다. 성공하지 못할 카드에 대한 자기 반성은 없었다.

◎기성용 구자철 한목소리 선수들 잘못

슈틸리케 감독을 향한 지적과 비판, 거취에 대한 논란이 더욱 커진 가운데 기성용과 구자철은 작심한 듯 선수들 자세를 비판했다. 중국전을 마치고도 이례적으로 선수단에 화살을 돌렸던 기성용은 이날도 "밖에서는 감독님을 문제로 꼽지만 나는 선수들이 전술적으로 이를 수행하지 못한다고 본다"며 "감독 문제가 아니다. 아무리 좋은 전술을 짜도 선수가 못하면 의미가 없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까지 주장으로서 선수들에게 좋은 이야기를 했으나 오늘은 대표팀 수준에 많이 부족했다. 지금처럼 한다면 문제가 될 것"이라고 통렬한 반성을 요구했다.

구자철도 거들었다. 시리아전을 준비하며 마음 속의 말을 꺼내겠다고 미리 밝혔던 그는 "선수들이 얼마나 큰 책임감을 가지고 있는지 정신적으로 무장이 됐는지 묻고 싶다"고 했다. 선수들의 태도, 자세, 준비 부족이 지금의 사태를 만들었다고 강조했다.

◎결국엔 선발 문제서 출발했다

기성용과 구자철의 말에 뼈가 담겼지만 문제의 출발은 결국 선수 선발에 있다. 슈틸리케 감독은 늘 선발부터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국가대표 취지에 맞게 '잘하는' 선수가 대표팀 유니폼을 입지 않고 슈틸리케 감독 본인이 '잘아는' 선수가 들어오는 곳으로 변했다. 소속팀에서 뛰어야 열린다는 대표팀의 문은 어느새 몇몇 선수들에게는 예외로 작용하고 있다.

경기에 나서지 못하는 몸상태와 자세로는 아시아 무대에서도 결코 승리를 장담할 수 없다. 경기 흐름을 스스로 끊고 제때 움직이지 못하는 선수들의 답답함은 기성용과 구자철이 암시한 '대표선수가 맞는지' 의문으로 이어진 셈이다.

결국 슈틸리케 감독의 시작부터 어긋났다. 슈틸리케 감독부터 다시 자신이 세운 원칙에 부합하고 모두가 납득할 만한 선발을 해야 한다. 뻔한 재료에 뻔한 결과물이 나오고 만 3월의 교훈이다.

사진=강동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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